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환율 1,252.3원 예상연말까지 하향추세 지속, 연말 1,216원원/달러 환율이 본격적인 하락 추세에 몸을 맡기고 있다. 4월 중순부터 진행된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 가능성은 내재돼 있지만 상승 추세로의 반전 시나리오는 구겨진 상태다. 다만 이번달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급경사길에서 한박자 ‘숨고르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예상 밖의 강한 하락세는 단기적인 조정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중론. 지난달과 같은 추락은 자제될 수 밖에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 11명의 외환전문가를 대상으로 폴(poll)을 실시한 결과, 2002년 6월말 원/달러 환율은 평균 1,252.3원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환율 하락 추세의 연장선상에서 9월말, 12월말까지 환율은 점진적으로 1,229.1원, 1,216.4원으로 하향될 것으로 집계됐다. 방향성은 일단 아래쪽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하향 과정의 진행을 둘러싼 대내외 변수는 변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추세 전환’을 언급할 수 있는 여건은 사라졌다. 일부에서는 원화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판단하에, 이달중 1,200원대 초반까지 낙폭을 확대하고 연말까지 1,100원대 진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달 외환시장의 제반여건도 일단 국제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경기회복세의 진행속도와 과정, 수급상황 등을 곁가지로 치고 있다. 더불어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변수의 항목에 붙어있다. 달러화 약세골이 깊어지면서 엔화와 원화의 동반 강세 과정에서 양국이 동시에 불을 켤 가능성이다. 또 원화 강세가 수출 회복세에 일정부분 충격을 가할 경우 이를 완화할 장치가 가동될 수도 있다. 한편 월드컵대회를 맞아 부진한 거래량은 소폭 반등의 계기 제공과 함께 관광객을 통한 달러 공급요인의 확대가 환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상존하고 있다. 증시에서의 외국인 주식매매동향 등의 변수는 꼬리를 감췄다.
미국 달러화 ‘레퀴엠(진혼곡)’세계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약세 흐름에 원/달러 환율도 예외없이 포섭됐다. 미국 경기 회복의 강도와 지속성 여부를 둘러싼 회의감이 불씨를 지핀 달러화 약세는 다양한 악재들에 노출된 상태다. 미국은 지난 1/4분기 기대치를 상회한 5.8%에 이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4월중 소매판매액이 전달보다 1.2% 증가, 경기회복세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씻어내는 듯 했으나 이는 실업률 등의 다른 지표 등에 의해 묵살되면서 증시 약세가 이어졌다. 특히, GDP대비 경상수지 적자의 임계치 도달, 엔론사태이후 기업 신용위험 확대와 기업회계 관련 불법행위 등에 따른 미국 금융시장 위험 부각, 강한 달러 정책에 대한 의구심, 추가 테러 가능성, 해외 자본 유입의 감소 등의 악재에 직면해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일단 달러화가 약세 추세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경제의 성장지속성에 대한 회의가 확대된 반면 일본과 유럽 경기회복 지표 강화로 미국과의 성장률 격차가 축소, 엔화나 유로화 등 비달러 통화가 중장기적인 가치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경기회복세에 따라 추가 악화가 예상되고 이를 충당할 자본 유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달러화 약세 논리의 핵심이다. 거품낀 신경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식시장의 활황세 재연은 물 건너 간 것으로 평가돼 주식과 회사채 매입자금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또 정책금리가 더 이상 추가 하락이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 추가 금융완화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점에서 달러화 약세는 불가피한 정책수단인 셈이다. 다만, 최근 달러화 약세가 미국 경제의 침체가 아닌 회복세 지연에 기인하고 있음을 감안, 점진적인 약세를 보이는 연착륙이 예상되는 한편 반등 가능성도 깔고 있다.
일본경제에 대한 인식과 추가 하락 경계감이같은 달러화 약세 흐름과 함께, 일본 경제가 바닥을 탈출하고 있다는 인식이 엔화 강세를 유도했다. 국제 자본의 흐름이 ‘새로운 피난처’로서 일본을 선택하고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3개월 연속 경기판단 상향 조정 등의 조치가 상대적으로 일본 경제의 회복기미를 포장했다. 그러나 디플레 압력해소와 수출을 통한 경기회복의 유도를 바라고 있는 일본 정부 입장에서 엔화 강세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엔/달러 환율은 120엔대 밑으로의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원/달러 환율도 이에 맞춘 흐름이 예상된다. 국내 요인을 살펴보면 경기회복은 견조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4분기 GDP성장률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전년동기대비 5.7%를 기록, 수출 회복세를 바탕으로 2/4분기에는 6∼7%대 성장도 예상됐다. 다만 설비투자와 수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다소 둔화될 가능성으로 거시경제정책 기조는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본격적인 경기상승 국면의 진입과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의 견조함은 원화에 중장기적으로 우호적으로 지속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급격하게 진행된 원/달러 환율의 속도를 감안,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일정부분 자리잡는데다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고려한 정책적 배려도 예상된다. 이는 물가상승 압력과 달러화 약세에 근거한 수출에의 부정적 영향 축소,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감과 맞물리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