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토모카즈 마츠야마가 대구 리안갤러리서 첫 한국 개인전을 열었다.
- 이번 전시는 아시아 첫 공개 신작을 통해 문화적 기억과 이동성을 다뤘다.
- 기마 인물과 장식적 화면으로 현대인의 정체성을 질문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독특한 '콜렉티브 이미지' 회화 신작 첫 공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한 화면에서 꿈과 현실이 교차하고, 어제와 오늘이 겹치며, 감각과 이성이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작가라면 모두가 한 평면에 담고 싶어하는 '시간의 층위'가 유기적으로 담긴 화폭에선 한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다. 화려함과 맥시멀리즘의 극치를 달리는 이 작가의 섬세하고 역동적인 작품은 워낙 기다리는 애호가들이 많아 직관할 기회가 별반 많지 않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일본계 아티스트 토모카즈 마츠야마(Tomokazu Matsuyama) 이야기다.

대구 리안갤러리(회장 안혜령)는 일본과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토모카즈 마츠야마의 개인전 'Homing In Dedicated'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도쿄의 최신 '핫플'인 아자부다이힐즈 갤러리에서 'First Last'라는 타이틀로 개최한 대규모 개인전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표해온 신작을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다. 또한 한국서 개최되는 작가의 첫 개인전이기도 하다.
토모카즈 마츠야마의 회화는 다양한 문화적·역사적 맥락과 동시대 시각문화에서 비롯된 갖가지 레퍼런스들이 한 화면에 자유롭게 펼쳐진다. 마츠야마는 다종다기한 요소들을 하나로 융합하기 보다는, 각각의 고유한 역사와 연상을 드러낸채 이를 하나의 회화적 공간 안에 솜씨좋게 재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요소들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하나의 캔버스에서 낯선 조합과 팽팽한 긴장을 창출한다. 그 결과 그의 맥시멀한 회화는 서로 다른 문화와 기억, 시각적 언어가 끊임없이 교차하며 우리가 발딛고 사는 세계의 복합성을 지극히 세련되게 드러낸다.

이러한 회화적 언어는 2002년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 20여 년간 세계 미술의 중심에서 활동해온 작가의 삶과 깊이 맞닿아 있다. 이른바 '멀팅 팟'이라 불리는 뉴욕은 너무나도 다른 세계 각국의 문화와 가치관이 교차하는 '문화적 용광로'이다. 이런 도시에서 작가로서 활동한다는 것은 하나의 정체성을 고수하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기억을 끊임없이 축적하고 새로운 시각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었다.
토모카즈 마츠야마 자신도 "뉴욕에서의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나는 끊임없이 자기혁신이 요구되는 문화적 환경 속에서 작업세계를 다져왔다. 뉴욕서 작업한다는 것은 쉽게 소속감을 허락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나만의 언어와 자리, 그리고 존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이같은 분투는 내 작업과 한번도 분리된 적이 없었으며, 작품이 지닌 긴장감과 모순, 드러남과 이방성 사이를 끝없이 오가며 새로운 감각을 형성하게 했다."고 밝혔다.

결국 그의 회화는 '아시아'라는 특정한 문화를 재현하거나 단순히 혼합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과 교류를 통해 형성되는 동시대의 문화적 풍경을 하나의 회화적 공간으로 구축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전시타이틀인 'Homing In'은 단순히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는 거리를 가로질러 마츠야마의 작업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온 문화적 기억과 물려받은 감각,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다시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반은 고정된 게 아니어서 더욱 특별하다. '뉴욕'이란 이방의 도시에서 살아가고 작업하는 경험을 통해 그것들은 분절되고, 재구성되며, 끊임없이 변형된다. 따라서 이번 대구 리안갤러이에서의 전시는 거리를 사이에 두면서도 약화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복합적으로 변화해온 마츠야마와 아시아의 지속적인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신작들은 이러한 인식을 잘 보여준다. 화면은 더 이상 하나의 고정된 세계를 재현하지 않는다. 비정형의 캔버스는 회화의 물리적 경계를 해체하고, 화면을 지지하는 캔버스 자체를 하나의 조각적 요소로 변화시킨다. 그의 화면 안에서는 실내와 실외, 자연과 인공의 환경, 서로 다른 문화적 역사적 맥락에서 비롯된 다양한 이미지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존한다.
이를테면 봄꽃과 눈, 밤과 낮, 열대식물과 온대풍경같은 지극히 상반된 이미지가 하나의 시퀀스 안에서 공존하는 식이다. 이로써 단일한 시간성과 계절성은 순식간에 해체돼, 시공을 뛰어넘게 된다. 현실의 논리는 기억과 감각의 질서로 재구성되고, 화면은 실제 풍경이 아니라 여러 시간과 장소가 응축된 '심리적 풍경'으로 다다른다.

마츠야마의 회화에서 '장식'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그러나 그의 장식은 단순한 미적 효과에 머물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장식은 서사를 보조하고 배경을 구성하는 요소였지만, 마츠야마의 화면에서는 패턴과 색채, 오브제와 질감, 공간의 배열이 화면 전체를 조직하며 회화의 구조 자체를 형성한다. 장식은 더 이상 이야기를 꾸미는 요소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적 기억과 시각적 경험이 만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는 회화의 언어가 된다.
작가의 페인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기마 인물은 이동과 귀환의 서사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역사적으로 말과 기수는 권위와 승리, 정복의 상징이었지만, 마츠야마의 화면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와 시간을 횡단하는 존재로 다시 읽힌다.
작가는 "기수는 역사와 역사 사이에 머물러 있다. 그 형상의 상징성과 그것이 지닌 무게를 품은 채, 거리와 시간에 의해 새롭게 의미를 얻은 귀향의 가능성 사이에 머물러 있다"고 토로했다. 화면 속 기수는 승리의 순간보다 긴 여정의 과정에 머물며, 세계를 오가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유동적인 정체성과 문화적 기억을 은유한다. 또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이미지와 문화가 끊임없이 순환하고 교차하는 이 글로벌한 시대에 마츠야마의 회화는 동시대 삶이 지닌 시각적 밀도를 끌어오는 동시에, 문화적 기억과 삶의 경험이 어떻게 공존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점점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세계 속에서 정체성, 소속, 문화적 유산에 관한 질문을 관람자에게 던진다. 오늘날 마츠야마의 작업에 세계가 환호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리안갤러리가 기획한 이번 'Homing In Dedicated'전은 현재 진행 중인 마츠야마의 회화적 실천이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는지 살필 수 있는 자리다. 전시 전반에서 문화적 기억과 삶의 경험은 이동과 거리를 통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며, 귀환은 고정된 기원을 향해 되돌아가는 게 아니라 현재를 계속해서 형성하는 것들과 맺는 변화하는 관계로 제시되고 있다.

미술평론가 유진상 계원예술대학교 교수는 "토모카즈 마츠야마의 회화 속 기사는 전사이자 성인이지만 동시에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과 다르지않은 평범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 기사가 가로지르는 공간은 정형화된 이세계의 상징들로 채워진 풍경이며, 영원한 회화적 시간 속에서 끝없이 반복된다"고 평했다.
▲토모카즈 마츠야마는 어떤 작가?= 1976년 일본 기후현의 다카야마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소피아대학교를 졸입한 후 2002년 뉴욕으로 이주해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맥락에서 비롯된 참조들을 다층적인 회화적 세계 안에서 재구성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국제미술계에서 활동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온 그는 일본 히로사키 현대미술관과 상하이 파워롱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 'Fictional Landscape'(2023)를 개최해 아시아 미술계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24년에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아르세날레에서 이스탄불현대미술재단 초청으로 개인전 'Mythologiques'를 개최하며 문화적 이동성과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확장했다. 같은 해 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의 그룹전에 참여해 유럽에서의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2025년에는 도쿄 아자부다이 힐즈 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 'FIRST LAST'를 개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늘날 마츠야마는 회화를 넘어 조각, 설치, 대규모 공공프로젝트로 작업의 영역을 넓혀가며, 예술이 공공의 공간과 동시대의 세계적 감각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도쿄 신주쿠역을 비롯한 대형 공공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영상작품 'Morning Again'을 선보였다.
작가는 동시대의 삶을 가득 채우는 다양한 시각적 기호들을 회화적 언어로 재구성함으로써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 친밀함과 낮섦 사이에 존재하는 복합적인 긴장과 공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 중이다. 전시는 10월15일까지. 매주 일,월 휴관. 무료관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