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건설의 높은 몸값 때문에 자칫 경쟁구도가 옅어지면서 가격경쟁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첫 삽도 뜨지 않았는데 주가가 꾸준히 치솟아 10만원 안팎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6년 5월 채권금융기관의 워크아웃 졸업 이후 정치논리와 옛 사주 문제 등으로 1년 넘게 매각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 사이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으로 3배 가까이 뛴 9만5400원 수준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과거 대우건설의 매각가를 웃도는 것은 물론이고 매매가가 무려 10조원에 달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결국 앞으로 M&A의 경쟁구도가 채권단이 원하는 수준만큼으로 펼쳐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채권은행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 실무선에선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만큼의 지분만 남겨두고 채권단 지분을 순차적으로 낮추는 등의 방안들이 마련돼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 프리미엄 빼도 약 5.5조원...대우건설 매각가 웃돌 듯
지난해 5월 현대건설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직후 주가는 최하 3만9050원(6.23일 종가)까지 떨어졌던 바 있다.
이 기준으로라면 9개 채권금융기관의 현대건설 매각제한 보유주식수는 약5500만주(전체 발행 주식수의 49.8%)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뺀 순수 매각가는 2조1477만여원에 그친다.
그러나 10월15일 종가는 9만5400원에 달하고, 이미 지난 10일엔 10만1500원으로 10만원 안팎에 달했다. 주가가 10만원만 되도 매각가는 5조5000억원에 이른다. 증권가에선 최고 15만원까지도 전망하고 있는데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는 경우 실질 매각가는 10조원에 달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과거 채권기관이 매각했던 대우건설도 무려 6조6000억원에 달했는데 이를 크게 웃돌고 있는 것이다.
◆ 매각가 치솟는데, 길일조차 잡지 못한 채
이같은 상황에 대해 채권기관들도 반기는 입장만은 아니다. 채권은행인 A은행 한 관계자는 "주가 오르는게 나쁘진 않지만 언제가는 매각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높은 가격때문에 막상 M&A에 들어올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일부 채권은행들은 지난해 워크아웃 졸업이후 신속히 매각할 수 있기를 바랬지만 현대측 구사주 문제와 대선일정 등으로 좀처럼 매각일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채권은행이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경우 사실 대선을 앞두고 대형물건을 매각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게 금융계 안팎의 해석이다.
금융계는 이미 내년 이후로 미뤄지고, 새 정권 아래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에는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B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정치일정을 감안하더라도 대선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당장 내년초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는 이제부터라도 논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나타냈다.
어차피 현재 논의를 시작하더라도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의 과정을 거칠 경우 6개월여의 시간이 걸리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일부 채권은행 관계자들은 주가상승에 따른 매각가 인상은 나쁠게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M&A라는게 경쟁구도가 이뤄져야 적정가격을 찾아가게 되는데 이 추세라면 자칫 M&A의 경쟁구도가 원활히 형성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하이닉스 방식 택할 수도
이에 따라 일부 실무진들 사이에선 주가 상승에 따른 매각수량 제한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이 방안으로는 보통 경영권이 보장될 수 있는 발행주식수의 3분의1 수준(34%)만큼만 남겨두고 우선 매각을 하든지, 우선 매각제한 지분을 40%선으로 조정해 인수자에 팔고 나머지는 이후 기관별로 시장에서 매각하는 방안 등이 실무선에서 비공식적인 논의로만 되풀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채권은행 관계자는 "현대건설도 하아닉스 처럼 순차적인 매각 절차를 밟지 않겠냐"고도 예상했다.
하이닉스는 당초 채권단 지분율이 73%에 달해 50%만 남겨두고 그 이상은 각 채권기간의 비율만큼 시장에 매각했다. 이후 2차로 지난 6월에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35%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 15%는 공동매각했다. 그 결과 현재 9개 채권기관만 남았고 채권단 지분율도 35%로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