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미국 피겨스케이팅 대표팀이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내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팀 이벤트(단체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미국은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팀 이벤트 전 일정을 마친 결과, 총점 69점을 기록했다. 일본이 68점을 기록해 단 1점 차이를 넘지 못했고, 미국은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이로써 미국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피겨 팀 이벤트 금메달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일본은 다시 한 번 미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베이징 대회에서 미국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막판까지 우승을 바라봤지만, 또다시 역전패를 당하며 2회 연속 은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개최국 이탈리아는 총점 60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라 이 종목 도입 이후 처음으로 시상대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피겨 팀 이벤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남자 싱글, 여자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등 4개 종목을 국가별로 치른 뒤, 각 종목 순위에 따라 부여되는 포인트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에는 총 10개국이 출전했다. 예선 성격의 첫날 경기 결과 미국이 34점으로 1위, 일본이 33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이탈리아(28점), 캐나다(27점), 조지아(25점)가 뒤를 이어 상위 5개국이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한국은 14점에 그치며 7위로 밀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승전 초반 흐름은 미국이 주도했다. 아이스댄스 프리댄스까지 마친 시점에서 미국은 44점을 기록하며 39점의 일본에 5점 차로 앞서 비교적 여유 있는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이후 일본이 무서운 추격을 시작했다.

페어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미우라 리쿠-키하라 류이치 조가 1위를 차지했고, 여자 싱글에서는 사카모토 가오리가 다시 한 번 압도적인 연기로 1위에 오르며 일본은 두 종목에서 모두 10점씩을 추가했다. 반면 미국은 페어 엘리 캠-대니 오셰이 조가 4위로 7점, 여자 싱글의 앰버 글렌이 3위로 8점을 얻는 데 그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상황에서 일본은 49점으로 선두, 미국은 48점으로 1점 차 뒤진 채 마지막 종목을 맞이했다. 승부의 향방은 사실상 남자 싱글에 달려 있었다.
미국에는 남자 싱글의 간판스타이자 에이스인 일리야 말리닌이 남아 있었다. 말리닌은 네 번째 연기자로 나서며 중압감을 짊어졌지만, 오히려 그 부담을 압도적인 연기로 바꿔냈다.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7개의 점프 과제 중 무려 5개를 쿼드러플(4회전) 점프로 소화하는 고난도 구성을 완벽에 가깝게 수행해 관중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특히 말리닌은 스텝 시퀀스에서 다시 한 번 백플립(뒤 공중제비)을 성공시키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전날 쇼 프로그램에서도 이 기술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백플립은 1976년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에서 테리 쿠비카(미국)가 처음 선보인 이후 안전 문제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의해 금지됐지만, ISU가 2024년 해당 규정을 해제하면서 약 50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허용됐다.
말리닌은 200.0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일본의 사토 슌(194.86점)을 제치고 남자 싱글 1위에 올랐다. 이 결과 미국은 10점을 추가해 총점 69점을 완성했고, 극적인 역전으로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경기 후 말리닌은 백플립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말 재미있었다. 관중석이 완전히 폭발하는 느낌이었다"라며 "모두가 통제 불능 상태였고, 그런 분위기 덕분에 올림픽 무대에 서 있다는 사실에 더 큰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