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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버냉키, "말 한마디에 너무 많은 것을 읽으려 하지 마라"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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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파워풀한 브로커와 테니스를 즐겨치던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과, 주니어 스탭들과 어울려 농구를 즐기거나 함께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는 버냉키. 이런 성향의 차이가 정책결정 방식에 대한 견해차로 분명히 드러나고 있으며, 연준이라는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정책기구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에 중대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중이라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냉키 신임연준의장이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책의사 결정과 물가안정목표제 도입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추진하면서 금융시장과 연준의 대화에도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1면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그린스펀시대에만 해도 연준의 의사결정은 그린스펀 전 의장이 금리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러한 입장에 대해 동의 여부를 밝히는 식이었지만, 버냉키는 다른 정책결정자들이 충분히 논의를 거치게 한 뒤 마지막에 자신의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미묘하면서도 중대한 변화를 이끄는 중이라고 한다. 그린스펀은 연준이 의회에 중기 경제 및 물가전망보고서를 제출할 때에는 자신의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지만, 버냉키는 그렇게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변화다.

◆FOMC의 중대한 변화: 투명성 제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연준 정책결정 단위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내부적인 변화는 사실상 세계의 중앙은행 역할을 자임하는 연준이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그린스펀 의장의 '모호하지만 결정적인' 한 마디에 죽고 살던 시장도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연준이 개인화를 지양하고 좀 더 민주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정책단위로 거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폴 볼커(Paul Volker)와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과 마찬가지로 세계경제사에 일획을 그으려는 야심을 가진 버냉키는 과거 한대 연준의 정책성공이 이전 의장 두 사람의 개인적인 성향에 너무 크게 의존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있다.

이에 대해 버냉키의 오랜 지기이자 현재 뉴욕대 교수인 마크 거틀러(Mark Gertler)는 "버냉키는 통화정책이 의장의 결단보다는 연준이라는 제도 전체의 결정으로 받아들여 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소개했다. 이 같은 주장은 오랜 학문적 연구의 결론이자 그린스펀 하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실제 연준이사로 재직하면서 그가 실천적으로 내린 결단이기도 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더구나 버냉키가 연준의장이 된 이후에도 그는 시장이 연준의장의 말 한마디에 얼마나 난리법석을 떠는지 생생하게 경험한 바 있다. 지난 4월 의회 증언 이후 사석에서 "시장이 내 말을 오해하고 있다"고 한 마디 날린 것 때문에 시장은 온통 요란하게 울어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만 그린스펀이 너무나 강력한 인상과 성공을 남겼기 때문에 버냉키의 이 같은 변화시도는 매우 어려운 것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필이면 인플레 압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동시에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어려운 시점에 의장직을 물려받은 그로서는 경제 및 물가경로와 정책경로의 불투명성과 싸우느라 그린스펀의 그늘을 벗어나기가 더욱 어려웠다. 신문은 아마도 버냉키의 견해로는 좀더 '투명한' 연준이란 말을 더 많이 자세히 해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체계적이고 특수한 정보의 제공, 특히 연준의 정책목표와 관련된 물가 및 그 전망에 대한 먹을 거리를 더 제공하는 것에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방식은 연준이 물가전망과 목표에 확신을 보임으로써 경제주체들이 인플레기대치를 높이지 않고, 결과적으로 연준 또한 금리를 급격히 움직이지 않고서도 좀 더 쉽게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 수준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버냉키는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좀 더 자주 성장 및 고용 그리고 물가전망을 발표하는 것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금융시장은 연준의장을 포함해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날 자넷 옐렌(Janet Yellen)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준이 추가긴축 성향을 고수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미국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또한 그녀가 자신들이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인플레 압력이 생각보다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한 점에도 주목한 바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 투명성 전략의 위험성: 중앙은행 신뢰도 훼손 가능성


그런데 이 같은 버냉키 의장의 전략에도 분명히 위험은 존재한다. 만약 연준의 전망치 반복적으로 틀리거나 당초 기대한 정책목표를 제대로 달성하는데 실패한다면, 중앙은행의 신뢰가 잠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금융시장은 더이상 연준의 정책결정을 믿으려하지 않을 것이고, 연준이 추가로 제공하는 정보는 시장에 더욱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실 버냉키의 전략은 그 동안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있다. 이전에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불필요하게 변동성을 초래하거나 연준의 정책경로 변경 능력을 침해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투명성의 가치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볼커 의장은 때때로 시장을 놀래키는(surprise the maket) 방식이나 "건설적인 불확실성"을 좋아했다.그러나 볼커의 뒤를 이은 그린스펀 의장은 의사결정 이후에 정책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아가 다음 번 정책결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좀 더 민주적인 절차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중앙은행의 경제 및 금리에 대한 견해가 항상 불확실성과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은 이 같은 부분을 무시하고 과도한 믿음을 통해 과잉반응하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그린스펀은 "소리나는 것보다 작게 말하라"며 '모호한' 발언을 즐겨했다.

결국 연준 정책결정자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는지, 컨센서스는 무엇인지 확실치 않았기 때문에 시장은 이 모호한 그린스펀의 한 마디에 목숨을 걸었던 셈이다. 연준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을 좀더 민주화한다는 것은 세계경제가 요구하는 미국 중앙은행의 강력한 지도력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문제라고 폄하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한 사람의 결정이 낳을 수 있는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식일 뿐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중이라고 WSJ는 소개했다.

◆ 금융시장, 그린스펀식으로 버냉키를 해석하면 안 된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버냉키의 이 같은 변화를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가 최근들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중이라고 한다. 일례로 핌코(PIMCO)의 중앙은행 관측전문가인 폴 맥컬리(Paul McCulley)는 지난 4월 버냉키의 의회증언이 1995년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과 비슷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맥락에서 의중을 읽어내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정책금리가 동결되거나 인하될 때 나올 수 있는 발언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믿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었다고 보면서 한편에서는 인플레 기대치를 높여잡고 있었다. 버냉키가 사실상 '온건파'적인 성향을 지닌 것 아니냐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며칠 후 버냉키는 "시장이 나를 오해했다"는 사석의 발언이 CNBC 여성앵커인 바티로모의 입을 통해 공개되자 시장은 뜨거운 불에 덴듯 펄쩍뛰었다. 물론 곧바로 이 같은 방식이 미칠 손상을 예감한 버냉키는 태도를 바꾸었다. 하지만 6월에 채권시장협회와 미팅을 제안한 버냉키는 여전히 엇갈린 신호를 내보내면서 시장과의 대화에 어려움에 봉착했다. 채권딜러들은 그에게서 금리향방에 대한 열쇠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버냉키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다음날 시장에서는 버냉키가 50bp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식의 소문이 나돌았고, 시장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버슈팅하는 것 아니냐는 불평을 내놓았다.

맥컬리는 사실 자신은 그린스펀 의장 하에서의 강한 경험을 토대로 버냉키의 증언을 해석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버냉기의 언급을 해석하려면 몇몇 문구에 집착하지 말고 전체적인 주장을 따라갈 필요가 있는 듯 하다"고 술회했다. 결국 최근들어 금융시장은 버냉키에게 좀 더 확신을 가진 모습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완만하고 주택경기가 하락하자 인플레 기대가 안정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 이미 시작된 변화


연준은 시장과의 의사소통 전략에서도 투명성 면에서 상당한 변화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버냉키는 도널드 콘 이사를 부의장으로 선출하면서 의사소통을 담당하게 했으며, 물가안정목표제 도입과 연간 네 차례 전망보고서를 제출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의제로 올려둔 상태다.

이런 변화에 대해 몇몇 관계자들은 어려운 질문을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예를들어 연준은 어떤 목표치를 제출해야 하는지, 아니면 집단적인 의견일치를 도출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현재 제출하는 반기 전망보고서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혼재되어 있는 상태다. 그리고 연준이 물가안정목표치를 선택한다면, 이 수치 혹은 범위는 무엇이 될 것이며, 그 기준과 기간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도 쟁점이다.

한편 버냉키는 FOMC의 토론과 정책성명서 작성방식도 바꾸었다고 한다. 그린스펀은 초안을 미리 작성해두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버냉키는 회의참석자들이 서로 열띠게 토론하게 하고, 성명서 작성도 이 과정에서 함께 이루어지도록 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 풀(William Poole) 세인트루이스 연준총재는 "그 방식은 좀 더 완벽한 토론을 가능하게 했으며, 성공적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민주적 연준이란 형상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역할이 의결권 한 표 정도로 축소되도록 만들 것이며, 이미 그런 변화는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연준 내부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버냉키는 회의와 토론을 주관하고 이끌기는 하지만 다른 동료들의 의견에 모두 동일한 무게를 부여해 주고 있으며 특히 도널드 콘 부의장과 티모시 기트너(Timothy Geithner) 뉴욕연준 총재의 조언과 의사교환에 특히 의존하고 있다고.

버냉키는 또한 연준의 200여명에 달하는 경제학박사들로 이루어진 전문 스탭들을 배양하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는 중이다. 그린스펀은 이들 스탭들이 자신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면서 그들의 의견을 메모로 전달하는 방식을 선호했지만, 버냉키는 종종 주니어 이코노미스트들과 점심을 같이하거나 카페에서 담소를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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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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