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시장 평균 전망에다 30%를 얹어서 생각하라"는 충고도 나오고 있는 정도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지는 21일자 기사("Little Surprise: Oil Prices Will Rise")를 통해 "내년 미국 경기가 둔화된다고 해도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며 서부텍사스산 경질유로 평균 80달러" 전망이 제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미국 에너지부가 이 같은 유가 상승세로 인해 "휘발유 가격이 올해 평균(갤런당 2.81달러)보다 10% 오른 3.18 달러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최근 7년 간 시장의 유가 전망이 항상 틀렸다는 점은 고려하고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디커플링'과 예측 불가능성.. 평균 80달러 전망
그 동안 국제유가는 전세계 생산량의 1/4을 소비하는 미국의 수요에 좌우됐다. 하지만 최근 몇개월 간 유가는 미국의 경기와는 탈동조화된(decoupled)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내년 경기침체로 빠진다고 해도 세계 원유소비량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로 아시아와 중동의 수요 때문이며, 이로 인해 내년 수급우려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문가들은 유가가 올해 8월 배럴당 68달러선에서 11월 98달러를 넘어 상승했던 비이성적 불확실성 상황이 내년에도 반복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일례로 패티 바이럴(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석이콘은 "올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며, 살얼음 위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라며, "세계 석유 생산 여력이 워낙 얇다보니 어떤 요인이라도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사실 작년 이맘때 산유국 정부나 금융시장 누구도 올해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유가가 작년과 비교해 오히려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가는 전례없는 고공 행진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중순 배럴당 50달러 이하였던 국제유가는 11월에 98.18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내년 유가가 올해 평균인 배럴당 71.89달러보다 높은 80달러 선을 기록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참고로 지난 주말 유가는 배럴당 93.31달러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리비아는 자체 예산전망에 기초해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 기준 국제유가를 평균 75달러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리만브라더스(Lehman Brothers)의 전문가는 시장 자체의 불확실성이 유가 상승 배경이 되고 있다며 배럴당 84달러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OPEC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멕시코 같은 비OPEC 산유국들의 수출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줄어든 수출량 중 상당 부분은 아시아 쪽으로 흘러 들어갈 전망이다.
다만 중국과 OPEC의 향후 추이를 전망할 수 있는 최근 정보가 집계되지 않아 세계수급에 끼치는 영향을 현 상황에서 정확히 분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아담 로빈슨(Adam Robinson) 리만브라더스 에너지 분석가는 " OPEC이 수요 증가세가 기대 이하로 떨어지면 눈에 보이지 않게 공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며, 이 때문에 유가에는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저평가 요소 고려한 OPEC의 예측이 가장 정확
최근에는 시장을 워낙 예측하기 힘들다 보니 전문가들은 몇 주 단위로 가격전망치를 재조정하고 있는데,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골드만삭스는 한달 전 내년 국제유가 평균가를 배럴당 85달러로 전망했으나 최근에는 내년 원유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신호와 유가 강세 조짐 속에 배럴당 95달러로 크게 상향 수정했다. 이 같은 전망은 내년에 유가가 거의 10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것을 함의한다.
물론 시장전문가들의 지난 7년간의 유가 상승세 동안 제대로 가격 상승세를 맞추지 못했다. 종종 유가 상승을 이끈 요소들을 과소 평가하는 실수를 범했다.
최근 독일 롤란트 베르거(Roland Berger) 전략 컨설턴트사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7년간의 유가 전망의 기초 가정을 살펴 본 별과 IEA 연간 보고서는 유가 상승 요인들을 27% 정도 과소평가했으며, 미국 에너지부도 22% 정도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사우디아리비아와 같은 대형 산유국의 전망이 가장 정확한 예측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는 예산의 90%가 오일달러로 채워지며, 연간 재정수입 전망을 내놓을 때 약 30%나 저평가하여 상당히 여유를 두는 특징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조정 폭을 고려해 재계산하면 사우디 정부는 1999년 이래 국제유가를 약 12% 낮은 수준에서 예측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난 주 사우디 정부는 2008년 잠정예산을 배럴당 45달러 평균유가 전망에 기초해서 산정했다. 앞서 살펴본 바대로 저평가 마진을 감안할 경우 사우디는 2008년 평균 유가를 배럴당 68달러로 잡은 것이며, 이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75달러 수준을 의미한다.
이는 여전히 시장전문가들의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분석가들은 내년 미국과 중국의 수요 감소세가 분명히 유가를 끌어내릴 요인이라는데 동의하지만, 아직 그런 상황이 오고 있다는 조짐은 찾기 힘들다.
내년 세계적으로 원유수요는 일일 15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증가량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와 중동에서 소모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 30개국에서는 일일 30만 배럴을 추가로 소비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전세계 일일 원유 소비량은 현재 약 8500만 배럴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한편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계속되던 수수께끼를 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유가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소비자들이 뒤로 물러날 것인가 하는 질문 말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명백한 해답이 나오거나 수요가 완만해지기 전까지는 지난 10년 동안 최선의 예측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장 전문가들의 유가 전망 평균값에다 30%을 더하는 방식"이 좋을 것이라고 도이체방크의 지민스키(Sieminski)는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