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미국산 제품을 샀다가 피해를 보게되면 미국 법원에 소송을 내서 이겨야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의 경우 미국인들의 경우 미국이나 한국 어느쪽에서든 소송을 낼 수 있는 반면 한국인들은 미국에서만 소송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3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재정경제부 산하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경우 집단소송제가 있어 소비자권익이 보호받을 수 있으나 국내는 그렇지 못해 미국산 제품을 샀다가 피해를 입을 경우 배상받을 길이 별로 없으며,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더 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집단소송제 도입을 적극 촉구했다.
심상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미국에서 현대자동차 싼타페, 소나타 등 6개 모델을 산 미국인들은 현대차의 엔진출력 과대 표시로 피해를 당하자 미국법에 따라 집단소송을 냈다. 결국 현대차는 미국법원과 이 차를 산 85만명에게 1인당 25~225달러씩 지급할 것을 합의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천912억을 배상받은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현대차 모델 6종을 구매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그나마 한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새 차를 살 경우 10만원씩 할인해 주는 쿠폰을 5,000명에게 5억원어치 발행한 게 전부이다.
심상정 의원은 "이같은 일은 집단소송제를 비롯한 미국과 한국의 소비자 피해구제 관련 제도의 차이에서 오는 극명한 사례"라며 "이같은 일은 한미FTA가 체결되면 더 자주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FTA협정이 체결된 뒤 한국 소비자 다수가 미국산 제품 때문에 피해를 입었을 경우 미국에 가서 미국법원에 소송을 내야만 실질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데 비해, 미국 소비자 다수가 한국산 제품 때문에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자기나라에서 미국법원에 소송을 내면 된다.
왜냐하면 한국에는 집단소송제가 없고 미국에는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제품 때문에 피해를 본 한국인이 한국에서 한국법원에 소송을 내려면 민사소송법상 공동소송제도와 선정당사자제도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비용부담이 엄청나 사실상 소송을 안 하는 게 낫다.
심상정 의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보호원은 국정감사 제출 자료에서 “미국기업의 제품에 대해 국내 소비자 다수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재판관할권 문제로 소송은 피고의 주소지에서 제기하는 것이 일반원칙이므로 피고인 미국기업의 소재지 관할 미국법원에 소송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소보원은 “한국기업의 제품에 미국 소비자 다수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미국의 소비자가 집단소비자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미국이나 한국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소비자의 경우 집단소송제가 도입돼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소송을 하게 되면 대표당사자소송제도(집단소송)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심상정 의원의 소보원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는 리스테이트먼트(Restatement of the Law)에 따라 제조자 뿐 아니라 판매자까지 소비자 피해를 구제할 책임이 있는 반면, 한국은 제조물책임법에 제조자만이 책임이 있고 제조자가 불명일 경우에만 판매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미국 소비자는 한국제품의 피해에 대해서도 한국 제조자는 물론 미국 내 판매자에게도 피해를 쉽게 배상받을 수 있는 반면, 한국 소비자는 미국에 가서 미국법원에 미국의 제조자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경우 제조물의 범위에 제조 가공된 동산에 미가공 동산까지 포함돼있는 반면, 한국은 제조가공된 동산만을 범위로 하고 있어 유전자조작 수입농산물 등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이밖에도 미국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있어 죄질에 따라 가중처벌이 가능한 반면, 한국은 이 같은 조항이 없어 기업들의 상습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미약하다.
아울러 한국은 유일하게 소비자보호기관이 준정부 기관으로 존재하고 소비자 행정의 위상도 중앙부처에서 부수적 사업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미국은 연방정부에서 소비자거래 및 안전분야를 총괄하고 있고 독립규제기구에서 독립성을 가지고 추진돼 소비자행정의 위상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심상정 의원은 "정부가 한미FTA협정이 체결되면 마치 소비자들이 가격인하와 선택의 폭 확대로 많은 혜택을 입을 것처럼 홍보하기 이전에 미국과 한국의 소비자 보호 제도의 차이을 면밀하게 비교 검토하고 미비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심의원은 “미국에 있는 집단소송제가 한국에는 없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집단소송제 도입에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