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5위권 내에 모든 그룹들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정작 국내 간판그룹인 삼성그룹만이 공식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물론 삼성그룹이 삼성비자금특검에 직면한 상황에서 언행을 최대한 조심하려는 의도로는 풀이되지만 그 뒷배경에는 여전히 궁금증을 낳게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입장에서는 다른 대선후보의 당선보다 친대기업 정책의지를 천명한 이 대통령의 당선을 간절히 빌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삼성그룹의 염원(?)인 금산분리폐지를 은근히 바라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 당선자가 이를 반영한 공약을 내 걸었다는 점에선 더욱 그렇다는 분석이다.
이미 이러한 삼성그룹 입장을 뒷받침하는 '삼성금융계열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로드맵(삼성은행 로드맵)' 문건도 공개된 상태다.
일단 삼성그룹측은 '금융지주회사 전환 로드맵' 작성여부를 떠나 검토사실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곧 바로 "그룹차원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지만 삼성생명 금융연구소에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룹의 관여사실은 부인했지만 내부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다른 여타그룹과 달리 금융계열사의 역할이 크다.
처음 '삼성은행 로드맵' 문건을 입수해 폭로한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심 의원은 "삼성그룹의 소유지배구조에서 이건희 회장의 일가는 총수가 존재하는 38개 기업집단중 유일하게 1% 이하의 지분으로 삼성그룹을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를 연결하는 고리는 순환출자로 총자산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의 금융계열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삼성카드는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화재는 삼성증권 지분 7.73%를 확보하고 있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10.4%를 비롯해 삼성전자 7.21% 호텔신라 7.3% 에스원 5.34% 삼성증권 11.38% 등 삼성그룹 상장사 5개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소유지분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그렇지만 삼성그룹은 금산법 시행으로 지분 5%이상 지분에 대해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간 소유를 제한 받게 돼 일정부분 지분정리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자체가 금산법 시행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 입장에선 금산법 폐지는 절실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 당선자가 줄곧 현행 금산분리원칙 완화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그룹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을 것이란 관측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LG그룹이나 SK그룹등 여타그룹이 이 당선자에게 기대감을 내비친 것과 달리 숨을 죽인 듯 조용한 분위기다.
삼성그룹이 '오얏 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옛속담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