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애널리스트로 20여년 일하다 기업으로 옮겨간 IR부서장의 말이다.
예전부터 증권 애널리스트의 기업행은 가끔 있었던 게 사실. 해당업종에 대한 깊은 식견, 넓은 네트워크, 분석을 통한 냉철함을 동시에 갖는 애널에 대한 기업의 관심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기업으로 갔을 때 전관예우식의 혜택은 있을까.
일단 애널 출신 중에 기업 IR담당자를 둔 기업의 주가는 영입이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산산업개발은 올 초 장충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를 IR부장으로 영입했다. 장 애널리스트는 20여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자동차업종을 담당하면서 여러차례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한 여의도 증권가의 유명인사다.
장 애널을 영입한 두산산업개발은 지난 1월 1만원이던 주가가 1월초 장 애널 영입후 현재 1만3000원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실제 재계의 모 임원은 이와관련, "증권가에도 전관예우라는 게 있다고 한다"며 "두산산업개발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귀뜸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를 보면 보다 확연해진다.
지난해 9월 굿모닝신한증권에서 자동차를 담당하던 손종원 연구위원과 미래에셋에서 조선업종을 담당하던 남권오 연구위원은 각각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IR부장으로 옮겼다. 모두 경력 10년 이상의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이들이 옮긴 뒤 두산중공업은 3만7000원(10월2일)에서 5만3000원(3월12일)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1만8050원(10월4일)에서 2만200원(3월12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한 IR부장은 "기업가치를 평가하던 애널에서 기업가치를 창조하는 IR업무로 오다보니 양쪽 네트워크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진다"며 "일단 애널리스트들이 기업방문을 자주 해주고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물론 현직에 있는 애널리스트들은 '전관예우는 별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15년차)는 "증권사 입장에선 해당기업에 컨택 포인트가 생겨 나쁠 것이 없다. 하지만 리포트를 우호적으로 쓴다거나 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4년차)는 "애널리스트를 하다가 기업으로 가면 대부분 IR담당자로 간다. 하지만 전관예우는 없는 것 같다. IR담당자를 위해 보고서를 잘 쓴다든지, 주식을 사주는 경우는 절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에 알고 있는 인맥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지킬 것은 지킨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널출신의 IR담당의 기업에 주목하는 것 또한 엄연한 증권가의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