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3일 7시 15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과 정책당국의 경제성장 및 금리전망에 대한 시각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는 지난 5월 전후 글로벌 금리 수준이 갑자기 크게 상승한 것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특별히 높아지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시중금리가 크게 상승한 것은, 무엇보다 금융시장의 경기 및 통화정책 전망에 대한 시각에 변화가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금융시장은 연준(Federal Reserve)의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의 확신하고 있었고, 10년 국채금리는 4.5% 부근까지 하향 안정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금리인하 가능성이 1/3 이하로 줄어든 것이 확인되고 있으며, 10년 재무증권 수익률은 5% 저항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힘들 듯이 금리인상을 어렵게 하는 다수 요인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동결이 최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금리동결은 행동정지 내지 판단중지는 아니다. 아마도 지금 연준의 금리동결은 입으로는 인플레 경계를 외치면서, 머리 속으로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타진하는 식의 '정중동' 상태를 의미한다.
인플레 리스크가 일차적인 우려대상이라고 말하는 연준의 태도에는 물가와 실업률 사이의 관계 재정립이라는 정책여건 변화에 대한 고민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머리 속에는 성장지속과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가능성은 낮지만 좀 더 크게 우려되는 경기 우려에 대비하는 시나리오를 연준은 그리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상황 변화: 美 불확실성 감소?
최근 미국 경제지표는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강력한 결과를 보여왔다. 무엇보다 개인소비가 지치지 않는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설비투자가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1/4분기 성장률이 불과 연율 0.7%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전문가들은 2/4분기 성장률이 3% 넘는 강력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다.
물론 2/4분기의 바닥에서의 반등양상이 동일한 속도로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대는 어렵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다.
연준 관계자들도 인정하다시피 주택시장의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으며, 비록 전체 경제로 파급되지는 않는다손 치더라도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파열음이 신용 경색 우려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들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시중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점도 앞으로 경기에 부담을 줄 것이란 판단이 형성되고 있다.
한편 경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미국 경기 연착륙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감소하자, 전 세계 정책당국의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관심은 생각보다 강력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세계경제 성장 쪽으로 이동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랠리를 구가했고, 이번에는 과잉 유동성에 따른 자산시장 거품 우려가 사태 '진행형'인 주택시장에서 상황 '발생 중인' 주식시장으로 확산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을 상향수정할 것임을 예상하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정상화 지속' 필요성을 제기했다. 긴축사이클의 지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책금리가 명목 성장률을 밑도는 '수용적인(accomodative)'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긴축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권고'가 미국에도 해당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며, 사실상 미국의 경우 금리가 정상화되었기 때문에 이런 권고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있다.
연준은 금리정상화와 함께 완만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 경로로의 진입과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잠정승리' 선언을 올해 2월 반기 보고서를 통해 제출한 바 있다.
◆ 연준 태도 이해, 경기 및 시중금리 전망에 결정적
연준의 태도 해석은 향후 시중 금리전망에 결정적이다.
연준이 사실상 금리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혹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지 그 기조 파악에 따라 채권시장은 동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아직 연준의 태도에 대해 별다른 컨센서스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안에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점차 수렴되는 듯하지만, 과연 금리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그 반대인지는 서로 생각이 다른 듯 하다. 내년 말까지 계속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4분기 경기 급반등 이후 하반기 다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UBS나 메릴린치(Merrill Lynch)는 연내 혹은 내년 초 금리인하 가능성을 엿보고 있지만, 성장률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나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등은 금리동결 지속을 예상한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가능성을 역보는 IB들은 장기금리가 5.0%~5.5% 수준까지 상승한 뒤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을 엿보는 JP모간 체이스는 장기금리가 내년 초반 5.55%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장기금리가 급등하게 되면 당연히 미국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대출의 추가 부실화를 통한 신용 붕괴가 우려된다. 이는 장차 가계의 부와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쳐 소비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그 동안 쉽게 자금을 조달해왔던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부담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물론 기업 실적개선으로 인해 풍부해진 현금 흐름 때문에 당장 시중금리 상승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설비투자 증가세가 완만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주택 경기도 시차효과를 지니지만, 금리나 국제유가 상승 또한 긴 시차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2/4분기 보다는 3/4분기와 4/4분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 때문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2/4분기에 비해 이어지는 하반기의 성장률이 좀 더 완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좀 더 직관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연준이 비록 인플레이션을 더 우려한다고 하지만, 실물경제는 주택경기 악화를 더 우려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연준이 말하고 있는 것과는 무관하게 금리인하 가능성이 금리인상 가능성 보다 더 크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서 관건은 주택시장의 조정국면 및 경기에 미칠 여파가 어느 정도나 될 것인가 하는데 있다.
제프리즈앤코의 갈로마는 연내 두 차례, 모간키간의 기디스와 와델앤리드의 커서는 연내 한 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이들은 주택경기가 계속 악화되고 서브프라임 사태가 심화될 경우 결국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주장을 제기하는 입장이다.
리버소스의 룬드그렌과 T로우프라이스의 맥도널드는 주택경기가 이미 바닥을 헤어 나오고 있으며 서브프라임 사태는 전체 경제의 문제라기 보다는 특정 포트폴리오 이벤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때문에 이들은 연준이 계속 금리를 동결(룬드그렌)하거나 인플레 우려 때문에 내년에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맥도널드)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