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나흘만에 반등하며 930원을 회복했다.
외환당국이 920원대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가 싶더니 다시 예측이 쉽지 않은 장세가 됐다.
현재 달러/원 환율의 향방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기류가 감지된다.
하나는 '땡큐 개입'(Thank you! Intervention)이라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소수설이지만 당국의 개입 강도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다.
먼저 어차피 920원 테스트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930원대 개입은 '고맙다'는 시각이다. 여기에는 현 수준에서 개입은 어리석을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우선 엔 캐리 트레이드 환경이 다시 공고해졌다. 간밤 달러/엔 환율은 119엔대 후반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섰고 유로/엔 환율도 162엔대로 급등하며 엔 약세가 구조화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달러도 강세 분위기도 못된다. 엔화를 제외하고는 상대적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 간밤 유로/달러 환율은 1.3544달러를 기록, 달러 약세 흐름이 심화됐다.
여기에 외국인들이 연일 주식을 사대고 있다. 아마도 국가신용등급 상향 기대감, 한미 FTA 타결에 따른 펀더멘털 개선 효과 등을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압력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는 역외의 매도 압력이 높아지는 반면 당국의 개입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소수이긴 하지만 당국이 920원대를 그리 쉽사리 용납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국내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이 흐름이 계속될 것인지는 불분명하고 오히려 조정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
당국 역시 930원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단기적으로 이를 무시할 세력은 없을 것이란 견해. 이에 930원을 중심으로 한 밀고 당기기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후자의 시각 또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전날 숏커버가 강하게 일어나면서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중립에 가까워졌다.
당분간 외국인들의 주식순매수 지속 여부와 당국의 개입 여부를 세심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930원대 회복을 바탕으로 930.60원을 중심으로 929.50~933.00원 수준에서 1차 등락이 예상되며, 추가로 927.10~934.10원 수준을 2차 범위로 상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에 이어 120일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드크로스’ 속에서 935원 수준대로 떨어졌다는 점, 그리고 전 고점인 934원선이 저항으로 버티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특히 달러/엔의 강세 속에서 엔/원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점, 그리고 달러/엔 상승폭 만큼 달러/원이 오르지 못하고 있는 점에서 상승의 한계를 고려하면서 시장 동향을 면밀히 고려해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이 기사는 17일 오전 8시 15분 유료회원들께 송고된 바 있습니다.)
◆ 뉴스핌 외환시장 컨센서스
다음은 국내외 금융권 소속 외환딜러 및 이코노미스트들의 외환시장 전망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회사별 가나다 ABC순).
▷ 기업은행 김성순 과장
: 달러/원 환율이 급반등했으나 달러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추가 하락이 제한되자 숏커버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규모는 줄었지만 앞으로 더 진행된다면 개입 영향력은 줄고 역외 매도성향이 높아지면서 하락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 반대라면 928원의 단기 저점을 인정하며 숨고르기가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환율은 930원 언저리에서 움직이면서 수급 동향을 민감하게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 산업은행 이윤진 과장
: 숏커버와 결제수요로 급등한 반면 네고물량은 많이 없었다. 전날 숏이 많이 깨졌다고 해서 다시 롱 들기도 뭣한 상황이다. 오버나잇 흐름을 따라가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미리 포지션을 잡기는 쉽지 않다.
▷ 신한은행 김장욱 과장
: 환율이 다시 930원 위로 올라서면서 방향이 오리무중이 됐다. 930원 아래로 확고히 보였으면 문제가 없지만 전날의 흐름으로 위도 아래도 아닌 상황이 됐다. 다시 925~935원 시각을 견지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930원 위에서 사야 하나 생각하면 쉽지 않다. 장 흐름에 순응하며 대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미쯔비시도쿄UFJ 정인우 팀장
: 달러/원 환율은 당분간 930원을 둘러싸고 하향 테스트와 함께 당국의 개입 속에서 공방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흘 하락 이후 숏심리가 몰린 탓에 개입으로 황급히 숏을 닫으면서 반등폭이 컸긴 했으나 숏커버 이후 다시 매도압력이 커졌다. 환율 레벨이 낮아지면서 추격 매도가 주춤하긴 하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시장 수급과 함께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환율 하락 압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KB선물 이탁구 이코노미스트
: 환율이 단기 하락 이후 반등했다. 930원을 하향하면서 연중 최저치 수준에 근접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환율은 지난주 934~935원선에서 고점캡이 씌여진 것으로 보이며 933원선이면 반등의 한계점이 아닌가 한다. 특히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지속되고 국내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가 자연스러우며 달러/원 상승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저점 부담에 따라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보다는 928원을 일단 단기 지지력으로 삼는 가운데 930원 안팎에서 지루한 등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