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자 "Heard On The Street"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의문이 커지면서 해외 영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나 첨단기술주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출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예상 성장률 5.2%에 비해 약간 둔화된 4.8% 정도에 그칠 것이란 양호한 기대가 형성됐지만, 지금은 그 전망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일례로 최근 캐나다 중앙은행의 데비잇 닷지 총재는 "워싱턴 IMF 회동 이후 세계경제 하방 위험이 더 커진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 기사는 28일 11시 24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디커플링 환상
사실 유럽과 아시아 경제가 미국 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선전할 것이란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기대는 이미 지난 해부터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IMF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이 같은 디커플링 기대는 '환상'에 다름 아니라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적해왔다.
올 10월 워싱턴에 모인 선진국 G7 정책당국 수장들은 다시 한번 미국 경제가 더 악화되더라도 신흥시장 경제가 이 충격을 완충해 줄 것이란 기대를 표방했다. 유럽과 아시아 경제의 대표 격인 일본의 당국자가 말이다.
그러니 올해의 디커플링 기대는 지난 해와 같지 않다.
유럽과 일본 경제가 화려하게 회복되던 것과 달리 올들어 이들 경제는 생각보다 부진한 실정이다. 유럽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당국자들의 발언으로 나오고 있고, 일본은 다시 경기침체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래서 겨우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가 미국 수요 둔화 충격을 완충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견해를 내놓은 것이다.
그리고 나서 유럽 당국자들은 중국 위앤화 절상 압박을 강화했다. 출구가 이 쪽이니 이 쪽을 좀 더 뚫어야겠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가 고점대비 20% 넘게 조정받으며 약세장의 출입구에 들어선 상황은 이들 경제 역시 미국발 경기둔화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 회복세 믿었던 유럽과 일본도 휘청
WSJ는 자크 카일루(Jacques Cailoux)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유로존 수석 이콘이 "채권시장은 이미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는 중이지만, 아직 유로존 금리인하 가능성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아직 시장은 어느 정도 디커플링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란 평가를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사실 최근 유로존 경제는 생각보다 좋았다. 3/4분기 성장률이 2.6%에 달했으며, 유로화 강세 속에서도 이번 달 독일 재계신뢰지수를 포함에 일부 주요국 기업의 경기신뢰도가 예상 외로 개선됐다. 11월 독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 상승 영향 속에 1994년 이래 최대 속도를 보였다.
그러나 3/4분기 경제가 강력했던 것은 4/4분기에 쓸 호재를 미리 당겨쓴 결과라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이 판단이다. 추수감사절과 연말 특수를 노린 재고 투자가 올 여름 강하게 이루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결국 4/4분기와 내년 초 경제는 생각보다 더 강력한 둔화 가능성에 직면한 셈이다.
게다가 유럽의 경우 스페인과 아일랜드가 주택거품 붕괴 조짐에 시달리고 있고, 영국에서도 불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이나 기업들은 유럽 경제가 미국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이번 분기에 큰 폭의 둔화양상을 경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중이다.
특히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 국제통화기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경기 하방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을 내놓으면서, 나아가 "미국 경제에 이어 유럽 경제가 크게 둔화된다면 신흥시장 경제의 강세로도 이런 시장의 수요 감소를 충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지금 세계경제는 20세기 후반의 오일쇼크 가능성과 21세기 세계금융시장 충격 그리고 19세기 유형의 세계교역 감소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주요 선진국 경기 우려는 최근 일본은행(BOJ)의 경기판단에 잘 드러나고 있다.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를 비롯한 정책결정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과 세계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들이대며 "미국에 이어 유럽경제가 둔화된다면 일본에도 충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폴 셔드(Paul Sheard) 리만브라더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가 비록 6년 연속 경기확장 국면을 지속했으나 여전히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다시 한번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여타 아시아 경제도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대고 있다며, 한국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10%나 조정받은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한국 기업들이 주로 수출의존도가 크고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 성장 및 신용시장 우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