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화웨이(華爲)가 반도체 제조의 핵심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를 개발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외주 제작) 업체인 SMIC(중신궈지, 中芯國際)가 중국산 DUV 노광 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17일 전해졌다. 이어 해당 장비를 개발한 업체가 사실상 화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 핫이슈로 떠올랐다.
상하이 증권보에 따르면 현재 SMIC는 중국산 DUV 노광 장비를 테스트 중이다. 이는 중국 업체가 만들어낸 최초의 28나노 DUV 장비다. 해당 장비를 사용하면 멀티패터닝 기술을 통해 5나노 반도체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동안 중국 업체가 만들어낸 반도체 노광 장비 중 최고 사양은 지난해 공개된 65나노 노광기였다.
28나노 DUV 노광 장비의 초기 테스트 결과는 고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장비가 대량 생산에 적합한지 여부와 언제부터 납품이 가능한지는 추가적인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전언이다.
해당 DUV 장비를 개발해 낸 업체는 위량성(宇量昇)이라는 기업이다. 위량성은 2022년 상하이에서 설립됐으며 그동안 DUV 노광 장비를 개발해왔다.
위량성의 지분 50%는 상하이시 시정부 산하 벤처캐피털이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50%는 중국의 반도체 장비 업체인 사이캐리어(신카이라이, 新凱來)가 보유하고 있다.
사이캐리어는 선전(深圳)시 정부 산하 벤처캐피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업체다. 시장에서는 사이캐리어가 사실상 화웨이의 자회사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화웨이(華爲)는 2012년 사내에 '싱광(星光)공업연구소'라는 팀을 만들었으며, 이 팀은 정밀 장비를 개발해왔다. 해당 팀의 팀원 1000여 명이 2022년 화웨이를 나와서 사이캐리어를 설립했다.
때문에 위량성 역시 사실상 화웨이가 설립한 업체로 평가되고 있다. 화웨이는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중국 국가자본이 자금을 지원하고 회사를 경영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이캐리어는 반도체 장비를 개발해 냈고, 위량성은 DUV를 만들어냈다.
중국 경제일보는 18일 보도에서 위량성이 개발한 DUV 장비가 테스트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더라도 양산이 시작되는 시점은 2027년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ASML과 경쟁하기까지는 여전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경제일보는 "중국산 DUV 장비가 양산된다면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돌파하고, 서방 기술 의존도를 낮추며 AI 반도체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 본토의 기업들이 더욱 높은 사양의 첨단 장비를 개발해 내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사이캐리어는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사이캐리어가 직접 개발하는지, 혹은 위량성과 함께 개발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이캐리어의 EUV 개발 프로젝트명은 '에베레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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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상하이에서 진행됐던 세미콘차이나에서 사이캐리어의 부스에 인파가 운집해 있다. [사진=시나웨이보 캡처] |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