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과 인도가 인도 뉴델리에서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인도가 역대급 협상안을 제안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밝혔다.
11일 인디아 투데이와 이코노믹 타임스(ET) 등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전날 상원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인도 협상단은 매우 까다로운 상대지만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인도 측이 제시한 제안은 지금까지 받아 본 것 중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인도는 (미국산) 특정 작물과 육류 및 가공품에 대한 저항(resistance)이 있다. 이는 깨기 어려운 문제"라며 "미국 대표단이 인도를 방문해 남은 분쟁 요인, 특히 미국 농산물과 육류 및 유제품에 대한 인도의 거부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무역 채널 다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인도는 '실현 가능한 대안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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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가운데)가 2025년 9월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경제장관 회의 및 미국 무역대표부 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인도는 지난 2월 양국 무역액을 2030년까지 5000억 달러(약 736조 5000억 원)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하고 양자 무역 협상(BTA)을 체결하기로 했다. 양국은 곧 무역 협상에 착수하면서 이르면 올 가을 전에 무역 합의를 타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도의 농업 및 유제품 개방과 미국의 관세 정책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인도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농업 및 유제품 부문에 보호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은 인도의 철강 및 알루미늄, 자동차 부문에 대한 관세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결국 인도에 대한 상호 관세율을 4월 발표한 26%에서 25%로 조정하면서 8월부터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에 더해 같은 달 27일부터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한 제재성 추가 관세 25%도 부과하고 있다. 현재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50%로, 이는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최고 수준이다.
ET는 "미국은 아몬드와 옥수수, 사과 등 농산물에 대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인도 내부에서는 인도 정부가 농산물이나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양보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큰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권한에 대한 미국 대법원 판결이 협상 테이블 전체를 뒤집을 수 있는 만큼 인도는 어떠한 약속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한편, 릭 스위처 USTR 부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전날 인도를 방문해 인도 측 대표단과 협상 중이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 측과 지속적으로 협상하고 있고, 양국 무역 협정 체결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라제시 아그라왈 상공부 차관은 최근 "인도 수출업체들의 관세 부담을 완화하는 기본 틀 협상을 올해 안에 마무리짓기를 희망한다"면서 그러나 보다 포괄적인 양국 협정 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