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 다시 매수심리가 움트는 모습이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930원의 지지력을 확인한 뒤 글로벌 달러 강세, 특히 엔화 약세 현상과 동반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120엔 이상의 수준을 확보하고 추가 상승 여지를 탐색하는 과정을 달러/원 역시 반등의 흐름을 유지하는 촉매제로 쓰고 있는 셈이다.
달러/원 환율은 기술적으로는 932원 수준의 60일선의 지지력을 충전했고 934.80원의 5일선을 넘어 전날 937.30원의 20일선도 회복하며 상승 기세를 드러냈다.
아울러 달러/엔 강세를 달러/원이 덜 쫓아가는 데 따라 100엔/원 환율이 770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이른바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하방경직성을 띠게 되고, 시장거래 용어로는 ‘매도 플레이’(short play)가 제한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1월말 940원선대 안착이 무산된 이후 2월들어 939.10원을 고점으로 하락한 탓에 여전히 상승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자신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 G7 회담에서 ‘엔저’(円低)에 대한 언급이 없자 달러/엔이 급반등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원의 반등폭은 예상보다 저조한 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 설날 전 수출 네고 출회 경계감
달러/원 환율이 크게 상승하지 못한 것은 다시 이번주말 설날 연휴를 앞두고 수출기업들의 원화자금 소요를 위한 달러 매도, 즉 설날 전 수출업체 네고의 출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설날 대목 경기가 ‘죽을 쑨다’는 수준이고 겨울이 춥지도 않자 작년보다도 못하다는 게 체감되고 있고, 설날 연휴도 주말을 끼고 있어 다른 때보다도 ‘영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수출은 작년에도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잘 되고 있고 이에 따른 수출업체들의 ‘설날 보너스’ 지급 등을 포함한 원화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국내 15개 은행들도 중소기업의 설자금 수요를 충당시키기 위해 4조2,000억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여하튼 체감경기가 썰렁하고 명절분위기가 별로지만, 그래도 ‘설날’은 한민족 최대의 명절이고 명절을 쇠기 위한 ‘대한민국의 대이동’ 역시 짧은 연휴 속에서도 이뤄질 것이다.
이런 가운데 외환시장은 여전히 수출업체들의 보유달러든 신규 네고든 달러를 팔고 원화자금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환율 반등시 이뤄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 기사는 13일 오전 8시 34분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북핵 폐기 조치, ‘베이징의 설날 선물’
이런 가운데 일단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이 사실상 타결돼 이날 합의문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북한의 핵폐기 단계에 맞춰 그에 따른 중유 등 에너지 제공을 명시하는 합의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핵 폐기를 위한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약 17개월만에 핵폐기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첫 문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울러 북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반도의 최대 지정학적 리스크였다는 점에서 한바도를 둘러싼 정치군사적 안정화의 상징적인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6자 회담의 합의문이 실제로 이행될 것인지, 또 이행 시기가 각국의 여차저차한 이해관계 속에서 지연될 수도 있지만, 여하튼 북한이 ‘핵폐기 조치’에 합의했다는 자체는 ‘빅 뉴스’(Big News)가 아닐 수 없다.
한반도의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베이징의 선물’이 크게 느껴질 것이다.
한반도의 안정이 향후 완전하게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으나 북핵 폐기의 조치가 첫단추를 꾀고 향후 그 실현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리스크가 경기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는 점에서 북핵 폐기 타결 소식은 주가 상승과 원화 강세, 경기 안정화, 그리고 국가신용등급의 상향 가능성을 높이면서 외평채 가산금리 등 조달금리를 크게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재료인 셈이다.
이날 외환시장은 오전 베이징 6자회담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기다리는 가운데 930원대 중심의 하향 시도가 예상된다.
크게 밀리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간 사흘째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의 태도가 바뀔 여지가 있는 가운데 원화매수세가 강해질 여지가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937.00원을 중심으로 935.10~938.90 수준에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되며, 좀더 하향 압력을 받아 935원 밑으로 빠진다면 932원대 정도에서는 지지력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