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액 4.8조...영업정지 효력 정지·타사 이슈 등 영향
올해 2분기 학동 재개발 아파트 분양...광주 시장 재진입 여부 '주목'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021년 광주 학동 공사 현장 사고로 '부실 시공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시장 내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광주 참사 이후 위축됐던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도 지난해부터 수주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으며, 최근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며 과징금까지 환급받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분양 예정인 광주 학동 아파트가 HDC현대산업개발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할 최종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불법 재하도급 관련 서울시 과징금 처분 취소...광주 참사 관련 의혹 일부 해소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서울시는 HDC현대산업개발에 과징금 4억623만원을 반환했다. 이는 2021년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작업 중 건물이 붕괴해 9명이 사망, 8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이 있다.
서울시는 사고 원인 중 하나로 HDC현대산업개발의 불법 재하도급 지시·공모를 지적하고 2022년 과징금을 부과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불법 재하도급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22년 HDC현대산업개발이 납부했던 과징금을 돌려주고 이자 약 4000만원을 추가 지급했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은 과징금 처분이 취소될 가능성을 고려해 4억623만원을 확정 손실로 보지 않고 보증금 계정으로 분류했다. 이번에 확보한 금액은 향후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89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재무 개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금액은 아니다. 아직 서울시가 내린 영업정지 8개월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은 진행 중이기도 하다. 다만 광주 사고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이 부담해 온 의혹의 일부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의미는 크다.
◆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액 4.8조...영업정지·안전 등 리스크 극복 신호
시장에서도 사고 이후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된 상황이다. 앞서 2022년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참사가 발생하면서 '부실 시공사' 인식이 확산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021년 1조5019억원, 2022년 1조307억원, 2023년 1794억원으로 축소됐다. 도시정비사업은 브랜드 인식과 기업 이미지가 수주 성공 여부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최대 리스크로 꼽혔던 것은 영업정지 처분이 현실화될 경우 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다만 법원이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효력이 정지돼, 현재로서는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차질이 없는 상태다.
설령 영업정지가 실제로 개시되더라도 기존에 수주한 사업의 공사는 계속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다수 공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영업정지 리스크를 치명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024년 1조3331억원으로 소폭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 4조8012억원을 달성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부실 시공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이들 기업으로 분산된 측면도 있었다. 지난해 3월 HDC현대산업개발의 동대문구 이문동 현장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타 건설사들의 대형 사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수주 목표로 6조5331억원을 제시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시공과 시행을 모두 수행하는 자체사업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실적의 50% 이상을 뒷받침하는 것은 외부 발주 사업이다. 이에 따라 올해 수주 목표에서도 도시정비사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도시정비시장의 신뢰를 회복했으며 입지를 다시 넓힐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학동4구역 아파트 분양 예정...분양 결과 및 지역민 신뢰 회복 여부 '주목'
다만 광주 지역에서의 신뢰 회복은 극복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올해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과의 갈등을 정리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9월 조합과의 협상을 마치고 광주 동구청에 제출한 착공 신고서가 같은해 말 최종 수리됐다. 앞서 사고로 인해 공사가 중단된 4년 이상의 기간동안 물가가 상승하면서 공사비 책정이 문제가 됐다.
양측은 최종 공사비를 3.3㎡(평)당 619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주거환경연구원 '2025년도 공사비 및 시공자선정 현황' 보고서에서 공개된 지방 재개발사업 평균 공사비(평당 685만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공사비 상승분을 제한적으로 반영해 조속히 이 사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의지가 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2분기 학동4구역 재개발로 조성하는 아파트의 분양에 나선다. 지하 3층~지상 29층, 19개 동 규모다. 분양 2099가구, 임대 200가구로 총 2299가구다. 전용면적 39~135㎡로 구성되며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사고 이후 조합에서는 시공사를 교체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실제 조합은 2022년 HDC현대산업개발에 시공사 재선정 관련 의견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원 설득을 통해 시공권을 지켰다. 이번 분양 결과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원을 비롯한 광주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했는지 평가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고 이후 멈춰 있던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도시정비사업 재진입 가능성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