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독서노트'에 이은 평산책방의 두 번째 책
청소년회복센터 청소년 76명의 시 모음집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청소년 시집 '이제는 집으로 간다'(평산책방)는 2024년부터 시작된 '찾아오는 평산책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상남도 6곳 청소년 회복센터 청소년 76명의 시 모음집이다. 총 4부, 97편의 시로 구성된 이 시집에는 법정과 재판, 부모와 가정, 친구와 관계, 집에 대한 그리움, 다시 살아보고 싶은 희망 등 청소년 회복센터 청소년들의 진솔한 마음이 고스란히 시의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성찰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서려는 아이들의 용기가 담겨 있다. 꾸밈없는 이들의 고백은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왜 온 마을이 필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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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평산책방이 펴낸 두 번째 책 '이제는 집으로 간다'. [사진 = 평산책방] 2025.10.17 oks34@newspim.com |
시집 '이제는 집으로 간다'의 출간 배경은 남다르다. 평산책방을 찾은 경남 청소년 회복센터 청소년들이 시인 박성우와 만나, 그의 청소년 시집 '난 빨강'을 함께 읽은 것이 시작이었다. 그들은 시집을 읽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로 썼고, 그 시편들을 접한 책방지기가 아이들의 시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며 시집 출간을 제안했다.
"놀랍습니다. 대단합니다. 날것 그대로의 시편들입니다. 재간을 부리지도 않고 그럴듯한 비유도 쓰지 않습니다.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 일로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게 진짜 시가 아닐까. 이래서 시가 필요하지 않을까. 청소년 회복센터 아이들이 쓴 한 편 한 편의 시를 읽으면서 많은 분과 나눠 읽고 싶었습니다."
평산책방의 책방지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여는 글'을 통해 독서를 통해 자기 삶을 성찰하고, 자기 안의 목소리를 발견하며,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자기 안의 내면의 풍경을 솔직하게 시로 드러내는 활동의 결과물에 대해 놀라움을 전했다.
안도현 시인도 추천사를 통해 "숨겨 두었던 감정을 우물 밖으로 꺼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 감정이 언어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맨 처음 고백하는 언어는 그지없이 떨리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언어는 한껏 목소리를 낮춘다"며 "이 책의 청소년 필자들은 모두 시인이다. 지금의 삶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순간, 놀랍게도 바로 회복이 시작된다"고 평했다.
청소년 회복센터는 법원의 보호 처분을 받았지만 돌아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가정이다. 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의 제안으로 설립된 청소년 회복센터는 단순한 법적 처벌만으로는 청소년들의 삶을 바꿀 수 없다는 성찰에서 시작되었다. 방황하고 일탈했던 청소년들에게 안정적인 주거 환경과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학업과 기술 교육을 지원해 자립을 돕는 역할을 한다. 값 13,000원.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