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이틀 연속 급반등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이레째 속락하며 장중 913.00원까지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이자 IMF 이래 최저치를 잇따라 경신하며 9년 2개월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달러가 반등하는 상황에서도 시장 자체적으로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는 등 달러 매도 일변도의 ‘쏠림’현상이 극심하게 전개되는 등 시장의 취약성이 그대로 노출됐다.
자체적인 시장 메카니즘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실종되거나 있어도 있는 것 같지 않고 조금의 매물이 나와도 여지없이 반등 상황이 해소되며 급락하는 ‘패닉’(panic) 양상까지 몰렸다.
이런 점에서 지난 금요일(8일)과 전날(11일)에 걸쳐 달러/원 환율이 대폭 상승한 것은 그야말로 극적인(dramatic) 면모를 보여준다.
이처럼 달러/원 환율이 급격한 반등이라는 반전을 꾀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외환당국의 대량 개입이 일차적인 원인이다. 시장에서 달러 매물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달러매수개입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외환당국은 하루 20억달러로 추정되는 대량의 달러 매물을 흡수해 갔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920원대를 회복하며 마쳤다.
단기적으로 환율 속락 사태에 직면한 상황에서 910원선에서 유지됐다가는 매도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자 시장의 하락 심리를 끊자는 의도 속에서 환율을 920원대로 올려 놓은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글로벌 달러가 급반등을 이뤄줌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개입 부담 없이 925원 이상으로 추가 상승할 수가 있었다.
특히 달러/엔 환율이 115.20선에서 116.30선대로 1엔 이상 급등했고, 월요일 뉴욕시장에서 다시 116.90대로 추가 상승하며 최근 나흘째 상승했다. 여기에 유로/엔이 154엔대로 올라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록 유로는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엔화가 연내 금리인상 기대가 약해지며 약세를 보임에 따라 달러/원 역시 원화 강세의 움직임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정부 당국 역시 전날 장막판 달러 매물에 밀리는 속에서 추가 개입에 일부 나서줌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925원 이상에서 놀 수 있도록 시장 심리를 유지시켰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차익실현이나 달러 대기 매물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 매물에 조금 밀릴 경우 다시 환율 상승 심리가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 당국이 추가 개입 경계감을 시장에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오전 8시 49분 유료 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달러 초과공급 상황은 계속될 듯
그렇지만 여전히 고민은 지속되고 있다. 환율 속락 사태를 반전시켰으되 이를 어떻게 계속 끌고 갈 수 있겠느냐는 게 고민의 핵심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달러가 단기 급반등세를 보이며 달러/원 상승에 일조하고 있으나 언제 다시 약세 국면으로 전환될지 아직은 전망 자체가 크게 바뀌지는 않은 상태이다.
특히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연말 계절적인 요인도 겹칠 것으로 보여 넘치는 달러 매물이 여전히 골칫거리이다.
경기 차원에서 보면 수출 호조가 국내 경제성장을 유지시키고 내수 부진을 보완하거나 채워주는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 보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의 수출이 더욱 늘어나면서 공급우위 구조가 더욱 고착화됨에 따라 외환시장의 수급상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정부 역시 이같은 고민의 일단을 드러내고 있다. 수출이 덜 되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달러의 초과공급에 대해 걱정하는 심정이 나타나고 있다.
재정경제부 진동수 제2차관이 전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수출이 3,000억달러를 초과하는 등 달러 공급요인은 많아지고 수요요인은 적어지고 있다”며 “달러에 대한 초과공급 현상이 계속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수출입 규모가 6,000억달러에 달하고 외환시장의 거래규모가 커지면서 정부의 수요보완 개입의 영향력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과거 외환시장 거래량이 하루 20억~30억달러가 됐을 때야 정부가 몇 억달러 개입하거나 개입할 것이라는 구두개입 신호를 보냈어도 긴장했던 시장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몇 십 억 달러를 쏟아 부어야만 당국의 영향력이 그마나 유지되는 상황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더욱이 당국의 시장 개입은 시장에 유동성을 확대시켜 과잉유동성을 불러놓음으로써 부동산 수요 축소 정책 등과 상충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외환보유액과 통안증권 발행이 증가되며 이자부담과 더불어 통화정책의 수단을 옭죄게 만들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된 거주자외화예금도 217억달러를 넘어서며 25개월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북핵 사태 이후 200억달러대로 급증했던 외화예금은 수출 호조와 더불어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외환시장은 당분간 달러의 초과공급이 지속될 것이며,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물 공세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달러/엔의 상승과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속에서 상향 여지를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926원을 중심으로 922.30~929.70원까지 거래를 넓힐 수 있으나 업체 매물 등을 고려할 때 927원선에서 일단 1차 상승 여지를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