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5% 늘 때 수출은 3.6% 뒷걸음
AI 관련 자본재 수입 역대 최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해 11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34년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에 따른 자본재 수입 급증이 적자 폭을 대폭 키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29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94.6% 급증한 56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2년 3월 이후 34년여 만에 기록한 최대 폭의 증가세다. 시장의 예상도 크게 뛰어넘었다. 당초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405억 달러였으나, 실제 적자 규모는 이를 훨씬 상회했다. 앞서 지난 10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2009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한 달 만에 상황이 급반전됐다.
이번 무역수지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역사상 최장기(43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 사태의 여파로 발표가 다소 지연됐다.
무역 불균형 심화는 수입은 늘고 수출은 줄어든 '엇박자' 탓이다. 11월 총수입은 전월 대비 5.0% 증가한 3489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상품 수입은 6.6% 늘어난 2725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자본재 수입이 74억 달러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관련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컴퓨터와 반도체 수입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컴퓨터 액세서리 수입은 30억 달러 감소했다. 소비재 수입 부문에서는 의약품 수입이 92억 달러나 급증하며 전체 수입 확대를 거들었다. 다만 산업재 수입은 24억 달러 줄었다.
반면 11월 총수출은 3.6% 감소한 2921억 달러에 그쳤다. 상품 수출이 5.6%나 급감한 1856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비화폐성 금 등 귀금속과 원유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으며 소비재 수출 또한 31억 달러 줄어들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수입은 감소한 반면 수출은 크게 늘어 대조를 이뤘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과의 교역 불균형이 두드러졌다. 전체 무역적자 확대분의 약 3분의 1이 EU와의 교역에서 발생했다. 미국의 대(對)EU 상품수지 적자는 82억 달러 증가했다. 반면, 대중국 상품수지 적자는 10억 달러 감소한 139억 달러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11월 상품수지 적자는 전월 대비 47.3% 폭증한 869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11월 무역적자의 급격한 증가가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상적으로 무역적자 확대는 GDP 계산 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기관별로 엇갈리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 모델은 4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5.4%로 높게 예측하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 등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무역적자 확대 등을 반영해 3.0% 미만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