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기자들에게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이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정부당국의 완화정책 요구와 시장의 무관심 속에서도 후쿠이 총재가 이러한 언급을 내놓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17일자 관측기사를 통해 이 문제가 사실은 엔 약세 흐름과 관련되어 있으며, 또 엔 약세가 해외당국으로부터 금리인상 압력을 강화시키고 있을 것이란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최근 엔화가 유로화 대비 150엔 선을 넘너들고 있고, 달러/엔도 120엔 부근까지 상승하는 등 약세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일본은행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 약세로 일본 기업들은 양호한 수출실적을 올릴 것이 뻔해 보이는데, 이 경우 유럽을 위시한 주요 해외 정책당국들이 일본은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단칸지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일본은행의 정책행보가 빨라질 가능이 주목받기는 했지만, 이 이후 나온 거시지표들은 기대 이하로 나오면서 연내 금리인상 전망은 물건너 갔다는 판단이 다시 힘을 얻었다.
더구나 신임 아베총리가 이끄는 새로운 내각이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 금융정책"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 또한 당분간 금리인상 결정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 가운데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당장은 미국경기의 추이가 관건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우려를 풀려면 최소한 연말 쇼핑시즌을 지나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현재 금융시장은 일본은행의 다음 번 금리인상이 빨라야 내년 1/4분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데, 이런 컨센서스는 이 같은 최근 상황에 대한 판단에 기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나아가 한 일본은행 고위 관계자가 "정책위원들도 서둘러 금리를 인상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당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신문은 유로/엔 상승세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금리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유로존 정책당국자들이 엔화 약세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한 일본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유로존 정책당국자들은 일본의 초저금리 정책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사실 유럽중앙은행(BOJ)은 지난 해 연말 이후 계속 주기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해왔고 또 앞으로도 추가 금리인상 의지를 밝혔지만, 일본은행은 7월 제로금리 정책을 벗어나면서 추가 금리인상은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통화정책 기조의 차이가 유로/엔 상승의 주요한 배경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 다른 해외정책당국자들은 일본은행이 강한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이니셔티브를 쥐지 못한 것이 문제가 있다고 비난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나아가 최근 북한의 핵실험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만큼 엔화가 당분간 약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부담으로 작용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유로/엔이 150엔을 돌파해 계속 상승하고 12월 중순 나오는 단칸지수가 다시 강하게 나온다면 일본은행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있겠지만, 이는 반드시 일본은행이 원했던 결과는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