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DF시장의 역사적 이해 NDF시장(엔디에프; Non-Deliverable Forward Market)하면 IMF 외환위기가 떠오른다. 그전에도 있기는 했지만 NDF시장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때였기 때문이다. 특히 태국 등 아시아 외환위기가 이른바‘전염효과’속에 확산되는 한편 한보그룹를 비롯해 재벌들의 줄부도가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기아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금융개입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국가신용등급이 추락, 급기야 국가부도사태로 비화됐던 와중에 외환시장과 NDF시장이 있었다.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위기과정에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자 이를 막기 위해 정부의 달러매도개입이 급증했고, 외국은행들이 국내은행들에 빌려줬던 외화차입금에 대해 대거 회수에 나서면서 한국은행이‘특별계정’(Special Window)으로 은행에 구제금융을 줬던 것이 외환보유액을 고갈시키는 사태를 불어왔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현물시장은 물론 국내 선물환시장과 역외 NDF시장을 통해 달러매도 개입한 것이 만기가 도래하면서 급격하게 달러/원 환율을 급등시키는 ‘악의 부메랑’이 됐고, NDF 등 개입의 부작용이 세계로 전파되면서 금융시장이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빠졌던 일은 한국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서도‘잊을 수 없는 역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NDF시장은 한국에게는 좋지 않은 인상으로 남아있고 정부의 시장개입의 역기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 지난 IMF 청문회 당시 정부의 NDF 개입이 외환위기를 증폭시켰다는 국회의원의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정부 당국자는 “NDF시장을 아는 사람은 정부 내에서도 한 두명 정도 될라나‘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국내에는 NDF 시장이 생소했고 거기에 개입하는 것이 어떤 역효과를 불러오는 지도 가름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랬던‘ NDF시장이 이제는 매일같이 외환기사에 등장하고 홍콩, 싱가폴, 런던, 뉴욕으로 역외시장의 외연이 확대되는 한편 국내에서도 서울외국환중개나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NDF거래가 본격적으로 중개되기 시작하는 등 역내화하면서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자들도 국내 NDF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국내외 리스크 관리 환경이 개선되면서 국내 외환시장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내시장의 외국인 참여 비중이 커지는 금융자본자유화 시대에 국내외간 자금흐름상의 충격을 원활히 흡수하고 외환정책운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NDF시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한다.
(2) 발생배경 NDF거래의 발생원인은 외환시장의 규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특정국의 통화가 국제화되지 않아 해외에서 유통되지 않는 가운데 각종 외환규제가 존재할 경우 이러한 제약을 초월하면서도 원하는 목적(헤지나 투기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이 필요해서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NDF시장은 거래되는 통화의 중앙정부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생겨난 것이며 그 거래에도 중앙정부의 의도나 개입이 먹혀들 여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NDF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통화로는 한국원화(KRW),태국바트화(THB), 필리핀페소화(PHP), 대만달러화(TWD), 말레이시아 링기트화(MYR) 등이 있고 발생초기에는 싱가포르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프랑크푸르트, 런던 및 뉴욕 외환시장 등에서도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3) 거래동기 역외에서 비거주자들이 NDF거래를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그 동기를 찾을 수 있다. 첫째는 동 거래를 이용하여 환차익을 획득하기 위한 투기거래이다. 비거주자들은 환차익 획득을 위해 수시로 단기물 NDF 매매거래를 하는데 일반적으로 비거주자들은 달러/엔 환율변동을 매매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즉, 달러/엔 환율 상승시에는 역외에서 NDF 매입우위를, 달러/엔 환율 하락시에는 NDF 매도우위의 거래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간의 높은 수출경합관계 등의 영향으로 비거주자의 NDF 매입시 달러/원 환율이 추가 상승하게 되므로 동 거래에 따른 환차익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국내 주식 등 원화자산에 투자함에 따라 발생하는 환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헤지거래이다. 가령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비거주자의 경우, 원화환율이 주식투자 당시에 비해 상승하면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손실을 입게 되므로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NDF를 매입함으로써 환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최근 NDF거래 추이 제1단계 외환자유화조치 시행시점인 1999년 4월에 국내 외국환은행과 비거주자간에 달러/원 NDF거래가 전면 허용된 이후 거래규모는 현재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왔다. 즉 2000년중 일평균 4억달러 수준이었으나 2002년중에는 일평균 6.7억달러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특히 2002년 하반기 들어서는 일평균 7-8억달러로 더욱 확대되었다. 이는 2002년 하반기 들어 달러/엔 환율의 변동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역외 비거주자가 환차익 획득을 위하여 거래규모를 늘린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1/4분기 중에도 환율변동이 커지면서 일평균 거래규모가 10.8억달러에 달함으로써 증가추세가 가속화 되고 있다.(표1참조)
또한 국내 외국환은행의 NDF 거래비중(잔액기준)을 보면 최근 국내은행들이 외환수익 창출을 위해 거래에 적극 참여함에 따라 그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2000년말 14.2%에서 2002년말에는 36.5%로 2003.3월말에는 41.5%로 확대되었다. (5) 원화환율에 미치는 영향 비거주자와 국내 외국환은행과의 NDF거래는 달러/원 환율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비거주자가 달러/원 NDF를 매입하는 경우 비거주자와 반대매매거래를 하게 되는 국내 외국환은행은 NDF매도에 따른 매도초과포지션(over-sold position, short-position) 상태가 되므로 환리스크에 노출되게 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은행은 외환시장에서 현물환을 매입함으로써 종합포지션을 스퀘어(square) 상태로 만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현물환에 대한 매입수요가 증가하므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게 된다. 반대로 비거주자가 달러/원 NDF를 매도하는 경우 비거주자와 반대매매거래를 하게 되는 국내 외국환은행은 NDF매입에 따른 매입초과포지션(over-bought position, long-position) 상태가 되므로 환리스크에 노출되게 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은행은 외환시장에서 현물환을 매도함으로써 종합포지션을 스퀘어(square) 상태로 만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현물환에 대한 매도수요가 증가하므로 달러/원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게 된다. [Fist Global 이석재 외환사업본부장] ericlee10sj@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