아마도 올해 상당수 주식전문가들의 전망 중 오류를 꼽으라면 일본 증시가 잘 나갈 것이란 전망도 포함될 듯 하지만, 이들 전문가들은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과거 경험으로 보자면 엔화 강세 우려와 기업 지배구조의 약화와 같은 오래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주가'는 이런 악재를 극복하는 강력한 배경이 되곤 했기 때문이다.
2007년 일본 주식시장은 우울했다. 다른 세계 주요증시가 악재 속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한 반면, 일본은 5년만에 하락했다. 그것도 연간 10%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닛케이225평균주가는 1만 5307.78엔으로 연간 11% 하락했고, 토픽스(TOPIX)는 1475.68엔으로 12% 내렸다. 2002년 이래 하락은 처음이다.
특히 일본 증시의 올해 성적은 보통 두 자리 수 상승률을 기록한 아시아 시장과 비교할 때 차이가 두드러진다.
다수 아시아 주식시장이 올들어 수십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였으나, 닛케이225는 1989년 12월 29일 최고치로부터 61%나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증시가 올해 하락한 주된 원인은 엔화 강세에 있었으며, 또한 일련의 기업 소송과 법원의 판결이 아직 공격적인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도 한계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31일 지적했다.
그러나 신문은 주가가 부진하여 여타 주요국 지수와 비교할 때 저렴하다는 것이 매력이며, 일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혼다차나 캐논 등이 연중 최저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가치투자자들을 유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UBS 일본지사의 히라카와 쇼지 전략가는 "모두들 일본증시 편입 비중은 시장 평균보다 낮게 잡고 있다"며, 그러나 2008년에는 저가매수를 위해 다시 일본 증시로 뛰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 증시 편입비중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일 것을 권고했으며, 이라카와 전략가는 토픽스가 내년 중반까지 1900선까지 무려 28%나 급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일부 해외 전략 투자자들은 이런 권고를 받아들인 모양이다. 600억 달러에 이르는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이 일본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계획이며 2000억 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투자공사(CIC) 역시 그럴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토픽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6배 정도로 글로벌 평균인 16.7배보다도 낮고, 또한 여타 아시아 증시가 평균 20 정도에 이른 것과 비교할 때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주가장부가치비율(PBR)로 보면 일본 증시는 더욱 저렴해 보인다. 글로벌 평균이 2.4배인데 비해 일본은 1.5배에 그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5배보다 높은 정도이며, 아시아 증시의 경우 3배 정도에 이른다.
UBS의 히라카와는 토픽스를 구성하는 기업들 중 약 40% 정도는 PBR이 1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시가총액이 자산가치를 모두 반영하지도 못한 상태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같은 일본 증시의 저평가 수준을 투자자들이 얼마나 빨리 인식할 지는 미지수다.
드레스트너 클라인보르트(DKW) 일본지사의 피터 태스커(Peter Tasker) 전략가는 실적을 기준으로 볼 때 일본 기업들의 가치평가는 25년래 최저수준이라고 평가되지만, 이런 저평가 상황이 투자자본을 유인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토픽스 목표치도 제시하지 않았다.
일본 기업들의 전망과 관련해서는 엔화가 아직 안정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거론된다. 미국이 경기가 약화되고 연준이 계속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엔화가 추가 강세를 보여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일본 경제가 부진의 늪에서 완전히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일본은행이 경기판단을 하향조정한 것은 시사적이다.
더구나 일본 경영진들이 주주가치를 중심에 두고서 기업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이 최근에는 주주를 좀 더 보살피고 있는 조짐도 발견된다. 다수 기업들이 자사주 환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배당금 지급도 늘어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1742개 기업들은 올해 회계연도 상반기 동안 2.4조엔의 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5%나 증가한 것이다. 내년 3월말까지 올 한해 전체로는 총 5.5조엔의 배당이 실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UBS의 히라카와는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