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파워풀한 브로커와 테니스를 즐겨치던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과, 주니어 스탭들과 어울려 농구를 즐기거나 함께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는 버냉키. 이런 성향의 차이가 정책결정 방식에 대한 견해차로 분명히 드러나고 있으며, 연준이라는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정책기구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에 중대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중이라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냉키 신임연준의장이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책의사 결정과 물가안정목표제 도입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추진하면서 금융시장과 연준의 대화에도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1면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그린스펀시대에만 해도 연준의 의사결정은 그린스펀 전 의장이 금리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러한 입장에 대해 동의 여부를 밝히는 식이었지만, 버냉키는 다른 정책결정자들이 충분히 논의를 거치게 한 뒤 마지막에 자신의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미묘하면서도 중대한 변화를 이끄는 중이라고 한다. 그린스펀은 연준이 의회에 중기 경제 및 물가전망보고서를 제출할 때에는 자신의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지만, 버냉키는 그렇게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변화다.
◆FOMC의 중대한 변화: 투명성 제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연준 정책결정 단위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내부적인 변화는 사실상 세계의 중앙은행 역할을 자임하는 연준이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그린스펀 의장의 '모호하지만 결정적인' 한 마디에 죽고 살던 시장도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연준이 개인화를 지양하고 좀 더 민주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정책단위로 거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폴 볼커(Paul Volker)와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과 마찬가지로 세계경제사에 일획을 그으려는 야심을 가진 버냉키는 과거 한대 연준의 정책성공이 이전 의장 두 사람의 개인적인 성향에 너무 크게 의존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있다.
이에 대해 버냉키의 오랜 지기이자 현재 뉴욕대 교수인 마크 거틀러(Mark Gertler)는 "버냉키는 통화정책이 의장의 결단보다는 연준이라는 제도 전체의 결정으로 받아들여 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소개했다. 이 같은 주장은 오랜 학문적 연구의 결론이자 그린스펀 하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실제 연준이사로 재직하면서 그가 실천적으로 내린 결단이기도 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더구나 버냉키가 연준의장이 된 이후에도 그는 시장이 연준의장의 말 한마디에 얼마나 난리법석을 떠는지 생생하게 경험한 바 있다. 지난 4월 의회 증언 이후 사석에서 "시장이 내 말을 오해하고 있다"고 한 마디 날린 것 때문에 시장은 온통 요란하게 울어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만 그린스펀이 너무나 강력한 인상과 성공을 남겼기 때문에 버냉키의 이 같은 변화시도는 매우 어려운 것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필이면 인플레 압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동시에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어려운 시점에 의장직을 물려받은 그로서는 경제 및 물가경로와 정책경로의 불투명성과 싸우느라 그린스펀의 그늘을 벗어나기가 더욱 어려웠다. 신문은 아마도 버냉키의 견해로는 좀더 '투명한' 연준이란 말을 더 많이 자세히 해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체계적이고 특수한 정보의 제공, 특히 연준의 정책목표와 관련된 물가 및 그 전망에 대한 먹을 거리를 더 제공하는 것에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방식은 연준이 물가전망과 목표에 확신을 보임으로써 경제주체들이 인플레기대치를 높이지 않고, 결과적으로 연준 또한 금리를 급격히 움직이지 않고서도 좀 더 쉽게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 수준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버냉키는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좀 더 자주 성장 및 고용 그리고 물가전망을 발표하는 것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금융시장은 연준의장을 포함해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날 자넷 옐렌(Janet Yellen)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준이 추가긴축 성향을 고수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미국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또한 그녀가 자신들이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인플레 압력이 생각보다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한 점에도 주목한 바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 투명성 전략의 위험성: 중앙은행 신뢰도 훼손 가능성
그런데 이 같은 버냉키 의장의 전략에도 분명히 위험은 존재한다. 만약 연준의 전망치 반복적으로 틀리거나 당초 기대한 정책목표를 제대로 달성하는데 실패한다면, 중앙은행의 신뢰가 잠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금융시장은 더이상 연준의 정책결정을 믿으려하지 않을 것이고, 연준이 추가로 제공하는 정보는 시장에 더욱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실 버냉키의 전략은 그 동안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있다. 이전에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불필요하게 변동성을 초래하거나 연준의 정책경로 변경 능력을 침해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투명성의 가치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볼커 의장은 때때로 시장을 놀래키는(surprise the maket) 방식이나 "건설적인 불확실성"을 좋아했다.그러나 볼커의 뒤를 이은 그린스펀 의장은 의사결정 이후에 정책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아가 다음 번 정책결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좀 더 민주적인 절차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중앙은행의 경제 및 금리에 대한 견해가 항상 불확실성과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은 이 같은 부분을 무시하고 과도한 믿음을 통해 과잉반응하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그린스펀은 "소리나는 것보다 작게 말하라"며 '모호한' 발언을 즐겨했다.
결국 연준 정책결정자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는지, 컨센서스는 무엇인지 확실치 않았기 때문에 시장은 이 모호한 그린스펀의 한 마디에 목숨을 걸었던 셈이다. 연준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을 좀더 민주화한다는 것은 세계경제가 요구하는 미국 중앙은행의 강력한 지도력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문제라고 폄하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한 사람의 결정이 낳을 수 있는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식일 뿐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중이라고 WSJ는 소개했다.
◆ 금융시장, 그린스펀식으로 버냉키를 해석하면 안 된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버냉키의 이 같은 변화를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가 최근들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중이라고 한다. 일례로 핌코(PIMCO)의 중앙은행 관측전문가인 폴 맥컬리(Paul McCulley)는 지난 4월 버냉키의 의회증언이 1995년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과 비슷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맥락에서 의중을 읽어내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정책금리가 동결되거나 인하될 때 나올 수 있는 발언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믿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었다고 보면서 한편에서는 인플레 기대치를 높여잡고 있었다. 버냉키가 사실상 '온건파'적인 성향을 지닌 것 아니냐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며칠 후 버냉키는 "시장이 나를 오해했다"는 사석의 발언이 CNBC 여성앵커인 바티로모의 입을 통해 공개되자 시장은 뜨거운 불에 덴듯 펄쩍뛰었다. 물론 곧바로 이 같은 방식이 미칠 손상을 예감한 버냉키는 태도를 바꾸었다. 하지만 6월에 채권시장협회와 미팅을 제안한 버냉키는 여전히 엇갈린 신호를 내보내면서 시장과의 대화에 어려움에 봉착했다. 채권딜러들은 그에게서 금리향방에 대한 열쇠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버냉키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다음날 시장에서는 버냉키가 50bp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식의 소문이 나돌았고, 시장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버슈팅하는 것 아니냐는 불평을 내놓았다.
맥컬리는 사실 자신은 그린스펀 의장 하에서의 강한 경험을 토대로 버냉키의 증언을 해석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버냉기의 언급을 해석하려면 몇몇 문구에 집착하지 말고 전체적인 주장을 따라갈 필요가 있는 듯 하다"고 술회했다. 결국 최근들어 금융시장은 버냉키에게 좀 더 확신을 가진 모습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완만하고 주택경기가 하락하자 인플레 기대가 안정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 이미 시작된 변화
연준은 시장과의 의사소통 전략에서도 투명성 면에서 상당한 변화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버냉키는 도널드 콘 이사를 부의장으로 선출하면서 의사소통을 담당하게 했으며, 물가안정목표제 도입과 연간 네 차례 전망보고서를 제출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의제로 올려둔 상태다.
이런 변화에 대해 몇몇 관계자들은 어려운 질문을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예를들어 연준은 어떤 목표치를 제출해야 하는지, 아니면 집단적인 의견일치를 도출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현재 제출하는 반기 전망보고서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혼재되어 있는 상태다. 그리고 연준이 물가안정목표치를 선택한다면, 이 수치 혹은 범위는 무엇이 될 것이며, 그 기준과 기간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도 쟁점이다.
한편 버냉키는 FOMC의 토론과 정책성명서 작성방식도 바꾸었다고 한다. 그린스펀은 초안을 미리 작성해두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버냉키는 회의참석자들이 서로 열띠게 토론하게 하고, 성명서 작성도 이 과정에서 함께 이루어지도록 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 풀(William Poole) 세인트루이스 연준총재는 "그 방식은 좀 더 완벽한 토론을 가능하게 했으며, 성공적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민주적 연준이란 형상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역할이 의결권 한 표 정도로 축소되도록 만들 것이며, 이미 그런 변화는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연준 내부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버냉키는 회의와 토론을 주관하고 이끌기는 하지만 다른 동료들의 의견에 모두 동일한 무게를 부여해 주고 있으며 특히 도널드 콘 부의장과 티모시 기트너(Timothy Geithner) 뉴욕연준 총재의 조언과 의사교환에 특히 의존하고 있다고.
버냉키는 또한 연준의 200여명에 달하는 경제학박사들로 이루어진 전문 스탭들을 배양하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는 중이다. 그린스펀은 이들 스탭들이 자신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면서 그들의 의견을 메모로 전달하는 방식을 선호했지만, 버냉키는 종종 주니어 이코노미스트들과 점심을 같이하거나 카페에서 담소를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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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압승' 이후 투자 어떻게?
이 기사는 11월 5일 오전 10시2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투자은행 삭소뱅크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것으로 확인되자 시장 영향을 둘러싸고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12가지 질문에 대답을 내놨다. 재정 부양 기대 후퇴로 국채와 금을 선호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한편 인공지능(AI) 설비투자 회수 논란에다가 규제 부담까지 겹친 기술주는 업계 대표 기업과 AI 활용 기업 위주로 선별하라고 권고했다.
1. 민주당 의회 석권 의미
삭소뱅크는 민주당의 의회 석권으로 미국 정책 환경이 교착 상태를 맞을 것으로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보유해 민주당도 기존 정책을 임의로 고쳐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2년간은 정치 대립 격화와 의회 감독 강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재정 부양의 확실성은 낮아지고 규제 정책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맞붙은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주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의 당선 확률 화면 [사진=블룸버그통신]
2. 트럼프 경제 의제의 향방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의제는 제약을 받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평가했다. 신규 감세와 대규모 지출 법안은 통과가 어려워져도 기존 세법은 효력을 유지한다. 관세와 외교, 제재는 대통령 권한이어서 관세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삭소뱅크는 지출 협상 대립이 셧다운(연방정부 업무 일시 정지) 위협이나 부채한도 공방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3. 물가와 금리 하락 여부
재정 부양 축소로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은 일부 완화될 수 있어도 물가 하락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가 적자 국채로 경기를 부양할 여지가 줄면 투자자들은 국채 공급 감소를 예상하게 된다고 했다. 반면 관세와 에너지 가격, 임금, 공급 제약은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삭소뱅크는 성장 둔화 속 고물가가 이어지면 연준의 정책 판단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4. 자산별 가격 흐름 전망
삭소뱅크는 국채와 금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했다. 국채 금리 하락으로 금리 우위가 약해진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유로화와 엔화, 일부 신흥국 통화는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미국 주식은 기술주를 중심으로 재정 부양 제약에다가 AI 규제와 설비투자 부담이 겹쳐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실적이 견조하면 과매도 기술주의 반등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5. 미국 국채 추가 상승 여력
미국 국채의 단기 투자 근거가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재정 부양 축소로 성장 기대가 낮아지는 데다 적자 우려에 따른 투자자들의 추가 금리 요구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다만 정치 교착 상태로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이 줄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가가 오르거나 장기 보유 대가로 요구되는 금리가 높아지면 장기물 가격은 하락할 수 있어 삭소뱅크는 장기물 대신 중기물 국채를 선호한다고 했다.
6. 달러 약세 장기화 여부
삭소뱅크는 미국 경제가 성장률에서 주요국을 앞서는 이른바 '예외주의'의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금리 우위 약화와 기술 주도권 불확실성에 해외 투자자가 미국 자산을 줄일 수 있어 단기 약세 논리는 유효하다고 봤다. 반면 미국 성장 우위가 이어지거나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 달러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달러 노출은 줄이되 일방적 급락 베팅은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7. 금의 선거 수혜 여부
금을 선거 결과에 따른 단기 매매 대상이 아닌 물가와 지정학적 충격, 정책 불확실성 대비용 전략 자산으로 보유하라고 권했다. 국채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 정치 불확실성 확대는 금 가격 상승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장기적인 재정 지속가능성 우려와 주식 편중 해소 수요도 장기 보유 근거로 들었다. 다만 국채 금리 반등이나 달러 강세 전환 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8. AI 관련주 타격 배경
삭소뱅크는 기술주와 AI주 타격이 컸던 이유로 고평가와 설비투자 부담으로 이미 시작된 AI 투자 재평가에다가 규제 심사 강화 우려까지 더해진 점을 지목했다. 민주당 주도 의회가 경쟁과 소비자·개인정보 보호, 모델 안전 문제로 AI 기업 조사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양당이 AI 주도권 유지에 이해가 같아 반(反)AI 정책으로의 전면 전환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미국 뉴욕 중간선거 사전투표 첫날 투표소에 설치된 'VOTE HERE' 안내판 [사진=블룸버그통신]
삭소뱅크는 의회의 규제 심사 강화가 데이터센터 사업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 소비와 수자원 사용, 인허가 관련 심사가 엄격해지고 주민 반대가 겹치면 공사비가 늘고 완공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AI 안전 기준과 독립적 모델 평가, 개발사 책임 체계가 도입될 가능성도 거론했다. 투자자들도 AI 인프라의 자금 조달력과 이익 전망을 엄격히 따질 수 있다고 봤다.
9. AI 설비투자 사이클 향방
삭소뱅크는 AI 산업이 투자 확장 국면에서 수익성 국면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기업들은 연산 능력과 AI 인프라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주식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제 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때 확장 비용의 부담 주체와 부채 규모, 신규 설비의 매출 전환 기간, 공급망 내 이익 배분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다음 단계에서는 AI로 생산성과 이익률을 높이는 AI 활용 기업을 우선하고 업계 대표 기업은 선별 편입하라고 권고했다. AI 활용 기업은 인프라 비용을 홀로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플랫폼과 연산용 칩·메모리 공급사는 재무가 견조해도 밸류에이션 축소를 피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 개발사와 차입 의존형 연산 자원 공급사는 자금 조달·전력·규제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10. 기술주 대응
삭소뱅크는 기술적 지표가 단기 반등과 변동성 장기화 가능성을 함께 나타내는 만큼 우량 자산을 단계적으로 선별 편입하라고 주문했다. 개표 직후 나스닥100 선물의 RSI(상대강도지수)는 과매도 판단 기준선인 30에 근접했다. 반면 장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해 추세 이탈에 따른 기술적 매도와 공매도가 늘 수 있다고 봤다. 삭소뱅크는 오는 17일(현지시간)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을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11. 해외 시장 분산 필요성
삭소뱅크는 분산을 확대하되 미국 주식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의 기술 주도권과 수익성은 정치 교착 상태에서도 유지된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고평가된 대형 기술주가 초과수익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의문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분산 대상으로는 중국 기술주와 대형 기술주 외 미국 우량주, 헬스케어, 중기물 채권과 금을 제시했다.
12. 점검 사항
투자 심리 반전 조건으로는 대형 기술기업의 설비투자 이익 전환과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 정책 불확실성 완화를 제시했다. 고용·성장 지표가 견조하면 정치 교착 상태에 따른 경기 약화 전망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차기 의회가 AI 투자에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규제 위험에 따른 주가 할인 폭도 줄 수 있다고 봤다.
삭소뱅크는 연말까지 정치 교착 상태가 예산·부채한도를 둘러싼 양당 충돌로 비화할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회 위원회 조사와 각 주의 데이터센터 신규 규제도 다음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채 금리 하락의 원인도 점검 대상으로 제시했다. 물가 기대 개선과 성장 기대 악화 가운데 어느 쪽에서 비롯됐는지에 따라 주식과 회사채 시장이 받는 영향이 달라서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11-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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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작전구역 오만 남방까지 넓힌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해역까지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1대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전력을 추가 파견한다.
파견 인원은 75명 늘어 395명 이내가 된다. 파견 기한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2009년 부대 창설 이후 고정익 항공기 편입은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백브리핑에서 "다음 주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올해 말까지는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파견 임무는 12월 31일 끝난다. 임무에는 '항행의 회복 지원'이 새로 추가된다. 증원 내역은 EOD 30명, 초계기 45명이며 대부분 간부다. 무인 전력은 수상정과 잠수정 각 2세트로, 소해함은 보내지 않는다.
청해부대 왕건함(DDH-978)이 고속단정(RIB) 3척과 함께 해상 기동을 하고 있다.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오만 남방 해역까지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등을 추가 파견하는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사진= 해군] 2026.11.05 gomsi@newspim.com
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해적이다. 소말리아 해적 활동은 2025년 11건에서 올해 현재까지 36건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연합 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로 쏠린 공백을 파고들었다는 설명이다. 호르무즈 봉쇄로 홍해행 선박은 7~8배 늘었다. 후티와 사우디의 교전 탓에 청해부대 작전 구역은 600여마일에서 300여마일로 줄었다.
거점은 지부티가 유력하지만 확정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동의안 제출 뒤 지부티와 협상하고, 국회 동의와 지부티 협의가 끝나면 초계기를 사흘가량 준비해 보낸다는 계획이다. P-8의 작전 반경은 1200마일, 임무 시간은 4시간이다. 국방부는 "현재 능력으로는 이란 탐지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쟁점은 호르무즈 연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전쟁 불개입'을 첫 원칙으로 내걸고 "호르무즈와 전혀 관계없다"고 했다. 그러나 EOD와 무인 소해전력 파견에 대해서는 "허용적 환경이 될 때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부분도 고려했지만 주는 아니다"라고 했다.
'허용적 환경'은 미국·이란 종전이나 양측 양해각서(MOU) 체결로 항행의 자유 작전이 시작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실제 호르무즈에 투입할 때는 새 동의안을 받겠다고 했다. 현재 호르무즈 일대 기뢰 작전은 미국만 수행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지휘권은 합참의장이 갖는다. 국방부는 '독자 지휘체계'를 4대 원칙의 하나로 제시했다. 다만 청해부대가 연합 작전과 담을 쌓아온 것은 아니다. 연합해군사 대해적작전부대(CTF-151)는 연합해군사(CMF) 예하 부대이고, CMF 사령관은 미 해군 중부사령관과 5함대사령관을 겸하는 미 해군 중장이다.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 개념도. 정부는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해역까지 임무구역을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1대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구역 경계는 대략적으로 표시했다. [이미지= AI 생성] 2026.11.05 gomsi@newspim.com
한국은 2010년 이범림 준장이 처음 CTF-151을 지휘했고, 2023년에는 고승범 준장이 지휘한 집중 작전에 청해부대 이순신함이 참가했다. 올해 8월 23일에는 윤현우 대령이 영국 해군으로부터 CTF-151 지휘권을 넘겨받았다.
그럼에도 이번 국방부 기자실 백브리핑에서는 P-8과 EOD의 CTF-151 편입 여부가 다뤄지지 않았다. 미군과의 감시·정찰 협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국방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만 답했다. 다만, 정보 공유는 관련국과 수시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은 먼저 이 길을 갔다. 일본 해상자위대 P-3C는 CTF-151 사령부와 조율해 초계 구역을 정하고, 수집 정보를 관련 기관과 공유한다.
'독자 지휘'에는 전례가 있다. 2020년 1월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오만만과 아라비아만까지 넓히면서 미국 주도 호르무즈 호위연합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의 통제 대신 한국군 단독 지휘를 택했다. 대신, 바레인에 있는 호위연합 본부에 연락장교 2명을 보냈다.
당시 이 결정은 미국의 요구에 응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지키려는 절충으로 해석됐다. 일본도 같은 시기 원유 수급과 대미·대이란 관계를 함께 고려해 호위연합에 불참하고 독자 정보수집 활동을 택했다. 이번에도 국방부는 영국·프랑스 주도 이니셔티브에 연락장교를 파견했고, 이란에는 "우리를 비난하거나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2024년 10월 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해군 P-8A 해상초계기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다. 정부는 청해부대에 P-8 1대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청해부대에 고정익 항공기가 편입되는 것은 2009년 창설 이후 처음이다. [사진= 뉴스핌DB] 2026.11.05 gomsi@newspim.com
미국의 반응은 변수다. 국방부는 미측이 원하는 호르무즈 기여와 거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한미 소통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했다. 교전규칙은 합참이 보완 중이며, 초계기에는 섬광탄 등 자체 보호 장비를 싣는다. 증액 예산은 예비비 등으로 충당한다. 이순신함 교체 때 증강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검토 안 했다고 말한 적 없다"고 답했다.
국회 통과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4일 기자회견에서 작전구역 확대를 "묘수가 아니라 꼼수"라고 규정했다. 그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며, 한 번 넓힌 작전 범위가 추가 요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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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5 10: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