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법무부가 17일 청주여자교도소 현장진단을 진행했다
- 정원 5명 방에 9명이 살며 과밀수용이 확인됐다
- 장관은 치료·재활 중심 교정정책 강화를 약속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독방마저 2인실…과밀이 지운 '마지막 공간'
수용률 120% 교정 현장…좁을수록 커지는 충돌
[청주=뉴스핌] 김영은 기자 = 문을 열자 후덥지근한 공기가 밀려왔다. 16.62㎡, 약 5평 남짓한 정원 5명짜리 거실에 9명이 살고 있었다. 천장 한가운데에는 교도관이 방 안 전체를 살피기 위한 볼록거울이 달려 있다. 그 안에 수용자들의 얼굴이 빽빽하게 겹쳐 비쳤다. 순간 습한 공기가 얼굴을 감싸는 것처럼 느껴졌다.
법조기자단 34명은 지난 17일 법무부 주관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에 참여해 청주여자교도소 수용자 일과를 체험했다. 1989년 개청한 이곳은 국내 최대 여성 전담 교정시설이다. 기자단은 수용복을 입고 입소 절차부터 생활관, 식사까지 체험하며 전체 수용률 약 120%에 이른 현장의 밀도를 몸으로 확인했다.
◆ 선풍기 한 대뿐인 방…독거실도 2명이 쓴다

5명 정원의 방에 9명이 생활하고 있었지만, 방 안에 에어컨은 없었다. 더위를 식힐 장치는 벽걸이 선풍기 한 대뿐이었다. 여름철 얼음생수는 하루 한 번, 폭염기에는 최대 두 번 지급된다. 6월 중순, 아직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방 안 공기는 이미 눅눅하고 무겁게 깔려 있었다.
화장실은 상반신이 그대로 보이는 반투명 유리로만 가려져 있었다. 자해를 막기 위한 구조라고 했지만, 화장실 쓰는 모습과 소리까지 그대로 옆 사람에게 전해질 것 같았다. 쉴 곳도, 숨을 곳도 없는 방에서 수용자들은 서로의 시선과 소리에 둘러싸여 지내야 했다.
과밀은 '독거실'에서도 드러났다. 본래 1명이 지내는 7.35㎡ 공간이지만, 이곳에서는 2명이 함께 쓰는 방도 적지 않았다. 이불 한 장을 펴면 바닥이 거의 다 찼고, 벽에는 옷가지와 생활용품이 빽빽하게 걸려 있었다.
과밀이 심해질수록, 수용자들을 안전하게 분리할 '마지막 공간'마저 사라질 수 있다. 총 67개의 독거실 중 남은 공간은 9개실. 하지만 이 9곳도 여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정신질환자나 트랜스젠더 등 갑자기 들어올 또 다른 수용자를 위해 비워둘 수밖에 없다"며 "어느 기관이든 독방을 조금은 남겨놔야 하는데, 전체 수용이 더 늘어나면 이마저도 비워두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난동 시연에 과밀이 부른 시한폭탄 같은 '긴장'

과밀이 부르는 긴장은 현실적인 위협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난동 상황을 가정한 시연이 진행됐다. '27번' 미결수가 접견을 가던 중 복도에서 고함을 지르고 문을 발로 찼다. "조사방으로 보내라"며 다른 방 문을 잇따라 두드리자, 검정 헬멧과 보호장구를 착용한 직원 5명이 방패 등을 들고 진입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교도관은 "진정실로 옮겨 진정시키고, 다치면 의료과로 보내는 것까지 책임자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을수록 갈등이 터질 가능성도 커진다. 이처럼 과밀은 수용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도관의 안전과 업무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보통 사람이 잠시 경험하는, 출퇴근 시 지하철 등의 '순간적인' 과밀과는 비교조차 어렵다. 해소되지 않는 과밀은 시한폭탄을 떠올리게 한다.
현장을 찾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고심도 크다. 정 장관은 "교정의 목적은 단순한 수용이 아니라 재범을 예방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있다"며 치료·재활 중심 교정정책 강화를 약속했다. "교정예산을 일반 행정비가 아닌 '사회안전예산'으로 봐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도 그런 고민에서 나왔다.
김봉영 교도소장은 "환경이 나쁘면 나쁜 감정이 생기고, 그게 직원에게 그대로 표출되면서 교정과 교화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여름이 본격화되면 모두가 더 날카롭고 예민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정시설을 그저 사람을 가두는 곳이 아니라, 직원들이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는 곳으로 봐주면 좋겠다"며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려면 사회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과밀수용의 현실을 얼마나 빨리, 어떻게 돌파할지 바람과 기대감이 엿보였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