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4일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를 검토하며 의무기간 종료 주택 매물 출회를 통한 공급 확대를 추진했다.
- 정부는 의무 종료 등록임대의 양도세 중과 배제·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로 매물 잠김을 해소하겠다는 명분이나, 임대인 과도 혜택 vs 임차인 보호 실익 논쟁이 커졌다.
- 업계와 전문가들은 등록임대 축소가 저가 전세 감소와 임대료 상승, 무주택 세입자 주거 불안과 전세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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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임대 특례 축소 검토
서울 의무임대 종료 물량 쌓인 가운데
임대인 대비 임차인 혜택 적다는 주장
업계 "저가 전세 줄면 무주택 세입자 타격"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재검토에 착수하면서 서울 임대차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주택의 매물 출회를 유도해 시장에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지만, 등록임대 물량 감소로 이어져 무주택 세입자의 주거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의무 끝난 등록임대 혜택 손질…정부 "매물 잠김 풀어야"
24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 안팎으로 잡음이 커지고 있다.
등록임대주택은 민간 집주인이 지방자치단체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뒤 일정 기간 임대를 유지하는 주택이다. 임대인은 임대료 인상률 5% 제한, 의무임대기간 준수 등 공적 규제의 대상이 된다. 대신 취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임대소득세·양도세 관련 혜택을 받아왔다.
세제 개편의 핵심은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뒤에도 남아 있는 혜택을 손보는 것이다. 다주택자가 등록임대주택을 팔 때 적용받을 수 있는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매각 단계 혜택이 핵심이다. 정부는 이 같은 정책으로 인해 임대 의무가 끝난 주택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임광현 국세청장은 자신의 SNS에 "등록임대사업자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손질하면 서울에서 6만8000가구 규모의 공급 효과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세제 특례를 줄이는 경우 이미 등록이 말소됐거나 앞으로 의무기간이 끝나는 주택 일부가 매매시장으로 나올 수 있다는 시선이 반영됐다.
◆ 제도 개편 명분은…"혜택 임대인에 집중"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등록민간임대주택은 96만7485가구다. 이 가운데 서울은 34만8057가구(36.0%)다. 개인 등록임대 아파트만 보면 전국 12만4470가구 가운데 서울이 4만1492가구(33.3%)다. 경기(3만2436가구)와 인천(6644가구)을 더한 수도권 개인 등록임대 아파트는 8만572가구로 전국의 64.7%에 달한다.
최근 전세난을 겪는 서울만 놓고 보면 곧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는 물량이 적지 않다. 서울 등록임대주택 의무임대기간 종료 예정 물량은 7만6783가구로 이 중 아파트는 2만4267가구다.
내년에는 전체 4만4380가구(아파트 1만375가구), 2028년에는 4만2208가구(아파트 1만1071가구)가 각각 종료 예정이다. 앞서 언급된 6만8000가구는 지난해 12월 말소된 등록임대 아파트 중 미매각된 것으로 2만5000가구와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말소 예정인 물량을 합산한 수치다.
세제 개편에 찬성하는 쪽은 등록임대 제도가 임차인 보호 효과에 비해 임대인에게 과도한 혜택을 줬다고 주장한다. 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서울 아파트와 비아파트 사례를 대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편익 시뮬레이션을 실행한 결과 혜택의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시뮬레이션은 거주 주택을 별도로 소유한 임대인 A씨가 6억7000만원을 주고 2주택(비거주)를 매입해 등록임대했다는 상황을 바탕으로 진행했다. 이때 장기보유특별공제 70%가 적용됐다고 가정하면 8년간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은 약 3억9912만원이다.
같은 주택을 등록하지 않았을 때 세 부담 7억1864만원보다 3억1952만원 낮은 수준이다. 이 중 양도세 차이만 2억2043만원으로 추산됐다. 반대로 임차인이 임대료 인상 제한과 이사비 절감 등으로 얻는 편익은 1775만원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줄이면 집값 상승분을 기대한 장기 보유와 갭투자 수익률을 낮추는 효과가 생긴다"며 "임대료 5% 제한과 장기 거주 보장에 상응하는 수준까지만 혜택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가 전세 사라질 수도"…업계 반발 확산
업계는 등록임대주택이 전세시장 안정에 기여해 온 기능을 봐야 한다고 맞섰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가 166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임대주택과 일반주택 임대료를 비교했더니, 등록임대 전세는 같은 단지 일반 전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사례가 많았다.
서울 가양동 가양우성아파트 전용 84.85㎡는 최근 6개월 일반 전세 임대료가 6억원이었지만 등록임대 전세 임대료는 4억6800만원으로 시세의 78%에 머물렀다. ▲노원구 월계동 63% ▲경기 용인시 풍덕천동 61% ▲금천구 시흥동 72% ▲강동구 천호동 66%로 조사됐다.
성창엽 협회장은 "등록임대주택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서민 주거 안정을 떠받쳐 왔다"며 "임대료 인상 제한과 의무임대기간 준수 등 21가지 의무를 이행해 공공임대에 준하는 기능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매매 공급 확대 효과와 임대차시장 충격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존 전세주택이 매물로 바뀌더라도 세입자가 그 집을 바로 살 수 있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서울 전세가율이 통상 50~6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지역에서 매수수요와 전세수요가 일대일로 맞물린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전세주택이 매물로 바뀌면 대부분의 세입자는 그 집을 매수하지 못한다"며 "이런 규제는 임대시장 매물 감소와 임대료 상승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전세가격 조정기에 체결된 계약들이 순차적으로 만기를 맞는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022~2023년 금리 급등과 전세가격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계약한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포함한 4년 거주 기간을 채운 뒤 새 계약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서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장은 "이 시기에 등록임대주택의 자동말소를 앞둔 아파트 집주인을 압박하면 전세가 아예 사라질 수 있다"며 "충분한 입주물량 준비 없이 추진되는 전세 소멸 정책의 피해자는 결국 무주택 세입자"라고 우려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