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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울산 이동경의 손편지…"MVP 후보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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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13골 12도움으로 공격포인트 1위
"매 시즌 발전하며 이름값 할 기회 잡을 것"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울산 HD 미드필더 이동경이 K리그1 최우수선수(MVP) 후보 발표 직후 자신의 진심을 담은 편지를 공개하며 팬들과 미디어 앞에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울산은 27일 이동경이 직접 작성한 '미디어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했다. 2018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펜을 들어 속내를 털어놓은 만큼, 편지에는 그간 드러내지 않았던 감정과 책임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천 상무 시절 이동경.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동경은 편지의 첫머리에서 "팀으로도, 개인에게도 중요한 시점에서 전력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 너무나 속상하다"라며 현재 부상으로 팀에 힘을 보태지 못하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그는 "부담스러운 시기지만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제 이야기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편지를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올 시즌 이동경은 김천 상무에서 13골 12도움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공격포인트를 쌓았고, 전역 후 울산 복귀 경기에서도 즉시 팀 전력에 보탬이 될 만큼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수원FC와의 36라운드에서 갈비뼈 부상을 당하며 시즌 막판에 전력 이탈했고, 잔류를 확정해야 하는 중요한 국면에서 울산에 힘을 보태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그럼에도 지난 20일 프로축구연맹은 이동경을 박진섭(전북), 싸박(수원FC)과 함께 K리그1 MVP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친 것이 인정받은 결과였다. MVP는 미디어, 각 팀 감독 및 주장 투표를 합산해 결정되며, 오는 12월 1일 열리는 시상식에서 최종 수상자가 발표된다.

이동경이 미디어에게 보낸 손편지의 일부. [사진 = 울산]
이동경이 미디어에게 보낸 손편지의 일부. [사진 = 울산]

이동경은 이번 시즌이 유독 특별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올해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운이 좀 따라주지 않는 선수인가'라고 생각하곤 했다"라며 "계속 도전했지만 결과가 조금씩 모자라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스스로를 탓하며 침잠하기보다는 부정적인 마음을 떨쳐내고 묵묵히 희망을 붙잡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문이 열리는 순간이 오더라"라며 성장의 시간을 강조했다.

경쟁자들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이동경은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박)진섭이 형, 그리고 싸박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고 해서 상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가 어떻든 지금처럼 흔들리지 않는 선수로 남겠다"라고 다짐했다.

편지의 마지막은 자신의 이름이 지닌 의미를 되새기며 마무리됐다. 그는 "할머니께서 지어주신 제 이름 '동(東)'과 '경(炅)'처럼 동쪽에서 밝게 빛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라며 "제가 어떤 선수였는지 기억해달라. 매 시즌 발전하며 이름값을 할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라고 적었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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