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오너일가와 삼성 계열사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그룹 비자금 및 분식회계 파문으로 삼성 계열사들이 전기구이 통닭처럼 줄줄이 엮여들어가며 뜨겁게 달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 CEO들에게는 오히려 오너일가에게 충성맹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않다.
현재 분식회계 의혹이 폭로된 계열사 CEO들은 모두 4명. 삼성물산 이상대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정연주 사장, 삼성SDI 김순택 사장, 제일모직 제진훈 사장 등이다.
또 에버랜드 탈법 경영권 승계와 관련, 삼성석유화학 허태학 사장, 삼성에버랜드 박노빈 사장, 삼성SDS 김 인 사장, 에스원 노인식 사장 등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의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등도 이번 사태가 잦아들기 전까지는 당분간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삼성에서 임원이 된 뒤 자신의 이름으로 된 비자금 통장을 만들게 되면 이는 '명예훈장'이 된다.
또 에버랜드 사건의 경우처럼 그룹을 위해 불법을 저질러 법원에서 유죄판결이라도 받으면 이때는 '무공훈장'으로 격상된다. 그룹 임직원 사이에서는 세파로부터 이 한 몸 다바쳐 그룹을 지켜낸 불굴의 투사와 다름 없는 신화적 존재로 떠오른다.
이와 함께 어려운 시기에 임원들의 목을 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경우도 정몽구 회장 비자금 사태 직후 임원진을 거의 교체하지 않았던 사례가 있다. 두산이나 금호(아시아나항공) 그룹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조용히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을 교체하면 그만큼 어려운 시기에 더 많은 보이지 않는 적을 만드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또 삼성그룹 법무담당 임원들이 '눈가리고 아웅' 식의 뻔뻔한 해명을 하는 이유도 이와 연속선상에서 볼 수 있다.
오히려 이들의 심리상태는 악역을 맡아 찍혀나가기를 더 바란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공적비에는 자신의 명예를 더럽혀가며 그룹을 감싸안았다는 스토리로 치장될 것이 뻔하다.
따라서 재계 일각에서는 올해 삼성그룹의 경영이 아무리 부실하더라도 내년 인사에서 이건희 회장이 사장단이나 경영진을 쉽게 건드리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올 겨울은 삼성 계열사 사장단들에게는 발가락은 떨어져 나가도 마음은 한결 따뜻한 새해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똑같은 이유로 이건희 회장의 벙어리 냉가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