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퇴직연금 등 갈수록 커지는 시장을 내다보고 금융당국의 인허가 의지 및 절차 등을 저울질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일단 인허가 칼자루를 쥔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겉으로는 자산운용사 자격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국내사건 외국사건 간에 누구든 승인하겠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그 속내는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문사들은 운용사 전환을 시도하다 잠시 물 밑 동정을 살피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금감원, 기존 운용사 인수 통한 진출 유도
금융감독당국은 50여개에 육박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지나치게 많다는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자문업계가 운용사로 직접 진출하는 것보다는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운용사 등 기존 회사에 대한 인수합병을 통해 운용업계로 진출하도록 유도하는 분위기다.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자산운용사는 굿앤리치, 골든브릿지, 마이애셋자산 등 14개사. 이에 대한 부담이 만만찮은 것이다.
일단 금감원측은 국내사던 외국사던 자격요건만 갖추면 인허가를 내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은 사실상 원칙적인 입장일 뿐이다.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관계자는 "신규 진출은 허가요건이 까다로와 시간이 길어지므로 이미 만들어진 운용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입하는 것이 수월할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인수를 통한 진입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달 전 금감위 안팎이 크게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 외국사의 국내 운용업계 진출은 감독당국이 무난하게 승인해주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운용업계에 진출할 때는 굉장히 까다롭게 한다는 불만이 커지자 금감위가 대책마련에 나섰던 것.
이후 금융감독당국측에선 이같은 '역차별 논란'은 사실무근이며 누구나 자격요건 만 제대로 갖추면 차별이 없다는 점을 제대로 알려달라고 업계에 당부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 국내사들, '역차별' 불만 팽배
이같은 상황에서 코스모투자자문은 기존 운용사 인수를 통한 진출과 운용사 직접 전환 방안을 놓고 고민하던 끝에 직접 전환을 선택키로 했다.
시장은 자본잠식 상태인 기존 자산운용사들이 퇴출되고 역량있는 자문사들이 진출하는 것을 원하기는 하지만 기존 운용사를 인수하려면 프리미엄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시장의 인수가격이 왜곡됐고 일부 터무니없는 돈을 들여서까지 기존사를 인수할 의사는 없다는 것. 더욱이 대주주가 외국계이다 보니 무리한 인수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코스모 외에도 현대해상투자자문 등 6~7개 자문사들이 운용사로의 전환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업계 한 CEO는 "기존 운용사를 인수하는 방법이든 직접 전환하는 방법이든 운용사 전환을 검토 중인 자문사들이 6~7곳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칼자루를 쥔 금융감독당국이운용사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이슈가 수면 아래로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외국사의 경우 국내 자산운용 인허가 신청을 하면 다소 시간은 걸리더라도 결국 승인이 난다"며 "하지만 국내사에 대해선 인허가를 엄격하게 하고 있어 '역차별'이란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자문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운용업계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신규로 진출하는 금융회사의 경우 자본잠식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기존 운용사를 인수하는 방법을 유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시장에 반하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즉 운용사는 각 회사의 역량이나 운용철학에 따라 자율경쟁을 해야 발전하는 것이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감독원에서 신규로 인허가를 안해주니까 운용업계 구조조정이 어려운 것"이라며 "시장의 진입과 퇴출이 자유로워야 어려움을 겪는 운용사들도 제값에 팔고 나가게 되는데, 운용사 수를 잣대로 과당 경쟁을 논해선 업계 발전이 없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몇몇 자문사들이 운용사 전환에 대해 문의를 해오고 있지만 자문업과 일임업은 본질적으로 프로세스가 아주 다르다"며 "통상 신규 진출하면 2년 정도 적자가 나게 마련이므로 대주주가 이를 견뎌낼 능력이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어쨌든 웬만한 자산운용사의 규모와 역량을 갖춘 투자자문사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자산운용업계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