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젠(Stephen L. Jen) 모건스탠리 수석외환전략가는 6일 제출한 글로벌 이코노믹포럼(GEF) 보고서("Inflation Targeting, Carry Trades and Misalignments")를 통해 일본과 스위스의 강한 경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엔화와 스위스프랑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외환시장에 산재한 다수의 수수께끼들 중 하나라며, 자신은 통화 체제이자 동시에 통화정책 당국의 '종교'가 되어가고 있는 물가안정 목표제의 확산이 외환시장이 왜곡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9일 9시 54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먼저 그는 통화정책의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문제 삼는다. 물가안정목표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올바른' 통화정책의 형태로 받아들여지는데, 이는 이 정책형태가 워낙 잘 설명되고 또 대단히 투명하기 때문에 시장이 쉽게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시장이 이렇게 통화정책에 너무 지대한 관심을 쏟다보니 결과적으로 실질 산출이나 생산성 향상과 같은 과거에는 명목 정책결정과 동일한 중요성을 가지고 평가되던 요인들은 과소평가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젠은 명목 금리가 외환시장에서 워낙 중요한 결정요인이 된 이유는 투자자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강조에 있으며, 이는 물가안정목표제가 지니는 대중성과 '단순성'이 그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생각할 지점은 공급충격과 수요충격의 차별성이다. 통상 투자들은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고, 반대로 인플레 압력이 낮아지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인플레 압력이 수요로부터 나온다는 가정에 근거한 것이다.
여기서 젠은 경제에 충격은 총공급으로부터 나올 수도, 반대로 총수요에서 나올 수도 있으며최근에는 총수요 충격만큼 총공급 충격도 많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화는 수요충격이라기 보다는 공급충격이며, 또한 자신은 필립스곡선(Phillips Curve)이 다소 평평해진 것도 세계화로 인해 총공급과 총수요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기 때문을 보고 있다고.
이유야 어떻든 양(+)의 공급충격이 발생한 나라들은 금리인상이 쉽지 않고 또한 상대적인 통화약세(엔, 스위스프랑) 혹은 기대 이하의 상승 수준을 보인 통화가치(스웨덴 크로네)로 인한 서프라이즈가 발생해 왔다.
여기서도 물가안정목표제는 이상한 결과를 유발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생산성이 강화된 나라는 통화가치도 상승했으나, 현 통화체제 하에서는 생산성 향상이 인플레 압력을 작용해도 그다시 강경하지 않은 중앙은행 때문에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물가안정 목표제와 캐리 트레이드 환경 속에서는 생산성 향상률이 둔화되는 것이 실제로는 통화강세를 유발하고 있다.
젠은 총공급 충격이 발생한 조건에서 물가안정목표제가 엄격한 형태의 적절한 정책구도인지 의심스럽다며, 오히려 미국 연준과 같은 정책 구도가 이론상 환율의 불균형을 유발하지 않는 좀 더 나은 형태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의 효과가 무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 세계화의 효과로 인해 당국의 시장개입이 환율의 어긋남을 정정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례로 유로/엔의 경우 2000년 이래 무려 90%나 급등했으며, 이는 유로존과 일본경제의 변화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모건스탠리의 적정환율 평가로는 유로/엔이 109엔 정도가 적절한 것으로 나온다고 젠은 밝혔다.
그는 세계화되고 있는 재화 및 자산시장 사이의 불일치로 요약되는 '깔대기 효과'를 제시한 바 있는데, 만약 이 가정이 맞는다면 G3 당국이 개입을 통해 유로/엔의 추세를 역전시키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 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의 개입이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데 실패했고, 스위스국립은행(SNB)이 통화가치 지지를 위한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글로벌 자본이동이 워낙 강력해서 다수 환율시장은 경제 펀더멘털과의 괴리를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젠은 최근 미국 달러화 가치의 약세는 다소간 의외지만, 자신은 상반기 달러화 약세가 바닥에 도달한 이후 하반기에는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미국 경제의 회복 조짐에 따라 경기주기상의 요인에 따른 달러화 조정 전망을 폐기한 바 있으며, 다만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달러화의 전반적인 약세에 대한 대응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