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가 수면 아래로 잠복하면서 사흘째 환율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언제쯤 달러/원과 달러/엔 환율의 비동조화(디커플링 decoupling)가 끝날 것인가에 쏠리는 듯하다.
엔화 중심의 사고에서 달러 중심의 사고로 전환되는 변곡점을 누가 재빠르게 찾아내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엔화 중심의 사고가 조금은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은 듯하다.
하지만 100엔/원 환율이 8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엔/원 숏 플레이는 점점 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배당금 수요와 네고물량 등 수급 상황과 당국의 개입까지 고려하기 시작하면 얘기는 더 복잡해진다.
일단 시장의 분위기는 940원에 대한 지지 기대감이 높은 편이므로 당분간은 940원대 움직임에서 시장의 흐름에 순응하는 매매패턴이 중요해 보인다.
큰 변동성을 기대하기는 무리인 상황이므로 방향성이 결정될 때까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
그러면서 역외세력들이 엔/원 관련 플레이를 더 할 것인지, 아니면 언제쯤 달러 중심적 매매에 나설 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앞서 마감한 전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로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은 117.50선대로 다시 118선 이하로 하락했으며, 이에 따라 100엔/원 환율은 800선대를 회복했다.
역외 NDF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짜리 선물환율은 943원 수준에서 거래돼 추가 하락에 대해서는 다소 ‘겁’을 내지 않아도 될 듯하다.
기술적으로는 아직 941원대의 20일선이 살아 있는 가운데 이날 거래는 944.20원을 중심으로 942.90~945.30, 그리고 좀더 넓게는 941.90~946.50선에서 눈치 장세가 예상된다.
(이 기사는 13일 오전 8시 12분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뉴스핌 외환시장 컨센서스
다음은 국내외 금융권 소속 외환딜러 및 이코노미스트들의 외환시장 전망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회사별 가나다 ABC순).
▷ 기업은행 김성순 과장
: 국제금융시장이 엔캐리 청산 우려 등이 해소되면서 안정감을 찾고 있고, 미국 고용 개선 이후 증권시장도 안정감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원화 약세 분위기가 약화되고, 그에 편승하거나 대기했던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또한 역외도 매수보다는 일부 매도도 내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유입설도 나오고 있어 추가 하락은 경계되고 있다. 당분간 달러/원 환율은 940원대 박스권에서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 안정으로 950원대 상향 가능성은 낮으며, 당국 개입이나 엔/원 700원대 진입 등으로 940원대 이하 추격 매도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변동성이 축소되며 수급간 경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방향을 모색하는 양상이 예상된다.
▷ 미쯔비시도쿄UFJ 정인우 팀장
: 엔캐리 청산 우려감이 해소된 이후 역으로 반응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기존의 시장논리가 반전된 상황이기 때문에 방향성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변동성 장세는 지나가고 결제와 네고 등 수급이 충돌하는 수급장 면모를 띄게 됐다. 주요 수출업체들의 네고가 출회되면서 하락 압력을 받고 있으나 940원 초반에서는 결제수요가 저점 부근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950원에서 하루 1-2원씩 흘러내리고 엔/원도 하락하기 때문에 시장심리가 죽으면서 대응방법이 고민스러운 장이다. 수급면에서 방향을 잡으려면 배당금 수요가 먼저 나와 주든가, 아니면 네고가 누적되면서 940원을 하향테스트한 뒤 반등을 엿보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숏을 내기는 부담이고 롱은 밀려 떨어지고 있어 시장 대응은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달러/엔이나 엔/원 동향을 좀 더 봐야하며, 특히 역외가 달러/엔 반등에 베팅할지, 엔/원 추가 하락에 반응할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 산업은행 이윤진 과장
: 943원이 지지되긴 했는데 되밀고 올라갈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943원 아래로 밀리면 상승추세가 꺾이고 레인지 장세로 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결제수요도 많이 대기 중인 것으로 보인다. 945원을 넘으면 네고물량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 하나은행 조휘봉 차장
: 달러/엔 환율과의 디커플링이 어디까지 진행될 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이 118엔대 위로 올라서 엔/원 환율도 조금 부담이다.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조금 더 커 보인다. 940원은 지지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945원까지 지켜질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
: 내일도 큰 변동 없이 940원대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표 발표도 큰 게 없다. 만약 달러/엔 환율이 추가로 오르면 달러/원 매도가 일어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하지만 940원~950원 박스권 흐름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 KB선물 이탁구 이코노미스트
: 미국 고용 증가 속 달러화는 강세 방향으로 잡히고, 엔캐리 청산 우려감이 해소되면서 엔화 약세 쪽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유로 등 금리인상과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완화 속에서 엔캐리 쪽에 무게감이 다시 실리며 반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달러화는 강세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국내시장의 경우 사흘째 빠졌는데, 엔캐리 청산 우려 해소에 따른 반락 장이라는 점에서 대체로 그와 관련된 조정은 받았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방향성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며 941원 수준을 저점으로 945원대에 이르는 관망 장세가 예상된다. 달러/엔이 추가 상승하고 엔/원이 추가 하락할 수 있어 그에 따라 달러/원도 하락 영향을 다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940원에 대한 지지력은 견고해 보이며 크로스 장세가 종결되면서 달러/엔 강세와 수급상 배당금 요인 등이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