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구명로비' 지난달 입건 못하고 종료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이명현 특별검사팀(특검팀)으로부터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약식기소됐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사건이 정식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앞서 특검팀은 이 전 대표와 지인 차모 씨에게 벌금을 구형하며 약식명령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서면 심리 대신 정식 공판 절차로 사건을 넘긴 것이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26형사부는 지난 8일 이 전 대표와 차씨(증거인멸 혐의) 사건을 접수했고, 12일 공판 회부 결정을 내렸다. 아직 첫 재판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월 15일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 차씨에게 휴대전화 파손·폐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휴대폰을 특검팀에 압수당하자 과거에 쓰던 휴대폰을 이용하던 중 저장된 통화내역, 메시지 등 정보가 증거로 활용될 것을 우려해 범행을 결심했다.
이 전 대표는 범행 당시 휴대전화를 땅에 던진 뒤, 이를 차씨에게 건네 파손한 뒤 버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해당 휴대전화를 여러 차례 발로 밟아 부순 다음 한강공원 농구장 휴지통에 버린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혐의 관련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이 전 대표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차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각각 약식기소했다. 당시 특검팀은 두 사람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 300만원을 구형하며 약식명령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서면 심리 대신 최근 정식 공판 절차로 사건을 넘겼다.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한 사건이라도, 법원이 약식명령으로 처리하기 부적당하다고 판단하면 직권으로 정식 공판절차에 회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이 벌금형이 적절하다고 보고 약식기소한 사건을 법원이 정식 재판에 회부한 것은, 이 사건을 서면 심리만으로 처리하기에는 가볍지 않은 사안으로 판단한 것이라 보인다.
해당 사건은 피고인 출석하에 정식 재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수사 활동을 공식 종료하고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전담팀까지 두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일부 인사들의 구명 시도 정황을 확인했을 뿐 입건은 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