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34일째로 접어들면서 항공 운항에 대규모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항공관제사 결근이 급증하면서 항공편 지연과 결항이 속출해, 지금까지 320만 명 이상의 승객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항공청(FAA)은 텍사스주 댈러스와 오스틴 공항에서 관제 인력 부족으로 지상 지연(Ground Delay)을 지시했으며, 휴스턴과 워싱턴 D.C. 공항에서도 추가 지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에만 약 2900편이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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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촬영된 미국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 있는 관제탑.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셧다운으로 1만3000명의 항공관제사와 5만 명의 교통안전국(TSA) 직원들이 급여 없이 근무 중이며, 이들 중 일부가 생계 곤란으로 결근이 늘면서 항공 운영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르고 있다.
숀 더피 교통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여행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공역(air space) 전체를 폐쇄할 것"이라며 "아직 그 단계는 아니지만 지연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병가를 내고 있는 관제사들을 해고할 계획은 없다"며 "그들 역시 가족의 식탁을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만 모두가 현장에 복귀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FAA는 지난 금요일(10월 31일) 미국 내 30대 주요 공항의 절반 가까이가 관제 인력 부족을 겪었으며, 하루 동안 6200편이 지연되고 500편이 결항됐다고 밝혔다. 뉴욕 공항의 경우 당시 관제사의 80%가 결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에도 혼란은 이어졌다. FAA에 따르면 토요일(11월 1일)에는 4600편이 지연되고 173편이 결항됐으며, 일요일(11월 2일)에는 5800편이 지연되고 244편이 취소됐다.
항공사 단체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Airlines for America)'는 셧다운이 시작된 10월 1일 이후 항공관제 인력 부족으로 320만 명 이상의 승객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특히 11월 들어서는 항공 지연의 79%가 인력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집계됐다.
유나이티드항공 스콧 커비 CEO는 "지속되는 셧다운이 항공 예약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연말 여행 시즌을 앞두고 업계 전반에 심각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FAA는 이미 목표 대비 3500명가량의 항공관제 인력이 부족한 상태로, 셧다운 장기화로 초과근무와 주 6일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피로 누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와 관제사 노조는 의회를 향해 정부 재가동을 위한 임시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오는 27일 추수감사절 연휴까지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인들의 귀성길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