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상존
하향 안정화 유지
채권수익률(금리)가 하향 안정화에 둥지를 틀고 있다. 지난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의 희석에 덧붙여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돌발변수는 아직 안개 속에 싸여 있다. 지난달 14개월만에 4%대로 진입한 금리는 대내외여건의 큰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소폭의 추가 하락과 반등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의 더듬이를 곤두세울 요인은 미국의 이라크 공습, 북한 핵문제 등 국제정세의 변화여부다. 경제외적인 요인이 시장을 좌고우면할 여지가 높은 한편 예측의 영역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 10명의 채권전문가를 대상으로 폴(poll)을 실시한 결과, 2003년 2월말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평균 5.03%로 조사됐다. 5%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견해가 양분돼 있으나 4%대 안착은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후 불확실성의 해소와 경기회복 등을 반영, 금리는 4월말 5.29%, 6월말 5.58%로 상향한 뒤 12월말에는 6%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정세의 불안, 판단의 키포인트
‘일촉즉발’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미국의 이라크 공습, 북한 핵문제 등 국제정세의 변동이 채권시장의 화두다. 뚜렷한 해법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모양새. 펀더멘털 여건이 기반을 제공한 가운데 금리 하락에 결정타를 가했던 ‘지정학적 리스크’는 대기권의 상층부에서 영향력을 가할 공산이 높다. 공습기간이나 시점의 지연시 리스크가 꼬리를 물고 늘어질 수도 있다. 예측의 영역에서 일단 벗어나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 작성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정세를 둘러싼 미미한 움직임이나 시그널이 금리를 요동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랍지역의 우기 등을 감안한 부시의 공격 명령이 하달돼 이라크 공습이 현실화될 경우 리스크는 약화될 수 있다. 이 경우 경기회복에 대한 판단과 경제지표 확인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절대수준의 부담 vs 안전자산 선호
4%대의 금리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외부 압력에 의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더라도 ‘초저금리’라는 심리적 장애물은 다른 요인의 압박이 가세하지 않는다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바닥 인식을 뚫을만한 모멘텀이 제공돼야 금리는 추가 하락을 할 수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판단은 유보적이다. 미국을 위시한 세계경제의 회복흐름의 장기화 우려는 금리에 일정부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지난 연말이후 물가 상승률이 3% 후반대의 높은 점을 감안하면 금리도 한 방향으로 하락하기는 어렵다. 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가 명확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가계대출 억제 등에 따른 경기둔화세가 연장된다면 채권에 대한 구애가 멈출 이유가 없다. 금리를 급반등 시킬만한 요인은 제한된 것.
수급호조 이어질까
채권 발행의 부진에 따른 수급장세도 아직 변화할만한 그림이 뚜렷하지 않다. 채권발행규모가 단기간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인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가계대출 억제책은 금융채 발행 증가세의 둔화를 가져왔고 자금은 투신사의 머니마켓펀드(MMF)로 환류, 시중자금은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된 상태다. 올해 국채 발행예정규모가 42조원에 이르고 있으나 오는 3월부터 발행조건이 변경되기 때문에 2월중에도 발행규모가 크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만 국고채 만기가 약 1조3,000억원, 회사채가 약 8조원으로 차환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기업들의 채권발행 수요가 는다면 수급불균형이 약간 해소될 여지가 있다. 또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경제 일정의 구체화로 부동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도 통안증권 발행 등을 통해 수급 조절에 나설 공간이 있는 상황. 중장기적으로 2/4분기 중반이후 예보채 만기에 대한 상환물량 증가도 예상, 수급호조는 완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