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태국 방콕 가스텍 2026서 K조선이 신성장 전략을 내놨다
-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이 해상 에너지 인프라 경쟁에 나섰다
- LNG·탄소·AI 전력 수요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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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넘어 FLNG·탄소운반선·해상 데이터센터까지 확장
HD현대·한화오션·삼성重, 기술 인증·글로벌 협력으로 신시장 선점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태국 방콕에서 14일 개막한 세계 최대 가스·에너지 전시회 '가스텍(Gastech) 2026'에서 K조선이 LNG선 이후의 성장 청사진을 내놨다.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가스 생산과 운송, 저장·재기화, 탄소 운송, 무탄소 추진, 해상 데이터센터 등을 아우르는 '해상 에너지 인프라' 경쟁에 나섰다.
조선업의 경쟁 무대가 선박 한 척의 수주를 넘어 가스 밸류체인 전반으로 옮겨가고 있다. LNG 호황기에 축적한 고부가 선박 설계·건조 역량을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라는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가스텍 2026은 이날부터 17일까지 태국 방콕 국제무역전시센터(BITEC)에서 열린다. 천연가스와 LNG를 중심으로 수소, 저탄소 에너지, 해운·해양 기술, 전력화와 AI를 다루는 글로벌 에너지 산업 전시회다. 올해는 1000개 이상의 기업과 5만명 이상의 에너지 산업 관계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LNG 생산·운송·재기화…'해상 가스 밸류체인' 넓힌 K조선
K조선의 전시는 LNG 운반선 경쟁을 넘어 해상 가스전 개발과 생산·액화, 운송, 저장·재기화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LNG선이 생산된 가스를 소비지로 옮기는 수단이라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는 해상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액화·저장하는 설비다. 부유식 저장·재기화설비(FSRU)는 LNG를 저장한 뒤 기체 상태로 되돌려 수요처에 공급하는 해상 인프라다.
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천연가스 액화시스템 '센스(SENSE)'를 FLNG 상부설비에 적용한 개념설계로, 미국선급(ABS)과 영국 로이드선급(LR)의 15일 기본인증(AiP)을 받을 예정이다. ABS의 기본설계검증(BDR)도 예정돼 있다. 액화시스템은 천연가스를 약 영하 162도로 냉각해 LNG로 전환하는 FLNG의 핵심 설비다.
삼성중공업은 이와 함께 국내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 가스엔텍과 센스 라이선싱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독자 액화 기술을 외부 엔지니어링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미국 시장 공략도 병행한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제라아메리카스(JERA Americas)와 하와이 연안 FSRU 사업의 기술용역 계약(PSA)을 맺고, 풀크럼 LNG(Fulcrum LNG)와는 글로벌 5개 지역 FLNG 시장 공동 공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LNG 생산·액화부터 저장·운송·재기화로 이어지는 해양 LNG 밸류체인에서 사업 파트너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D현대도 차세대 LNG 운반선과 FSRU,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LNG 벙커링선 등을 선보이며 가스 밸류체인 경쟁력을 강조한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마린솔루션·HD현대일렉트릭 등 5개 계열사가 통합 전시에 참여해 선박 건조와 전력기기, 친환경 연료, 사후서비스를 묶은 패키지형 솔루션을 내세웠다.

◆ 무탄소 선박·탄소운반선…환경 규제가 만든 새 수주 시장
탈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조선업계의 경쟁 영역도 선박 연료와 추진 시스템에서 탄소 운송까지 확대되고 있다.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와 전기추진,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송, 고도화된 가스 화물창 기술을 내세우며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섰다.
HD현대는 풍력보조추진장치와 선수(船首) 거주구를 적용한 미래형 LNG 운반선에 대해 로이드선급의 도면평가를 받는다. 풍력을 보조 동력으로 활용하고 거주구 배치를 바꿔 화물창 공간을 효율화한 설계다. HD현대는 3만5000㎥급 LCO₂ 운반선과 18만5000㎥급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에 대한 인증도 추진한다.
LCO₂ 운반선은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밸류체인의 해상 물류를 담당한다. 발전소와 제철소, 석유화학 시설 등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해상 저장소나 활용처로 옮기는 역할이다. 탄소 포집 설비와 저장소가 늘어날수록 배출원과 저장 거점을 연결할 해상 운송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17만4000㎥급 무탄소 LNG 운반선을 선보인다. 암모니아 가스터빈을 기반으로 한 전기추진 시스템을 적용하고, 점화 과정에서 파일럿 오일을 사용하지 않는 완전 무탄소 운항을 목표로 한다. LNG 화물을 운송하면서도 운항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개념이다.
삼성중공업은 한국선급(KR)에서 대형 Type-C 독립형 탱크의 공학적 한계 기법(ECA) 기반 구조건전성 평가를 받고,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초대형 가스·암모니아 운반선용 복합 지지구조의 기본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극저온·고압 화물을 대형화하는 데 필요한 탱크와 지지구조의 안전 기술을 확보해 LNG·암모니아 운반선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 AI 전력난 해법까지…조선소, '바다 위 인프라' 사업자로
예년 가스텍이 LNG와 수소, CCUS를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 기술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AI가 촉발한 전력 수요가 전면에 등장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가스텍 2026은 태국 국영전력청(EGAT)과 함께 전력화 전략 콘퍼런스를 신설하고,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필요한 발전원과 전력망, 투자 모델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에너지 산업에서 AI가 설비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수요처가 된 것이다.
이번 가스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신사업 가운데 하나는 한화오션의 6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다. 한화오션이 자체 개발한 60메가와트(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처음 공개한 것은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을 활용해 AI 확산으로 커진 전력·냉각·부지 문제에 대응하는 해상 인프라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FDC는 해상 부유체에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를 결합한 구조다. 한화오션은 해수 냉각과 해상 전력 조달을 활용해 육상 데이터센터의 부지 부족, 송전망 제약, 냉각 부담, 지역 수용성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객 수요에 맞춰 서버 구성과 전력 설비, 데이터센터 용량을 바꿀 수 있도록 '모듈형 설계'를 적용했다.
다만, FDC는 아직 대규모 상용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단계라기보다 기술·개념 검증에서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다.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력 공급과 계통 연계, 통신 안정성, 냉각 효율, 운영비, 장기 유지보수, 해상 안전성 등을 실제 프로젝트에서 검증해야 한다. 첫 실증 사업과 고객 확보 여부가 사업성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가스텍 2026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선박을 하나의 제품으로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에너지 생산·운송·저장·재기화와 탄소·전력·데이터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삼성중공업은 FLNG·FSRU를 중심으로 해상 LNG 생산·공급 체인을 구축하고, HD현대는 LNG와 탄소의 해상 물류를 확장하며, 한화오션은 무탄소 선박과 해상 데이터센터로 AI 시대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바다 위 에너지 생태계'에서 기술 표준과 고객 기반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향후 신시장 주도권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