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남정훈 기자 = 짜릿한 대역전승으로 순위를 끌어올린 한국전력의 권영민 감독이 경기 뒤 베테랑 주장 서재덕의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강조했다.
한국전력은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이후 세 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세트 스코어 3-2(18-25, 18-25, 27-25, 25-23, 15-9)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한국전력은 지난 맞대결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시즌 성적 14승 11패, 승점 40을 기록했다. 경쟁 팀인 KB손해보험(13승 11패·승점 39)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며 봄 배구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권영민 감독은 초반 두 세트의 부진을 솔직하게 돌아봤다. 그는 "1, 2세트는 제대로 된 경기를 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공격이 전혀 풀리지 않으면서 너무 쉽게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3세트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에게 '이제부터 한번 제대로 해보자'고 이야기했는데, 그 부분이 선수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권 감독은 이번 승리가 5라운드 흐름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5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해 줬다. 그 점이 오늘 승리의 가장 큰 이유"라고 평가했다.
승부의 흐름은 3세트부터 바뀌었다. 무사웰 칸(등록명 무사웰)의 공격이 살아나며 한국전력의 공격 전개가 한층 매끄러워졌다. 이에 대해 권 감독은 "현대캐피탈전을 준비하면서 중앙 공격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했다"라며 "1, 2세트에서는 그게 잘 안됐지만, 세트가 거듭될수록 신영석과 무사웰이 중앙에서 활로를 열어줬고, 그 덕분에 사이드 공격도 훨씬 편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가 팀에 자신감을 심어줬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권 감독은 "자신감 자체는 우리 팀 선수들이 어느 팀을 만나도 가지고 있다"라면서도 "문제는 경기력의 기복이다. 잘할 때는 너무 잘하지만, 안 될 때는 한없이 안 되는 모습이 있다. 그 부분은 감독으로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 숙제"라고 털어놨다.
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과제일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오늘 같은 경기를 이기면서 5라운드를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된 건 분명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또 하나 주목받은 인물은 팀의 주장 서재덕이었다. 36세의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인 서재덕은 올 시즌 득점에서는 눈에 띄지 않지만, 권영민 감독은 그의 존재감을 높이 평가했다.
권 감독은 "서재덕을 기용하는 이유는 공격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하고, 리시브 라인과 수비에서 보이지 않게 팀에 큰 도움을 주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겉으로 보기에는 공격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리시브 안정감이나 수비 조직력 면에서는 팀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서재덕은 0득점을 해도 충분히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라며 "이름값 때문에 기용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밖에서 어떻게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감독인 내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