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이 내수 및 성장률 결과가 앞으로도 더욱 실망스런 결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으며, 당분간 한국경제가 '낮은 성장률 모델'을 유지하는데 급급할 수 있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로부터 제기됐다.샤론 램 및 앤디 시에 등은 11일(美 현지시간) 제출한 글로벌이코노믹포럼(GEF) 보고서("Korea: More Downside Surprises Likely ")를 통해 3분기 소비 및 성장률 결과가 예상보다 실망스러울 수 있다며, 이럴 경우 한국에 대한 성장률 전망을 크게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들은 가계 부채 및 경기불안감 등으로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및 한국판 뉴딜정책 등 경기부양책이 가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구조적인 개혁과 경쟁력 향상이 없을 경우 한국은 당분간 '낮은 성장률 모델'을 유지하는데 급급하게 될 것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했다.◆ 기대했던 내수회복 없어, 내년 경기침체 우려먼저 시에 등은 한국은 오랫동안 내수회복에 기대를 걸어왔으나, 그 결과는 실망스럽다는 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올 초부터 반등 조짐이 나타나던 소매판매는 지난 두 달간 증가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서비스산업의 매출 증가율이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통상 서비스매출이 개인소비 동향을 좀 더 잘 반영하기 때문에 이러한 매출 감소세는 3분기 소비 및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욱 실망스러울 것임을 시사한다고 시에는 지적했다.이들은 모건스탠리는 올해 하반기 한국의 개인소비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해왔지만, 이제 이런 기대는 후퇴했으며,개인소비는 2003년 1.4%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다시 감소세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게다가 그 동안 강세를 보여왔던 수출마저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으며, 한국 수출의 대들보 역할을 하던 중국이 내년부터 다소 급격한 위축양상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결국 한국의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한국경제가 실질적인 하락추세를 보일 것이란 위험이 증대되고 있으며, 아마도 내수가 더욱 위축된다면 한국경제는 실제로 경기침체를 경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시에 등은 경고했다.현재 모건스탠리는 한국경제의 2004년 GDP성장률을 4.65로, 2005년은 3.8%로 보고 있는데, 이는 모두 개인소비가 2004년에 0.1% 증가하고 2005년에는 3% 개선될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그러나 이런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압력은 실질화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보면, 통상 개인소비가 0.1% 포인트 감소하면 GDP성장률이 0.05% 하락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일단 3분기 GDP보고서를 본 다음에 한국 경제에 대한 모건스탠리의 성장률 전망치가 조정될 예정이라고 시에 등은 밝혔다.◆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의 한계한편 이들은 지금으로서는 경기신뢰도 하락, 가계부채 문제의 지속, 소득증가율의 둔화 그리고 고용시장의 어려움 등 여러가지 소비회복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많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재정 및 통화정책 상의 경기부양책이 낮은 수준의 성장모델을 유지시킬 수는 있겠지만, 현재와 같은 경기의 취약성이 쉽게 회복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시에 등은 정부의 경기부양 대책이 아직까지는 경기신뢰도를 개선시키는데 실패하고 있다며, 이런 정책의 구사는 환영할만 하지만 그 영향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무엇보다 먼저 소득세 절감에 따른 효과는 일부 노동자들에게만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노동력 중에서 정식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1/3이고 임시직이 1/3에 달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소득세 감축 규모는 GDP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둘째, 소득세 감축에 따른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는 가계의 막대한 빚 그리고 경기 불안정 때문에 절세에 따른 자금이 3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저축으로 다시 흡수되는 등으로 인해 생각보다 상당히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셋째, 특소세 절감은 전혀 잘못된 방향으로 전개됐다고 판단된다. 일반 소비자들은 소득감소 및 경기불안감 때문에 소비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LCD TV가격이 조금 내렸다고 다시 구매를 개시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넷째, 금리인하 역시 가계의 빚 부담 때문에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리하락으로 재융자는 증가하겠지만, 이는 다만 빚 부담의 해소기간을 연장할 뿐이다.◆ 경쟁력 확보 위한 구조적 개혁 필요 시에 등은 한국의 경제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고 또 경기고점이 예전보다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는 주로 제조업부문의 공동화 현상과 이에 따른 내수의 위축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따라서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무엇보다 시에 등은 저가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과 첨단기술을 자랑하는 일본 등 두 '고래' 사이에 끼어 질식하지 않고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이들은 한국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세계화의 수용, 산업 다각화, 해외투자 장벽의 완화, 시장메커니즘의 강화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위한 근로기준법의 현대화 등 많은 개혁 노력이 이어져아 한다고 강조했다.이런 개혁이 없는 재정 부양책 등은 단지 '낮은 성장률 모델'을 유지하는데 급급할 수 있을 뿐이라고 시에는 경고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