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영국박물관 전시에 참석했다
- 삼성가 문화유산 철학이 3대째 문화외교로 확장됐다
- ASML 등 파트너 참석 속 사업 네트워크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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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공주·英 정재계 인사 240여명 참석…한영 인연 되새겨
ASML·머크·자이스·아이멕 CEO 한자리…반도체 협력 접점 확대
"예술·문화는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이병철·이건희 철학 계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미술품 기증에서 시작된 삼성가의 '문화보국'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체제에서 글로벌 경영 네트워크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한국 미술 특별전 개막 행사에 가족들과 참석했다. 영국 왕실의 앤 공주를 비롯해 정·재계와 문화계 인사 240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ASML·머크·자이스·아이멕 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핵심 파트너 수장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이병철 창업회장의 문화유산 수집에서 이건희 선대회장의 대규모 기증으로 이어진 삼성가의 문화유산 철학이 이재용 회장 시대에는 한국 문화를 매개로 글로벌 정·재계 및 핵심 사업 파트너와 접점을 넓히는 '문화외교'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앤 공주부터 삼성가까지…英 정·재계 240여명 한자리
이번 행사는 삼성이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Korea: 2,000 years of Creativity)' 개막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이번 특별전은 영국박물관에서 1984년 이후 42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와 올해 시카고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해외 순회전으로, 2000년에 걸친 한국 예술과 문화의 흐름을 유럽 관람객들에게 소개한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가 가족들이 함께 참석했다. 갈라 디너에 앞서 열린 리셉션에는 영국 왕실의 앤 공주도 참석해 전시 개막을 축하했다.

갈라 디너에는 영국 정·관계와 글로벌 기업, 문화·학계 인사 등 240여 명이 자리했다. 영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를 비롯해 BT그룹, 보다폰, 세인즈버리,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기업 경영진과 옥스퍼드대,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영국박물관과 테이트 모던, V&A 박물관, 리슨 갤러리 관계자와 현대미술가 마크 퀸 등 문화계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병철에서 이건희, 이재용까지…3대 이어진 문화유산 철학
이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삼성가가 3대에 걸쳐 이어온 문화유산 보존과 나눔의 철학을 소개했다.
이병철 창업회장이 문화유산을 가꾸고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이를 이어 평생에 걸쳐 작품을 수집하면서 소유보다 보존에 무게를 뒀다는 설명이다. 홍라희 명예관장 역시 고대 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컬렉션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역할을 해왔다.
이 회장은 "저희 가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술과 문화는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번 전시가 2000년에 걸친 한국의 창의성과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건희 컬렉션은 이 선대회장 별세 이후 유족이 국가에 기증하면서 개인 컬렉션을 넘어 국민의 문화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국내 전시를 거쳐 해외 순회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첫 해외 순회전이 열린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는 약 8만 명이 방문했다. 최근 10년간 이 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가운데 가장 많은 관람객이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시카고에서 열린 전시에는 약 11만5000명이 다녀갔다. 두 도시에서만 총 19만5000명이 전시를 관람했다.
◆ASML·머크·자이스·아이멕 총출동…문화외교 넘어 사업 협력으로
이번 런던 행사는 한국 문화유산을 알리는 문화외교와 함께 삼성의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를 다지는 자리이기도 했다.
특히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 카이 베크만 머크 CEO, 안드레아스 페허 자이스 CEO, 패트릭 반데나멜레 아이멕(imec) CEO 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글로벌 기업·기관 수장들이 참석했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다. 머크와 자이스 역시 각각 반도체 소재와 광학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으며, 벨기에 연구기관 imec은 차세대 반도체 공정과 기술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미세공정 전환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 공급망 재편 등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주요 파트너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자연스럽게 마련된 셈이다.
이 회장은 한국과 영국의 오랜 인연도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3명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지난 7월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린 앤 공주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과 영국은 140여 년 동안 외교·경제 관계를 이어왔다. 삼성 역시 80여 년 전 영국과 첫 인연을 맺은 뒤 지난 50여 년 동안 영국을 유럽 사업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해 왔다.
조지 오스본 영국박물관 이사회 의장은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에 기여한 이건희 선대회장과 가족들의 헌신은 과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미래를 내다보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은 앞으로도 한국 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활동과 함께 글로벌 기업·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선대에서 이어진 문화유산 보존과 나눔이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는 문화외교와 글로벌 경영을 잇는 새로운 네트워크로 확장되고 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