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16년 레스터시티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이끌었던 '낭만 스트라이커' 제이미 바디가 38세의 나이에 잉글랜드 출신으로는 처음 이탈리아 세리에A '이달의 선수'로 뽑혔다. 호크아이 시스템으로 기록된 세리에A 10~13라운드 경기의 트래킹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됐다. 크레모네세는 해당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바디 역시 1골밖에 넣지 못했지만 다른 쟁쟁한 후보들을 따돌렸다.

이번 시즌 승격팀인 크레모네세 소속 공격수가 'EA 스포츠 FC 11월의 선수'에 선정된 것은 수상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영국 국적 선수로도 첫 사례다. 비록 득점은 1골에 그친 성적이지만 세리에A가 공개한 호크아이 기반 트래킹 지표와 팬 투표가 바디의 수상 당위성을 웅변해주고 있다.
세리에A 사무국이 집계한 10~13라운드 자료를 보면 바디는 주요 공격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해당 기간 평균 스프린트 횟수는 경기당 27.4회로 포워드 전체 상위 4%에 들었다. 하이 인텐시티 러닝 비율은 31.8%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다비드 네레스와 같은 공격형 선수군보다 높았다. 팀이 3연패를 겪는 동안에도 압박 횟수(PPDA 기여 지수)는 경기당 17.1회로 세리에A 공격수 중 가장 높다. 득점은 적었지만 공격 외적 기여도가 압도적이었던 이유다.

크레모네세는 10~13라운드에서 전환 상황이 포함된 공격 시퀀스가 경기당 평균 9.8회였다. 이 중 바디가 관여한 비율이 41.2%에 달했다. 세리에A 평균 포워드 관여율(약 27%)을 크게 웃돈다. 바디의 '움직임 영향도'는 0.81로 같은 기간 전방 압박형 공격수 중 리그 1위였다. 사무국이 발표문에서 "경기당 에너지와 공간 창출 지표가 리그 최상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바디의 패널티 박스 내 반복 진입 횟수도 주목할 만했다. 경기당 5.3회로 AC밀란 마이크 메냥, 인터밀란 라우타로, 제노아 외스티고르와 경쟁한 지표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이 수치는 골 결정력보다 공격 패턴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의미한다. 러닝 타이밍과 공간 점유가 팀 공격 구조 전체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평가됐다. 바디가 해당 기간 수비 뒷공간으로 진입한 횟수가 경기당 13.7회에 이른다. 팀이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구간에서도 개인 활동량이 일정하게 유지됐다는 의미다.
팬 투표 역시 수상 이유를 뒷받침했다. 바디는 11월의 선수 팬 투표에서 전체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레스터 시티 시절 만들어진 '동화적 커리어 서사'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세리에A는 이달의 선수 선정 과정에서 골·도움 같은 결과값보다 오프 더 볼 기여, 압박 지속성, 전환 기여도, 활동량 비율을 더 높게 반영한다. 바디의 수상은 이 평가 방식과 직결된 결과다. 그는 8부 리그 출신이 EPL 우승을 일구고 세리에A로 건너오자마자 리그 변경 첫 시즌에 다시 월간 최고 선수가 되는 또 하나의 '낭만 서사'를 연출했다. 바디는 단순히 노련한 베테랑이 아니라 리그를 주름잡는 현재 진행형 스트라이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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