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소 조항'에 문턱…현대·HDC 빠지고 GS건설 '유리한 고지'
조합 내홍 격화 우려…'사업 지연·비용 증가' 리스크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성수1구역)가 시공사 입찰 조건을 완화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입찰 조항에 반발해 온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참여가 무산되면서, GS건설의 독주가 유력해졌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1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날 오후 3시 대의원회를 열어 시공자 선정계획서 변경안을 상정했으나, 투표 끝에 최종 부결됐다. 총 대의원 123명 중 115명이 투표에 참여해 7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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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안건은 조합 집행부와 갈등을 빚어온 현대건설 등의 참여를 위해, 경쟁입찰을 원하는 일부 조합원들이 입찰 조건 완화를 목표로 소집을 요구하며 추진됐다. 앞서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원 혜택 제안 금지 ▲과도한 이주비 대출 조건 제한 ▲조합의 자의적 입찰 무효 권한 등 다수 조항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며 공식적으로 반발해왔다.
두 회사는 "타 구역 입찰지침에는 없는 조항들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없고, 일반경쟁입찰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1000억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 역시 "특정 시공사 밀어주기 아니냐"는 불만을 샀다. 결국 이들은 지난달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불참했다.
현대건설은 "부당한 입찰 지침을 준수하기 어렵다"며 "4일 대의원회에서 조합원 의견이 반영된 지침이 결의돼 경쟁입찰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이날 조건 완화안이 부결되면서 참여 가능성이 사라졌다.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 대우건설 등 7개사가 참여했지만, 업계에서는 GS건설의 단독 입찰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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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1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날 오후 3시 대의원회를 열어 시공자 선정계획서 변경안을 상정했으나, 투표 끝에 최종 부결됐다. 총 대의원 123명 중 115명이 투표에 참여해 7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2025.09.04 dosong@newspim.com |
다만 이번 결정으로 조합 내홍이 격화될 조짐이다. 이날 대의원회에 앞서 조합원 58명은 회의장 앞에서 조합 집행부를 규탄하고 경쟁입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조합 내 갈등이 시공사 선정 총회까지 이어질 경우 사업 지연 등 부정적 여파가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방배신삼호 재건축 사업은 최근 조합원 반대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선정이 부결된 바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입찰 지침이 완화되지 않으면 참여사들이 입찰을 꺼려 사업 지연 리스크가 커진다"며 "조합 내 반대파가 결집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고, 결국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