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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극한 환경에서 완성되는 혁신 기술력...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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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 남양연구소 모빌리티 개발 핵심 시설 공개
공력시험동·환경시험동·R&H성능개발동·NVH동 탐방
바람·무더위·강추위·소음 등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연구

[화성=뉴스핌] 김승현 기자 = 이미 전 세계 권위 있는 완성차 평가 기관과 글로벌 시장에서 성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미래 모빌리티 혁신 기술 선점을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기술력은 바로 남양연구소에서 나온다.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인 아반떼 N, 아이오닉 5 N, 아이오닉 6 N에서의 'N'은 남양(NAMYANG)연구소의 N에서 따왔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3일 남양연구소의 모빌리티 개발 핵심 시설을 공개했다. 1996년 설립된 남양연구소는 신차 및 신기술 개발을 비롯해 디자인, 설계, 시험, 평가 등 차량 개발의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승용차부터 상용차까지 전 차종을 개발하는 남양기술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기지로도 자리매김했다.

차량의 실제 주행 환경을 유사하게 구현한 다양한 연구개발 시설 가운데, 자동차 풍동 시험을 진행하는 공력시험동, 다양한 기후 조건으로 차량의 열관리 성능을 연구하는 환경시험동, 차량의 핸들링 및 승차감 성능을 개발하는 R&H성능개발동, 소음과 진동을 해석하고 차량의 감성 품질을 구현하는 NVH동을 둘러 봤다.

남양연구소 공력시험동에서 아이오닉 6 차량으로 유동 가시화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공력시험동, 주행 효율과 고속 주행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공기의 흐름을 가다듬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1회 충전으로 더 나은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차와 공기역학의 관계는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공력성능은 전비, 주행 안정성, 동력성능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제조사들은 자동차의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공기의 저항력 계수, 즉 공기저항계수(Cd, Coefficient of Drag)를 낮추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공력 분야에서 한발 앞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아왔다. 공력시험동은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 전기차 및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공력 성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개발하기 위해 특수 설계된 연구 시설이다.

총면적 약 6000㎡ 규모로 축구장 한 곳의 크기와 맞먹는 이 공간에는 대형 송풍기, 지면 재현 장치 등 실제 주행 환경을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설비들이 집약돼 있다.

이 중 핵심은 단연 대형 송풍기다. 3400마력의 출력으로 바람을 일으켜 차량 속도 기준 200km/h까지 재현할 수 있다. 직경 8.4m에 달하는 송풍기의 날개는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소섬유 복합 소재로 제작됐다.

실제로 100km/h 속도의 바람을 만들 때 발생하는 소음은 약 54dB 수준으로 일반 사무실 정도의 정숙함을 유지한다. 또한 주행 시 지면 환경을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시험실 바닥에는 총 다섯 개의 회전 벨트가 설치된 턴테이블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지면 재현 평가가 가능하다.

차량의 네 바퀴 아래와, 차량 하부 바퀴 사이 바닥면에 벨트를 함께 회전시킴으로써, 바퀴의 구동뿐만 아니라 지면과 차량 하부 사이에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어 신뢰도 높은 공력 성능 평가가 가능해진다.

남양연구소 공력시험동의 메인 팬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공력시험동에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평가는 공력 성능 평가와 후류 최적화 평가가 있다.

공력 성능 평가에서는 차량 주행 방향과 반대로 작용하는 저항력인 '항력'과 차체를 부상시키는 힘인 '양력'을 중점적으로 측정한다. '항력'은 전비와 가속 성능에 영향을 주고, '양력'은 주행 안정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전기차 공력 성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후류 최적화 평가에서는 주행 시 차량 후면에 생기는 공기 흐름인 후류를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차량 후미에는 공기가 소용돌이치듯 맴도는 와류가 생성되는데, 이는 후면에서 차량을 당기는 힘을 발생시켜 주행 안정성 및 전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후류의 형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최적화하느냐가 공력 성능 향상의 관건이 되는 이유다.

이날 공력시험동에서 기자단을 맞은 건 세계 최저 공기 저항 계수 0.144를 달성한 '에어로 챌린지 카'였다. 이 차는 현대차·기아 공력개발팀이 다양한 공력 성능 개선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콘셉트카다.

지금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은 초저항력 콘셉트카의 Cd값이 0.19에서 0.17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기아의 기술력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시험실 내부로 들어서 '에어로 챌린지 카'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다. 최고 수준의 공력 성능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액티브 카울 커버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 ▲액티브 리어 디퓨져 ▲통합형 3D 언더커버 등이 있었다.

이 기술들은 공력개발팀이 선행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자체 개발한 것으로, 당장 양산에 적용되지 않지만 향후 지속적인 성능향상과 검증 과정 등을 통해 공력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요소 기술로 활용할 방침이다.

여러 공력 기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함께 연동해 작동하는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와 액티브 리어 디퓨져다. 에어로 챌린지 카 후면에 숨겨져 있던 블레이드와 디퓨져가 뒤쪽으로 나오면서 리어오버행 길이가 40cm 연장되는 장치다.

차량 측면 및 바닥 길이가 확장되는 효과를 통해 측면 와류와 후류를 억제하거나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기아의 설명이다.

이어 '에어로 챌린지 카'에 연기를 분사해 차량 주변의 공기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유동 가시화 시험'도 진행됐다. 각각의 기술이 작동될 때마다 공기 흐름 변화와 공력성능 개선 효과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남양연구소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환경시험동, 폭설 내리는 영하 30도 조건에서 전기차를 테스트하는 까닭은

새로운 자동차가 개발을 거쳐 최종 양산되기까지는 수많은 시험실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50℃에 달하는 사막 기후와 영하 기온의 설원 같은 극단적인 기후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과 쾌적한 실내 환경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시험동은 다양한 기후 조건에서 차량의 성능을 검증하는 출발점이다. 이곳은 차량의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모든 시스템의 성능 개발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는 엔진과 변속기의 냉각 성능, 냉난방 공조 성능, 실내 쾌적성까지 차량 내 주요 열 관련 시스템의 모든 성능을 연구한다. 특히 전동화 차량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배터리,

수소전기차의 스택, 전장 부품, 자율주행제어기 등 열에 민감한 전기·전자 부품의 회로 설계와 성능 검증, 공조 전비 개선까지 담당 범위를 넓히며 역할이 한층 확대되고 있다.

환경시험동의 핵심 시설은 전 세계 다양한 기후와 주행 조건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는 환경 풍동 챔버다. 환경 풍동 챔버는 온도, 습도, 풍속, 밝기 등 다양한 환경 조건을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으며, 차량의 주행 부하와 속도까지 정교하게 제어 가능하다.

환경 풍동 챔버는 시험 환경에 따라 고온 풍동, 저온 풍동, 강설 풍동으로 구분되어 차량의 다양한 사용 조건을 재현한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50℃ 고온의 중동 지역, 영하 30℃ 혹한 지역의 강설 환경 등 세계 각지의 극단적인 기후를 그대로 구현하며, 냉·난방 공조 시스템과 배터리 열관리 성능을 검증한다.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단순한 열효율 향상을 넘어, 주행 안정성과 실내 쾌적성, 전비 효율까지 전반적인 차량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된다.

남양연구소 환경시험동 고온챔버에서 아이오닉 6 N 차량의 열관리 성능을 평가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먼저 고온 환경 풍동 챔버에서는 고성능 전동화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 6 N의 차량 평가 검증이 한창이었다. 아이오닉 6 N은 섀시 다이나모미터(Chassis Dynamometer) 위에 단단히 고정돼 있었고, 시속 50km로 설정된 속도에 따라 바퀴를 연신 굴리고 있었다.

차량 위로는 수많은 조명 장치에서 눈부시도록 밝은 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이는 솔라(Solar)라고 하는 인공 태양광 제어 램프로 최대 1200W/㎡의 일사량으로 태양광 노출 환경을 모사한다.

챔버 내 설치된 전광판이 고온 시험 환경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기온은 무려 50℃, 주행풍 속도는 시속 50km를 가리키고 있다. 주행 중인 차량 안에는 인체 모형에 다수의 온도 센서를 부착한 서멀 마네킹(Thermal Manikin)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어서 방문한 저온 환경 풍동 챔버에서는 최근 선보인 기아 PV5가 시험 중이었다. 챔버 내부 온도는 영하 20℃로 설정돼 있었고, 차량 표면에는 성애가 얇게 내려앉아 있었다. 차가운 주행풍을 맞으며 다이나모 위를 주행 중인 PV5는 마치 혹한의 북유럽 겨울 도로 위를 달리는 듯했다.

이곳에서는 실내 난방 성능, 모터나 배터리의 저온 제어 성능 등을 시험한다. 두꺼운 방한복을 입은 연구원들은 혹한 조건에 노출된 차량 상태를 자세히 살피면서 난방 성능과 저온 제어 시스템 관련 데이터를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겨울철 전기차 배터리 효율의 검증 역시 이곳에서 이뤄진다. 담당 연구원에 따르면, 고효율 히트펌프를 비롯해 최소 전력으로 최대 난방 효과를 내는 기술의 시험과 평가가 이뤄진다고 한다.

여러 환경 챔버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곳은 강설 강우 환경 풍동 챔버였다. 이곳에서는 앞서 방문한 저온 환경에 더해, 눈과 비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장치가 추가로 구동되고 있었다.

챔버 내부 온도는 영하 30℃로 설정돼 있었고 현대차 아이오닉 9이 시험대에 올라 있었다. 시험이 시작되자 차량 앞에서 거친 눈보라가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챔버 내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눈보라가 거세졌다.

강설 분사와 주행풍 속도를 줄이고 챔버 내부로 들어가 볼 수도 있었다. 입장 전 두꺼운 방한복을 걸쳤지만, 영하 30℃는 그야말로 살을 에는 듯한 추위였다.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강설이 차량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관찰하고 있었다. 전기차는 충전구와 프렁크의 눈 유입 여부도 굉장히 중요한데, 연구원들은 눈이 쌓이는 위치와 실링 구조의 밀폐 상태를 세밀하게 점검했다.

남양연구소 R&H성능개발동 핸들링주행시험기에서 코나 일렉트릭의 핸들링 특성을 시험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R&H성능개발동, 정교한 데이터로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 성능을 구현하다

자동차의 주행 감각은 단순히 수치로만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다. 노면의 충격을 얼마나 부드럽게 걸러내는지, 선회 시 차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운전자는 안정감과 동시에 주행의 즐거움을 느낀다.

특히 R&H(Ride&Handling) 성능은 파워트레인의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차종에 공통으로 요구되는 기본 역량이다.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전기차를 막론하고 R&H 성능은 차량 완성도의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특히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면서 R&H 성능은 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전기차는 과거 슈퍼카 급에서나 구현 가능했던 가속력을 낼 수 있어 고속 영역에서의 주행 안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뿐 아니라, 차량 하중 증대로 서스펜션과 타이어에 가해지는 부담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남양기술연구소의 R&H성능개발동은 차량의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하고 개발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 시험 시설로 구성돼 있다. 지면에 닿는 타이어부터 서스펜션 모듈과 실차 평가에 이르기까지, 현대차·기아의 R&H 연구개발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차량의 주행 성능을 결정하는 R&H 개발은 모든 주행 성능의 근간이 되는 타이어 개발로부터 시작한다. 가장 먼저 살펴본 것은 고속 타이어 유니포미티(Uniformity) 시험기였다. 시험실 안에서는 커다란 드럼 위에 고정된 타이어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었다.

해당 시험기는 최대 시속 320km까지 회전하는 드럼 위에서 타이어를 굴려 진동 발생 여부를 측정한다. 또한 드럼 위에 작은 클릿(Cleat)을 부착해 타이어가 요철을 통과할 때 움직임을 파악하고 승차감 특성까지 평가할 수 있다.

남양연구소 R&H성능개발동 타이어 특성 시험기가 작동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다음으로 살펴본 시설은 타이어 특성 시험기였다. 이 시설은 타이어의 강성과 접지 특성을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서 살펴본 시험기와 다른 점은 실제 도로와 유사한 평평한 벨트 위에서 타이어를 굴린다는 점이다.

이처럼 회전하는 타이어의 조향각이나 캠버각을 변화시켜 타이어가 만들어내는 힘과 반응 속도를 정밀하게 측정한다. 시험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는 차량 시뮬레이션용 가상 모델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다음으로 차량의 핸들링 특성을 연구개발하는 핸들링 주행시험기를 살펴봤다. 거대한 기계 장치 위에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단단히 고정돼 있었다.

그리고 차량 앞에는 120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가상의 주행 환경이 그대로 표시됐다. 차량 안에는 운전자 대신 주행 로봇이 설치돼 있는 상태. 이 로봇은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 조작은 물론 수동 변속기도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다고 한다.

시험이 시작되자 코나 일렉트릭은 제자리에서 바퀴를 굴리기 시작했고, 마치 실제 도로 위를 달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어서 주행 시뮬레이션에 따라 차량의 선회 상황을 재현했다. 이는 차체와 지면간의 미끄러짐 각도(Slip angle)를 구현해 핸들링 성능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어지는 시설은 바로 승차감 주행시험기였다. 승차감 주행시험기는 다양한 노면 조건에서 차량 반응을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장비다. 플랫 벨트와 유압 액추에이터로 구성된 시험기는 실제 도로의 노면 변화를 그대로 재현해 타이어 접지면에 전달한다.

플랫 벨트 위에는 차량이 아닌, 아이오닉 5의 후륜 차축 모듈(리어 서스펜션과 타이어로 구성)만 올라가 있었다. 곧이어 플랫 벨트가 회전하면서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위에 올라간 타이어와 서스펜션은 시험기의 움직임에 따라 빠르게 반응했다.

초당 최대 40회까지 입력이 가능한 승차감 주행시험기는 부드러운 아스팔트부터 요철이 많은 도로까지 여러 주행 환경을 시험할 수 있다. 또한 차량뿐만 아니라 모듈 단위로 시험이 가능해 보다 정밀하게 목표한 승차감을 구현할 수 있다.

승차감 주행시험기의 또 다른 특징은 세계 각 지역의 노면 환경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미, 유럽, 중국 등 각 시장의 대표적인 노면 데이터를 시험기에 적용해, 현지와 동일한 조건에서 승차감을 평가할 수 있다.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축적되는 이 데이터는 단순히 승차감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의 요구에 맞는 주행 품질을 확보하는 데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남양연구소 NVH동 로드노이즈시험실에서 GV70 전동화 모델의 실내 유입 노면 소음을 측정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NVH동, 소음 분석과 공간음향 기술로 정숙함을 넘어 감성 품질까지 설계하다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행 중 느끼는 정숙성과 편안함, 즉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성능은 탑승자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기 때문에 작은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 미세한 진동 등을 탑승자가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NVH 성능을 차량 경쟁력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남양기술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해, 정숙성과 감성 품질을 모두 충족하는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남양기술연구소의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차량이 주행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노면가진(주행 중인 자동차가 노면의 불규칙성으로 인해 받는 진동)을 구현해 차량 실내에서 들리는 소음을 평가한다.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10×14m 규모로, 벽면은 두꺼운 흡음재로 빈틈없이 둘러싸여 있다. 덕분에 실험실 내부는 소리의 반사가 없는 무향의 공간이다. 내부에 설치된 샤시 다이나모는 차량 바퀴와 맞닿아 있는 롤 표면에 실제 도로를 본뜬 패치가 부착돼 있는데, 시험 조건에 따라 아스팔트, 콘크리트, 험로 등 실제 도로의 노면 질감을 그대로 구현한 패치로 교체가 가능하다.

이날은 일반 국도의 거친 노면을 모사한 패치로 시험이 진행됐다. 테스트가 시작되자, 롤 위를 굴러가는 타이어에서 특유의 낮은 방사음이 들려왔다. 주행 속도에 따라 톤과 음량이 달라지는 것이 모니터의 그래프와 함께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연구원들은 마이크를 운전석과 뒷좌석에 설치해 주파수별 소음을 계측한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엔진음이 없기 때문에 이런 노면 소음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한다.

로드노이즈 시험 목적은 단순히 소리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소음의 발생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설계와 소재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소음원을 줄여나가기도 한다.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로 발생한 작은 진동이 현가장치나 차체 구조에서 어떻게 증폭되는지 파악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부품의 소재와 설계를 조정한다.

남양연구소 NVH동 몰입음향스튜디오에서 앰비소닉 환경 속 버추얼 사운드 평가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다음으로 찾은 시험 공간은 몰입음향 스튜디오였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몰입형 가상 평가 환경(VR)'은 실제 도로와 유사한 시각·청각 환경을 구현해 차량의 음향 성능을 검증한다. 평가실 내부에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VR 장비가 설치돼 있었고, 연구원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한 채 다양한 도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사운드를 평가했다.

VR은 외부시험로, 교차로, 터널, 실내 주차장 등 매우 다양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으로 구현된 VR은 글로벌 연구소와도 실시간으로 합동평가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복다미 제네시스소음진동해석팀 책임연구원은 "물리적으로 같은 크기의 소리라도 청각 정보만 주어지면 실제보다 더 크게 인지되는 경향이 있다. VR을 활용해 시각 정보를 함께 제공하면 몰입감을 높이고 실제 주행과 유사한 조건에서 사운드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상환경 평가실은 단순한 음향 재생에 그치지 않고, 특정 차량의 음향 전달 특성까지 반영된 '버추얼 사운드'를 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보행자 보호음(Acoustic Vehicle Alerting System)의 경우, 스피커 장착 위치에 따라 보행자가 듣는 소리가 달라지는데, VR 환경에서는 차량의 이동 상황과 소리의 방향, 거리감까지 실제처럼 재현할 수 있다. 이런 평가 방식은 각 국가별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고객이 불쾌하지 않게 느끼는 음향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살펴본 몰입음향 청취실은 실제 차량에 탄 듯한 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청취 좌석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스피커가 정교하게 배치돼 있었고, 한쪽 벽면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었다.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가상 도로 환경 속에서 주행 상황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데, 이와 동시에 돌비 애트모스(7.1.4채널)와 4차 앰비소닉(25채널)을 모두 청취할 수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몰입음향 청취실은 고객이 실제로 느끼는 소리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앰비소닉 모드는 측정된 공간의 음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실제 주행 환경과 가장 유사한 음향을 구현하며, 돌비 애트모스는 엔터테인먼트 음향을 개발할 때 사용된다.

이곳에서는 전기차 보행자 보호음(AVAS), 주행 중 실내 유입음, 로드노이즈 등 다양한 NVH 성능을 동시에 검토할 수 있다. 특히 64채널 마이크 어레이와 자체 개발한 헬멧 마이크로폰 어레이 장비로 실제 차량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활용해 가상 사운드를 구현하기 때문에 고객이 실제 주행에서 듣는 소리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평가가 가능하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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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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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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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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