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기관의 민영화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바탕으 로 전략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정부 지분율 73% 가운데 대주주 지위를 벗어날 수 있는 만큼의 지분을 매각, 민영화 시점을 얼마 남겨 두지 않고 있다.
게다가 국민연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변재진 장관도 최근 "국민연금이 우리금융 인수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일부 지분을 국민연금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을 시사하면서 이 같은 시각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마땅히 인수할 주체가 없다는 이유로 민영화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민영화 보다는 국민연금 등의 참여로 우회적인 국유은행으로서 안정감을 갖추자는 것이다.
이 방안은 한국은행과 학계 등의 전문가들이 경영자율성 보장을 단서로 달면서 여러 차례 제안된 모델이기도 하다.
아울러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도 최근 블록세일 이후 "나머지 지분 51.02%는 전략적 투자자에 매각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국민연금 등이 인수주체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론스타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외환은행을 매각하길 원하지만 국내 금융기관들이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51%의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일괄 매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국민연금도 이미 외환은행 매각 입찰 때 하나금융과 함께 콘소시엄을 구성, 외환은행의 투자가치를 인정한 바 있다.
현재 외환은행의 지분구조는 론스타 이외에 수출입은행이 6.25%, 한국은행 6.12%, 기타 36.61%로 구성돼있다.
국민연금과 함께 수출입은행을 포함한 다른 금융공기업 등을 연합군으로 동원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금융계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증권사의 한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이 외환은행을 인수한다면 바이아웃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국민연금과 같은 주인이 나타나서 외환은행을 잘 키운 후 되파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각을 서두르는 론스타와 외국계 금융기관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국민적 반발 속에서 정부는 국민연금 등을 참여시킴으로써 어느 정도의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도 "국내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70~80%에 이르고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서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비실명을 요청한 대형은행 한 CEO도 "국민연금 같은 사회적인 안전망을 중시하는 기관들이 은행에 투자를 한다면 자칫 은행이 또다시 외국인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물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인수설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만약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열어준다면 외환은행 인수도 그리 요원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 금융계의 시각이다.
우선은 은행법에 따라 금융감독위원회가 '비금융주력자'인지 여부를 판가름 하게 되겠지만 총자산의 2조원 이상이 비금융자산이면 비금융주력자로 분류하는 등의 기준들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관치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에 대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대주주인 경우와 민간이 대주주인 경우 어떤 게 더 효율적이냐는 증거는 아직 없다"며 "어느 것이든 경영의 자율성만 보장된다면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형은행 한 관계자도 "중장기적으론 자산 500조 은행이 나오게 될텐데 현재 대주주가 40~50% 지분율을 갖고 있다 치더라도 500조 자산의 은행에선 4~5%로 줄어들수 있다"며 "이 경우 대주주의 의미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