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더블딥(double dip)인가지난 3월말 이후 미국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이면서 미국경제회복 속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었다. 최근들어서는 실물경제 회복의 견인차인 소비가 증시 침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맞물리며 둔화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엔론의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 기업들의 회계부정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미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고,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미국발 세계금융위기와 미국경제의 '더블딥(double dip)'를 경고하고 있다.미증시 침체로 세계증시가 동조화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경제의 중심축인 미국경제의 실물지표까지 악화된다면 지난해 9.11테러사태 이후 살아나고 있는 세계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미국경제가 지표상으로 하강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경기회복 강도가 위축된 것으로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위축 심리가 지속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기업 실적부진, 증시하락, 소비자 심리 위축, 생산 감소, 국제 투자자금의 미국 이탈, 미 증시 추가 하락 등의 악순환이 초래된다면 세계증시 침체와 함께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미국경제가 최악의 시나리오인 '더블딥(doule)'을 맞이하겠는가?미국경제는 금년 3월까지 9.11테러사건의 충격이 진정되면서 주요 지표가 호전되는 가운데 주가상승 등으로 조기회복 기대감이 높았었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11차례에 걸쳐 금리인하를 단행했던 미국의 연방준비이사회(FRB)도 3월 19일 200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통화정책여건을 경기부양 필요성에서 경기둔화와 물가상승의 위험성이 병존하는 중립으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3월말 이후 그동안 호조세를 지속하였던 소비 및 주택건설 관련 일부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도는 등 경기회복속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3월말 이후의 미국의 경제지표는 전기대비 호전지표보다 둔화지표가 더 많아지면서 작년 하반기 회복세로 돌아선 미국경제가 다시 침체로 빠져드는 ‘더블딥’(double dip) 우려까지 낳았다. 특히, 금년 1/4분기 GDP성장률이 예상외로 급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 금융시장에서는 주가, 금리 및 달러 가치가 다같이 하락세를 보이자 IMF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모건스탠리는 미국경제의 더블딥(double dip)을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의 실물경제는 양호한가미국의 경제동향보고서인 6월 베이지북(Beige Book)은 “미국의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나 지역간 불균형 성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FRB가 지난 3월 베이지북에서 미 경제가 모든 부문에 걸쳐 견실한 회복을 보이고 있다고 낙관한 것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미국의 경제지표는 3월말 이후부터 호전지표보다 둔화지표가 더 늘고 있는 상황이다. 금년 1/4분기 GDP성장률은 작년 4/4분기 1.7%에서 크게 증가한 5.6%을 기록하였다. 미국기업들의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ISM지수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모두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50선을 넘어서 경기확장 국면을 보여주었다. 제조업 생산 증가, 재고감소 둔화, 가동률상승, 개인소비 및 소비자 신뢰지수 호전, 노동생산성 향상, 실업률 하락 등 소비 및 생산활동도 꾸준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6월 25일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미국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6.4로 지난달보다 하락했지만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6.0에 비해선 소폭 상회하였다. 또한 5월 기존주택판매는 575만건으로 전달에 비해 0.3% 감소했지만 월가의 예상치인 569만건에 비해선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5월 신규주택판매도 전월대비 8.1% 증가한 103만건을 기록하면서 미국의 주택경기가 여전히 활발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그러나 1/4분기의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기업 재고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고 미 GDP중 2/3을 차지하고 있는 소비지출이 주가하락 등으로 둔화될 전망이어서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5월 소매지출이 전월보다 0.9% 급감하였고,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가 90.8로 전월(96.9)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6월 25일 발표한 미국의 6월 Conference Board 소비자 신뢰지수는 고용시장 부진, 기업 신뢰도 하락, 주식시장 약세, 중동 등의 지역 긴장 고조 등으로 106.4로 하락하여 월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였다. 또한 지난 4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350억달러를 기록, 월간 적자규모가 11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흔들리는 미국 금융시장정작 우려할 상황은 미 금융시장의 침체이다. 미 증시는 6월 들어 연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6월 첫째주 후반의 Intel 쇼크 영향, 제약주 및 생명공학주의 약세반전, 그리고 경제지표의 부진 등이 주가를 큰 폭으로 하락시켰다. 여기에 국제정세 불안, 추가테러 우려, 기업회계문제 등 경제외적 요인들도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이탈 요인이 되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9,100선으로 내렸고, 나스닥지수도 주중에 1,500선을 하향 돌파하였다. 6월 25일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9,126.82p와 1,423.99p를 기록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전년말 대비 8.93%를 나스닥지수는 26.99% 하락하였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1970년 이래 반기 기준으로 가장 큰 하락폭(15%)을 기록하고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도 마찬가지여서 미 증시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미달러화의 약세도 6월 들어 두드러졌다. 지난 1955년 4월 미달러화 가치를 부양하기 위한 역플라자 합의 이후 지속되었던 강한 달러화 체제가 흔들리면서 달러화 약세 국면 진입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본지 6월호 커버스토리 참조). 지난 2월 엔/달러 환율이 135엔대로 근접하는 등 금년 초 여타 통화에 대해서 강세를 보였던 미 달러화는 4월부터 약세로 반전, 약세기조 전환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6월 들어 미 달러화 가치의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6월 25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당 0.9793달러로 마감하여 2년4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일본 엔화도 121.32엔을 기록, 금년들어 달러화에 대해 8.51% 절상되었다. 달러화가 이렇듯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확대일로에 있는 미 무역수지 적자와 함께 미 경제회복의 회복강도가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화 표시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14년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1.75%)하고 있는 미연방기금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마저 나도는 상황에서 미 금리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T/Bill(3개월) 금리는 25일 현재 작년말 수준인 1.73%를 기록하고 있으며, T/Note의 경우 5년물과 10년물이 각각 전년말 대비 0.25%p, 0.21%p 하락한 상태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보다 우려감이 많다고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미국 경제 연례보고서’를 통해 금년 1/4분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1,125억달러에 달하는 등 미국의 경상수지 확대가 달러화 가치하락을 초래하고 있으며 달러화 약세는 세계경제의 위협요소라고 경고하였다.
Double dip 판단은 시기상조, 소비 위축은 경계 대상지난해 9.11테러사태 이후 빠른 경제회복세로 자신감을 회복했던 미국이 IMF의 경고처럼 금융위기에 빠지게 될지 아닐지는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IMF가 주가하락을 경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엔론사태에서 드러난 회계조작 문제와 함께 최근 불거진 월드컴 회계조작에 따른 여파 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으로 보아도 전망은 밝지 않다.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경제가 금년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V자 또는 U형)과 조만간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보는 비관론(W형)으로 양분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년안에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상향 조정하였다. 지난 5월 초 전망치인 2.8%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금년도 미국 경제 성장률을 5월초(2.3%) 보다 상향 조정(2.7%)하였으며, 2003년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5%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주요 예측기관들은 2/4분기중 성장률이 다소 낮아지겠으나 이후에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견고하게 진행되더라도 금융지표와의 괴리가 지속되면 문제는 심각해 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경제가 다시 하락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더블딥(double dip)’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물경제가 나름대로 견고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은 실물경제의 악화 우려보다는 미 기업들의 잇단 회계부정과 이로 인한 투자자 신뢰도 저하 등에 기인한 것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된 지표들을 볼 때 경기회복세 강도가 약화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미 증시에 대한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이다. 최근 들어 미국 경제의 회복정도를 가늠하게 하는 소비관련 지표들이 위축되는 것은 우려할 상황이다.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지출이 현재까지는 미국경제를 지탱할 수준이나 소비위축 심리가 지속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기업 실적부진, 증시하락, 소비자 심리 위축, 생산 감소, 국제 투자자금의 미국 이탈, 미 증시 추가 하락 등의 악순환이 초래된다면 세계증시 침체와 함께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