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유신모의 외교포커스]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갖게 된다는 것의 의미

기사입력 : 2025년11월06일 06:38

최종수정 : 2025년11월06일 08:35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北 이외에 중국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선언
'美의 대중국 군사활동 동참' 약속으로 얻은 대가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은 한국이 아닌 미국
안보구조 변화보다 '핵잠 보유'에 환호하는 여론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국내적으로 남긴 가장 큰 유산은 핵추진(원자력 추진) 잠수함이다. 세계 무역질서 혼돈기에 열린 이번 APEC의 의미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미·중 전략경쟁의 향방, 심지어 3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관세 협상 결과까지 핵추진 잠수함이 압도해 버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용인해 달라고 공개 요청하고, 이튿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하기까지 모든 것이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언론과 국민 여론은 물론 서로 상대를 적으로 여길만큼 쩍 갈라져 싸우던 정치권도 이 소식을 환영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갖게 된다는 것은 '신무기 장착'과 또 다른 차원의 안보적 의미가 있다. 한국의 안보 위협이 북한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핵추진 잠수함은 한국의 안보 수요를 초과하는 무기체계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반도 해역과 연안에서 북한의 위협을 견제하는 역할은 핵추진 잠수함보다 재래식 디젤 잠수함을 촘촘히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갖는다는 것은 북한 이외에 다른 안보 위협(중국)에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2021년 미국, 영국, 호주 3개국이 오커스(AUKUS)를 결성하고 호주에 핵잠수함을 허용했을때 사적인 자리에서 만난 안보 관련 분야의 전직 미국 관리에게 '호주에게는 핵잠을 허락하면서 한국에게는 왜 안 주는가'를 물은 적이 있다. 그는 "한국 해군이 대만해협, 남중국해까지 활동범위를 넓힌다면 미국은 내일이라도 당장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중국 견제에 앞장서는 첨병 역할을 한다면 미국은 선뜻 허용할 것이라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 추적활동'을 위해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미국을 대신해 중국의 군사활동을 견제하는 역할을 기꺼이 할 것이라고 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미국이 2010년대 초반 '아시아 회귀'를 선언하며 중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한 이래 한국으로부터 가장 듣고 싶어했던 말이다. 정부와 국내 언론은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승인받은 것을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하지만, 실제로 성과를 거둔 것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이번 일은 단순히 한국이 진전된 무기체계를 갖추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의 대통령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까지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대중국 군사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공개 선언한 것은 한반도 안보 구조의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다.

이제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동시에 경제를 중국에 의존하면서 균형을 유지하려 했던 시대는 끝났다. 한·미가 추진하는 '동맹 현대화'의 핵심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역할 변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한국은 미국의 아시아 안보전략을 함께 수행하는 파트너가 됐다.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무기체계를 갖는 대가로 새로운 안보 리스크를 안아야 한다. 뒤이어 일본이 나서게 되면 동북아에 군비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한반도 주변에서 군비경쟁이 가속화되고 대결구도가 짙어진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볼 나라가 한국이라는 점은 이미 역사가 보여준 바 있다. 남북관계는 더욱 어려워졌고 뇌사 상태로 숨만 붙어 있던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은 확실하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언필칭 진보 정권이 이같은 안보 구조 변화를 수십 년간, 그것도 북핵 능력이 지금처럼 고도화되기 훨씬 전부터 '숙원 사업'으로 여겨왔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물론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국내적 저항에 부딪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도입이 되든 안되든, 한국 대통령이 중국을 안보 위협으로 천명한 것은 되돌릴 수 없다.

국내 여론은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가져올 안보환경 변화와 후과에 대해서는 아직 큰 관심이 없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이 있다면 이번 일은 국내 정치적으로는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여기에 더해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고 '농축·재처리' 권한을 확대하려 한다. 이 역시 한국에 실익은 별로 없다. 그러나 여론이 '잠재적 핵능력'을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것에 주목한다면 또 한번 엄청난 정치적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안보 사안이 지나치게 포퓰리즘으로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비만 치료제 가격 인하 합의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위고비'를 판매하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와 '젭바운드' 제약사인 미국 일라이 릴리와의 합의를 통해 비만 치료제 가격을 월 250~350달러 수준(35만원~50만원)으로 대폭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월 1천 달러(약 145만 원) 이상에 판매되던 약가가 절반 이하로 낮아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 환자에게 '최혜국가 기준' 가격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며 "위고비는 1천350달러에서 250달러로, 젭바운드는 1천80달러에서 346달러 로 내려간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위고비 등 비만약 가격 인하 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11.07 kckim100@newspim.com 이번 조치는 메디케어(65세 이상·장애인)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가입자에게도 적용된다. 정부 부담이 반영될 경우 환자 본인 부담금은 월 50달러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저소득층 메디케이드 가입자는 사실상 무료 또는 저가로 약을 처방받게 된다. 백악관은 또 연내 '트럼프알엑스(TrumpRx.gov)'라는 직구 플랫폼을 개설해, 미국 소비자가 제약사로부터 직접 비만 치료제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자비로 약을 구입하는 미국인들은 위고비·젭바운드를 월 500달러 수준에 구매해왔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245달러 수준까지 추가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뚱보 약'이라고 부르는 이 약들은 매우 효과적이며 이미 수백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며 "이 약들은 생명을 구하고 미국인의 건강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인구의 4%뿐이지만 글로벌 제약사의 75% 수익을 내주고 있다"며 "관세 압박을 통해 약가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들이 미국에서만 바가지를 씌우는 시대를 끝내겠다"며 "이번 약가 인하가 그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는 곧 출시될 위고비·젭바운드 '알약 형태(경구용)' 약가도 포함됐다. 최저 용량 기준 월 150달러가 적용되며, 출시 즉시 메디케어·메디케이드에서도 동일한 가격으로 급여가 이뤄진다. 노보 노디스크는 고용량 경구제 위고비의 FDA 승인 심사를 받고 있으며, 일라이 릴리도 '오르포글립론'이라는 비만·당뇨 경구제를 연내 승인 신청할 예정이다. 그동안 미국 내 건강 보험 상당수는 여전히 비만 치료 목적의 약가 지원을 제한해 왔으며, 이 때문에 '부자만 살 빠지는 약'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kckim100@newspim.com 2025-11-07 03:26
사진
울산화력발전소 매몰자 1명 사망 확인 [울산=뉴스핌] 박성진 기자 =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매몰된 구조 대상자 한 명이 사망했다.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매몰 사고 현장 [사진=소방청] 7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숨진 인물은 소방 당국이 매몰 위치를 확인한 2명 중 한 사람으로, 발견 당시 의식이 있어 대화가 가능했으나 끝내 숨졌다. 이 사고는 한국동서발전이 관리하는 울산 남구 용잠동의 60m 높이 보일러 타워 해체 작업 중 발생했다. 소방청은 울산 남구 소재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내 구조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psj9449@newspim.com 2025-11-07 06: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