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칼럼을 통해 "지금 투자자들이 원하고 있는 것과 미국 경제가 원하는 것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연준의 금리인하가 직접적으로 주택시장의 문제를 치유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무작정 바랄 것만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 미국 주식시장의 변화만 보더라도 이런 사정을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4.50%로 25bp 인하한 직후 다우지수는 일단 랠리를 보였다. 하지만 그 다음 날 곧바로 지수는 급락양상을 보였다.
FOMC정책성명서는 인플레 위험을 강조하면서 경기 하방위험과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 추가 금리인하를 약속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WSJ는 특히 주택시장 문제가 최근 미국 주식시장, 특히 금융업체들을 괴롭히는 주된 요인이 되어왔지만 이 문제가 미국경제 전체에 어떤 타격을 입히고 있는지, 더 나아가 연준의 추가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결과를 이끌고 있는지는 전혀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
3/4분기 미국경제는 3.9%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10월 비농업부문 신규일자리 수는 16만 6000개나 증가했다.
물론 주택시장의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모기지 및 모기지 증권시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티그룹 대표가 사임했고, 회사는 약 80억 달러 내지 많게는 110억 달러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앞으로 더 많은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수 십억 달러의 손실을 상각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미국 금융업종이 S&P500지수의 1/4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나아가 S&P500 기업들의 배당 중 1/3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더구나 제너럴 모터스(GM)이나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대형 기업들이 상당히 큰 금융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신문은 물론 GDP나 고용보고서가 미국 경제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주택경기 악화가 미국경제의 목을 실제로 죄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하가 얼마나 상황을 교정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사실 주택시장의 문제는 높은 금리의 부담 보다는 이전에 낮은 금리가 오래 유지되면서 촉발된 투기의 열풍의 숙취에 더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신문은 지적했다.
이제는 금리가 얼마나 떨어지든 간에 은행이 무작정 대출하던 시절에 모기지를 사들이던 투자자들이 더이상 모기지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상당수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 금리가 더 낮아져도 사람들은 주택구입을 망설인다. 빌린 돈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자산을 구매하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WSJ는 "결국 주택시장이 정말로 필요한 것은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시간이며, 또한 이 과정을 주변 여건이 잘 견디는 것이다. 연준이 헬리콥터에서 던져준 돈이 이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가 둔화될 때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대응에 대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지난 닷컴버블이 붕괴된 이후 연준의 금리인하는 기술업체들이 회생하는데 별 도움이 되질 않았다. 대신 연준은 소비지출과 주택시장과 같은 경제의 다른 분야를 부양함으로써 경기침체의 충격을 크게 완화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이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 또한 만들어 냈다. 금리인하로 첨단기술 거품과 싸우는 와중에 주택시장 거품이 발생해버린 것이다.
이번에는 미국 주택경기 악화의 고통을 여타 해외경제가 크게 느끼지 않았던 탓에 금리인하는 달러화 약세와 상품가격의 급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런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월가 투자자들이 그 동안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가 있다.
결국 월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어떤 원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충분히 고려하고 또 그 위험에 대비할 준비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WSJ는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