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포스코·현대제철이 20일 미국 투자를 본격화했다.
- 미국은 현지 생산기지, 한국은 고부가 기술기지로 나뉘었다.
- 업계는 수출 중심 대신 현지화·고급화 전략을 택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美 연 270만톤 생산체계 구축…180만톤 자동차강판 현지 공급
국내는 전기강판·AI 전력망용 고급강 집중…'수출 물량'서 '기술 경쟁'으로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미국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철강산업의 생산 전략도 변곡점을 맞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강판을 현지에서 생산해 완성차 공장에 공급하는 '시장 밀착형 생산기지'로, 한국은 전기강판과 고급 자동차강판, 에너지·전력 인프라용 강재 등 기술집약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고부가 기술기지'로 역할이 나뉘는 흐름이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미국의 고율 관세, 국내 건설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한국에서 대량 생산해 해외에 판다'는 기존 수출 중심 전략의 한계가 뚜렷해진 데 따른 변화다. 철강업계는 생산량 확대보다 수요처와 가까운 공급망 구축과 고부가 제품 경쟁력 확보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20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주도하고 포스코가 참여하는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는 다음달 4일 기공식을 앞두고 있다.

◆ 현대제철, '원료부터 강판까지'...철강 공급도 美현지화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58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합작법인 현대-포스코 루이지애나 스틸(HPLS)은 다음 달 4일 기공식을 열 예정이며, 2029년 1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지분은 현대제철 미국법인이 50%로 최대주주를 맡고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 미국법인이 각각 15%를 보유한다. 총 투자비 58억달러 가운데 29억달러는 출자로, 나머지 29억달러는 외부 차입으로 조달한다.
이 같은 미국 투자는 철강 산업의 생산 전략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완성차 공장에 자동차강판을 현지에서 공급하고, 국내 생산기지는 기술 차별화가 필요한 제품 개발과 생산에 집중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제철소는 직접환원철(DRI) 생산설비와 전기로를 비롯해 원료부터 제품까지 이어지는 일관 생산체계를 갖춘다. 단순 가공공장이 아니라 철강의 핵심 생산 공정을 현지에 구축하는 것이다. 연간 생산능력 270만톤 가운데 180만톤은 자동차강판 생산에 배정될 계획이다.
생산된 강판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북미 완성차 생산기지에 공급된다. 한국에서 생산한 자동차강판을 선박으로 운송하는 대신, 미국에서 철강을 만들고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셈이다.
미국의 통상·관세 장벽은 현지 생산을 앞당긴 요인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의 북미 생산 확대에 맞춰 납기와 품질, 물량을 안정적으로 맞추려면 철강 공급망도 현지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

◆ 포스코, 고부가 강재로 승부...美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 지속 협의
포스코는 루이지애나 제철소에 참여하는 동시에 전기강판과 고급 자동차강판, 에너지·전력 인프라용 강재 등 고부가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가 범용재를 넘어 고급강 분야까지 추격하는 상황에서 가격보다 기술과 제품 차별화로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미국 2위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와 지분 투자 및 전략적 협력 방안을 협의하며 미국 생산 거점 확대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클리블랜드-클리프스 협의는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 투자와 맞물리는 것으로 보인다. 루이지애나 사업이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한 중장기 현지 생산기지 구축이라면, 클리블랜드-클리프스 투자는 성사될 경우, 미국 철강사의 기존 생산설비와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 시장 대응을 앞당길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은 데이터센터 건축물뿐 아니라 전력망·변압기·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주변 인프라 투자까지 확대시키면서 철강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데이터센터·송배전망·ESS·발전·휴머노이드 등을 포함한 AX(AI 전환) 산업용 강재 판매량을 지난해 약 38만톤에서 오는 2028년 52만톤, 2030년 10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자동차·건설 중심 수요에서 벗어나 AI와 전력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생산기지의 역할도 달라질 전망이다. 포항과 광양 등 국내 거점은 범용재 수출 확대보다 고급강 연구개발과 제조기술 고도화에 더 무게를 둘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 생산기지가 북미 자동차 수요에 대응한다면, 한국은 전기차와 전력망,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고급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기술 중심지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 '수출 물량' 시대 지나...한국은 고급강 기술 기지로
국내 철강업계는 대형 고로를 기반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이를 수출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중국의 설비 과잉과 저가 공세는 범용재 가격을 끌어내렸고, 미국과 유럽의 통상·탄소 규제 강화는 수출 비용과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생산과 고객 대응력이, 한국 생산기지에서는 기술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유럽 역시 탄소규제와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고 있어 모든 시장을 한국 생산과 수출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철강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시설 일부가 해외로 이동하더라도 국내 철강산업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한국 생산기지가 범용재 수출 거점에서 고급강 기술기지로 역할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