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국내외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의 올해 하반기 콜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예측과 분석을 담았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김승현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김재은 SK증권 이코노미스트,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 서철수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 오상훈 중소기업연구원 경제분석팀장,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 임지원 JP모건 이사, 전종우 SC제일은행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 등 모두 10명(가나다, ABC순)의 이코노미스트가 참여했습니다. 한국 통화정책을 진단 조망하고 경영, 정책, 투자 등 의사결정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하반기 콜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이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경제 리얼타임 뉴스 뉴스핌(Newspim)이 국내외 금융기관 소속 1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명이 올해 하반기 금통위에서 한차례 콜금리가 25bp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고 1명은 최대 두차례까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콜금리 인상 시기는 6명이 8월을 예상했으며 나머지 2명은 4/4분기 중으로 관측했다. 응답자중 2명은 하반기 콜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 콜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동결할 것이란 전망보다 8대2로 나타난 것이다. 뉴스핌이 지난 8일 금통위가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직후 1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콜금리 설문조사에서는 동결전망이 인상보다 6대4로 우세했었다. 2주일만에 하반기 콜금리 전망이 동결에서 인상으로 급하게 기운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이성태 한은총재가 저인플레이션 하에서의 과잉유동성을 우려된다면서 통화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 필요성을 잇따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의 경기관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초점이 바뀔 수 있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SC제일은행의 전종우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8월에는 지난 5월 이후 인플레가 지속적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인 차원에서라도 금리인상 조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증권 최석원 채권분석팀장은 "8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으며, 8월 이후 경기 호조세가 이어질 경우 한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금리문제는 단순히 부동산이나 경기 차원보다는 '저금리의 정상화' 차원에서 이해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기업연구원 오상훈 경제분석팀장은 정책당국의 무게 중심이 경기 둔화쪽으로 점차 이동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2/4분기 이후 경기가 꺾이면 금리인상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반기 경기하강 우려나 콜금리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할 때 경기 방어적인 관점에서 통화정책은 중립적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지난 8일 콜금리 목표를 연 4.25%로 넉달 만에 0.25%포인트 추가로 올렸다. 이는 2002년 5월(연 4.25%)이후 4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로써 콜금리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올해 2월에 이어 이달까지 8개월 동안 0.25%포인트씩 네차례에 걸쳐 1.0%포인트가 인상됐다. ≪ 이코노미스트별 전망 ≫ ▶ 우리투자증권 김승현 이코노미스트: 콜금리 8~9월께 25bp 인상 예상 최근 한은이 공격적으로 전환시도를 하지만 공격적인 인상은 어렵다고 본다. 8, 9월되면 물가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상할 것 같다. 물론 예상보다 내수경기 회복속도가 빨라지면 두번까지도 가능하겠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 SK증권 김재은 이코노미스트 : 콜금리 8월 25bp 인상 예상 한은은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금리 인상 타이밍을 보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경제 펀더멘탈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지금 경제 펀더멘탈의 상황이 나쁘지 않은데다 계속 완만하게 갈 것이다. 특히 이성태 총재는 통화지표의 기준이 되는 물가기준을 개선하겠다는 의중을 나타냈다. 물가지표를 타이트하게 가져 가면 현 상황에서도 인플레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지난달 물가 상승압력 나타났는데 6월에 확대될 경우 7월에 연속으로 콜금리를 올릴 수도 있겠지만 이럴 경우 한은의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콜금리 인상시기는 빠르면 8월쯤이 될 것이다. ▶ 미래에셋증권 류승선 이코노미스트: 콜금리 8월 25bp 인상 예상 국내 통화정책은 다분히 미국 FOMC 결과를 추수할 가능성이 높아 8월 FOMC까지 그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콜금리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경우 7월 보다는 8월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이후 보다 뚜렷하게 확인될 경기지표에 따라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거의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대우증권 서철수 이코노미스트: 콜금리 동결 예상 한은은 장기적으로 유동성 과잉 관리라는 과제를 해결해 가려 하겠지만, 중기적으로 경기싸이클이 뒷받침 되어 주지 못한다면 콜금리 인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완만하나마 실물경기가 하강 싸이클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따라서 향후 콜 금리 인상은 다음 번 경기싸이클이 상승국면으로 진입한 후(내년 하반기)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중소기업연구원 오상훈 경제분석팀장: 콜금리 동결 예상 한국은행이 경제 전망에 대해 아주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으나 3/4분기 이후 전분기비 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아직 경기가 좋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정책당국의 경기 전망이 '후행적'이고, 2/4분기 성장률이 나오는 시기 쯤에는 일시적 조정 정도로 평가하지 않을까 한다. 정책당국의 무게 중심이 경기 둔화쪽으로 점차 이동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2/4분기 이후 경기가 꺾이면 금리인상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기 둔화 압력과 인플레 압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나, 인플레 압력은 기조적인 현상이 아니라 반사적이고 일시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로 갈수록 통화정책의 초점은 인플레나 과잉유동성 문제보다는 경기쪽으로 무게중심이 바뀌고 통화정책의 여지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경기하강 우려나 콜금리 인상에 따른 중기-서민 경제의 부담을 생각할 때 경기 방어적인 관점에서 통화정책은 중립적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 현대증권 이상재 거시경제팀장: 콜금리 4/4분기 25bp 인상 예상 경기 급락 우려감 등이 있어 3/4분기에는 콜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4/4분기에는 경기 급락에 대한 우려감이 불식되고 확장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당국 역시 중립 수준의 금리를 상한선으로 상승하기를 원하고 있어 경기 흐름에 좌우될 것이지만 4/4분기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 굿모닝신한증권 이성권 연구위원: 콜금리 8월 25bp 인상 예상 이성태 한은 총재가 최근 콜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하고 있는데다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또 한은은 여전히 경기 상승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부동산 가격 안정도 강조하고 있다. 다만 7월에는 시장의 충격을 감안, 두달 연속 콜금리를 인상하기 힘든 상태고 8월에는 금통위 이틀전에 열린 FOMC의 움직임을 보고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 JP모건 임지원 이사: 콜금리 4/4분기 25bp 인상 예상 7월과 8월에는 콜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고 4/4분기는 돼야 인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표가 좋으면 9월에 인상할 수 있으나 지표가 그렇게 좋을 것 같지는 않다. 당분간 관망모드로 들어가서 경제지표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 SC제일은행 전종우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콜금리 8월 25bp 인상 예상 5월 이후 인플레 압력이 누증되고 있다. 근원인플레가 5월부터 상승했고 지방선거 이후 6월부터 공공요금 인상 등이 이어지고 있다. 7월의 경우 5월 이후 물가상승이 6~7월까지 확대되는 것을 살필 것으로 보여 콜금리 동결 가능성이 있으나, 8월에는 5월 이후 인플레가 지속적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인 차원에서라도 금리인상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6월 환율불안과 고유가에 대한 불안이 있으나 시장의 기대보다 경기에 대해 정책당국이 낙관하고 있는 등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시장과 당국간 시각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하반기의 경우 내수가 그럭저럭 유지되는 가운데 수출 증가가 둔화되면 GDP 성장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반면 내수쪽으로는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 금리인상 시그널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8월 콜금리가 4.50%로 인상되면 그 이후에는 대외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금리인상보다는 관망쪽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수출의 선행지표로 작용하는 미국 경기가 다소 둔화되고 있고, 특히 4/4분기에는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한화증권 최석원 채권분석팀장: 콜금리 8월 25bp 인상 예상, 이후 경기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 배제 못해 현재의 금리수준이 너무 낮아 금리인상은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 그러나 MMF 자금 이탈 등 금융기관들의 단기자금 운용 곤란 등 자금이동이나 정책당국의 보수성 등을 고려하면 6월에 이어 7월에 연속해서 올리는 게 부담일 수 있다. 따라서 7월보다는 8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8월 이후 경제지표에 달렸지만 경기 호조세가 이어질 경우 한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현재의 금리문제는 단순히 부동산이나 경기 차원보다는 '저금리의 정상화' 차원에서 이해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지만 저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주택가격 상승이나 초과 대출, 위험자산 보유비중 확대 등이 나타났다. 또 이런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한계기업들이 생존을 연명함에 따라 이른바 '좀비코퍼레이션'이 발생해 '돈먹는 하마'가 되고, 경기 악화시 금융기관의 부실이나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확대되면서 경제 및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훼손할 장기 우려도 있다. 또 현재의 금리인상 기조가 단순히 경기 과열에 따라 수요를 억제하는 차원에서 빚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미국의 경우 16번째 금리인상 이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피력하자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는 등 서서히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네차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출 증가가 지속되고 회사채 가산금리도도 여전히 낮은 등 금리인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저금리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한편 통화당국 역시 금리인상의 시기나 범위 선택을 적절하게 수행함으로써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 [뉴스핌 Newspim] 김종수·민병복·이기석·홍승훈·양창균 기자 js333@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사진
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