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급반등하며 1,160원을 단번에 훌쩍 넘었다.정부·외환당국이 하루종일 달러매수 개입에 나서면서 하루 12원 가까이 반등세를 보였다.이날 당국의 시장 개입은 일본의 공격적인 시장개입으로 달러/엔이 급반등했고 역외 선물환시장(NDF)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1,160원대를 회복한 것을 적극 활용, 레벨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당국의 공격적인 개입 속에서 환율이 급반등하면서 역내외 시장참여자들의 숏커버가 촉발됐고, 반면 수출업체들이 환율 상승을 적극 활용해 대량 매물을 내놓으면서 거래량도 4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했다.시중은행의 은행 딜러는 "당국의 개입이 최소 10억달러에서 15억달러 가량을 출회되는 등 개입 규모가 커 놀랐다"며 "역내외 숏커버가 일부 등장하고 있어 추가 개입이 지속된다면 좀더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64.10으로 전날보다 11.90원 급등, 지난 2월 9일 1,166.30원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원 선물 3월물도 1,166.90으로 12.60원 상승하며 마감했다.달러/원 현물 환율은 이날 전날보다 8.30원 급등한 1,160.50원에 갭업 출발한 뒤 장중 1,160.10을 저점으로 1,164.70까지 고점을 높였다. 갭업으로 출발한 탓에 하루 변동폭은 4.60원에 그쳤다.이날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 29억5,5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 13억3,200만달러 등 두 중개기관을 합쳐 모두 42억8,75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요일(20일) 기준환율은 1,161.70원에 고시된다. ◆ 단기 추가 상승 가능성, 달러/엔 동향 주목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최근 글로벌 달러 약세 국면에서 헤지펀드의 달러 매수설 등으로 달러화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좀더 상승세가 연장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생겨나고 있다.실제로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가 1.29대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1.26달러까지 급락했고, 달러/엔 환율도 강력한 개입이 나오면서 107대까지 오르기도 했다.이에 따라 이같은 국제외환시장에서 글로벌 달러 반등세가 좀더 지속될 수 있느냐가 국내 외환시장에도 중요한 계기를 형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일본 당국의 개입이 있었으나 달러/엔의 오름폭이 크지 않은 등 추세를 반전시킬 상황은 아니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숏커버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연출되고 있어 추가로 상승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의 개입이 일본과 동조된 분위기에서 달러/엔의 동향이 중요하다"며 "달러/엔이 107대에 들어선다면 단기적으로 1,170원대를 향해 좀더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그는 "오늘 종가가 1,164원대로 추가 상승하며 역내외 숏커버가 나온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정유사 등 매수세가 다소 유입되고 수출업체가 주말을 앞두고 매도를 줄일 수 있어 개입 강도가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추세 반전은 시기 상조, 대기매물 여전 그러나 단기적으로 국내든 해외시장이든 정책 리스크 등에 따른 상향 리스크가 반영되고 있으나 추세 반전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는 시각은 여전하다.달러/엔의 경우 일본 정부가 개입한도를 100조엔으로 늘렸으나 지난 4/4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로 7.0%에 달하고 수출업체 매물 등으로 짓눌려 있는 상태다.기술적으로 보면 달러/엔의 경우 전날 강력한 개입으로 20일선을 돌파했으나 107대 안팎의 60일선을 맞고 내려왔고, 유로/달러의 경우 단기 상승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다.시중은행의 이종통화 딜러는 "달러/엔이 106.50대 밑으로 다시 떨어진다면 달러 반등 거품론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며 "달러/엔이 107대를 넘어선다고 하더라도 108대 레벨에서도 매물이 켜켜히 쌓여 있다"고 말했다.달러/원의 경우도 무역흑자, 거주자외화예금 급증 등에 따라 업체들의 대기 매물이 여전히 무겁게 쌓여있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도 지속되고 있어 공급우위에 따른 물량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게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달러/엔이 1빅 가량 오를 때 달러/원은 보통 50∼60전 가량 오르는 게 적정한 데 오늘 개입이 과도하게 끌어 올린 듯하다"며 "개장초 8원대의 갭업을 제외하면 4원 가량을 추가 상승시키는 데 개입자금이 컸다는 점에서 대기매물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