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회가 4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 최근 1년 3명 이상 사망 시 영업이익 5% 과징금이다
- 건설업계는 원가·자금난 속 경영 부담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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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사고 반복 기업에 영업익 최대 5% 과징금
사고 예방 책임·제재 기준 쟁점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반복되는 산업재해 사망사고에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원가 상승과 자금난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가운데 추가적인 경제적 제재까지 도입되는 만큼, 다수 현장과 협력업체를 관리하는 건설업의 특성을 과징금 산정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 1년간 3명 이상 사망 시 과징금…반복 시 등록말소 요청
4일 국회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후속 입법으로, 반복되는 사망사고에 대한 기업의 경제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최근 1년간 근로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경우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과징금 제도는 법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기업도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이 30억원 미만인 경우를 포함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30억원 이내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반복적인 중대재해에 대해서는 사업 등록말소나 취소를 요청할 근거도 마련했다.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동시에 2명 이상이 숨지는 산업재해가 발생해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2회 이상 받고도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된 업체가 대상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에 등록말소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근로자의 작업중지 권한도 확대된다.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우려되는 경우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고, 하청 근로자도 원청에 직접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 관련 규정 역시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 사고 합산·원청 책임 어디까지…공정 관리 부담도 우려
건설업계는 기존 형사처벌에 과징금까지 더해지면서 경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사 현장이 많고 협력업체 근로자 비중이 높은 만큼 기업 단위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한 제재가 대형사와 중견사 모두에 부담이라는 것이다.
영업이익의 5%는 최대 부과 한도로 실제 과징금은 구체적인 산정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업계는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자금 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적인 현금 유출이 발생하면 재무와 신용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발생한 사고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게 되면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이 나갈 수 있"며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것보다 기존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청 근로자의 원청 대상 작업중지 요구권을 놓고도 공정 관리 부담을 우려하는 반응이 고개를 든다. 여러 협력업체가 공정별로 참여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작업중지가 전체 일정에 미칠 영향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공사 참여 전반에 각종 책임이 부과되는 구조"라며 "실무 현장에서 책임이 불분명한 상태로 확산되면 오히려 안전관리의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원가율 부담에 자금난 겹쳐…업계 부담 과중 우려
높은 원가 부담도 업계가 과징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이다. 올 상반기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8개사(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IPARK현대산업개발)의 연결 기준 매출원가율은 85.9%(단순 산술, 삼성물산 및 현대엔지니어링 제외)였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원가로 나가는 구조다.
원가율이 가장 높은 현대건설은 92.0%였고 포스코이앤씨와 롯데건설도 각각 90.8%, 90.2%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매출 100억원 가운데 90억원 이상을 원가로 지출하고 남은 금액에서 판매관리비 등을 충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건설업의 체감경기도 부진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의 지난달 기업경기조사에서 건설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6으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업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보다 훨씬 많았다.
자금력과 안전관리 인력이 부족한 중소 건설사의 우려는 더욱 크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 속에서 안전관리 체계를 보강해야 하는 만큼 과징금까지 부과되면 경영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과징금을 부과받는 경우 이는 사고현장과 관련 없는 매출액이다 보니 중소 건설사 입장에선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 폐업 수순을 밟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건설업 폐업 신고는 209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46건보다 19.8% 증가했다. 종합건설업은 326건에서 378건으로, 전문건설업은 1420건에서 1714건으로 늘었다.
노동계는 다수의 산업재해 사망자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발표한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605명으로, 건설업이 286명으로 47.3%를 차지했다.
한국건설안전학회 관계자는 "산안법 개정을 통해 모든 사업 참여자의 안전 책무가 명확해지면서 사고로 인한 시민의 사회적 비난과 불안이 해소되고, 관련 규정의 단순화로 법령의 준수율도 높아질 것"이라며 "안전을 우선한 건설활동으로 발주자의 과욕을 자제시켜 건설 부조리를 근절하고, 수급인의 보호로 경제의 민주화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