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챔피언십 최종일 합계 20언더파... 톰프슨-캉과 연장전
연장 1차 18번 홀에서 버디 낚아 데뷔 2년만에 첫 우승 감격
톰프슨 연장전 통산 6전 전패... 박성현-윤이나는 공동 18위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팀명 'BTI(Born To be Island)'를 내건 '섬소녀팀' 임진희(27·제주 출신)와 이소미(26·전남 완도 출신)가 운명처럼 아일랜드 홀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첫 우승의 감격을 함께 맛봤다.
임진희-이소미 조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6,287야드)에서 열린 다우 챔피언십(총상금 33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잡아내며 8언더파 62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0타로 렉시 톰프슨-메건 캉(이상 미국) 조와 동률을 이뤄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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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희(왼쪽)와 이소미가 30일 다우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LPGA] |
연장 1차전은 포볼이 아닌 포섬으로 치러진 18번 홀(파3). 이 홀은 3면이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홀이다. 먼저 티샷한 톰프슨이 홀 옆 1.5m에 붙였고, 이소미는 톰프슨보다 약간 먼 2.5m에 볼을 떨궜다. 먼저 퍼트한 임진희가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냈고, 긴장한 캉은 버디 퍼트를 당겨쳐 홀을 빗나갔다.
LPGA 투어 첫 승을 합작한 임진희와 이소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이미 각각 6승과 5승을 거둔 베테랑이지만 미국 무대에서는 아직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었다. 임진희는 지난해 안니카 드리븐에서 준우승, 이소미는 이달 초 마이어 클래식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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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희(왼쪽)와 이소미가 30일 다우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LPGA] |
임진희는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혼자였다면 우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내년에 다시 이 대회에 나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소미 역시 "우리 모두 작년에 힘든 루키 시즌을 보냈는데 이번 우승이 너무 행복하고, 믿기지 않는다"고 웃어 보였다.
이번 대회는 포섬(1·3라운드)과 포볼(2·4라운드) 방식으로 번갈아 진행되는 팀 이벤트다. 마지막 날 포볼 방식에서 두 선수는 환상의 호흡으로 줄버디 쇼를 펼쳤다.
팀명 'BTI'는 이소미의 제안으로 탄생했다. 그는 "우리 둘 다 섬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팀명을 BTI로 지었다"며 웃었다. 이어 "사실 '아일랜드 걸스'라는 별명도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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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희(왼쪽)와 이소미. [사진=LPGA 코리아 SNS] |
이 대회 우승 상금은 80만5381달러(약 10억9000만원). 두 선수가 반씩 나눠 갖는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은 한국 골프계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은 김아림(2월), 김효주(3월), 유해란(5월)에 이어 임진희와 이소미가 네 번째다. 아울러 LPGA 투어에서 유일한 2인 1조 경기인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달러'라는 이색 팀명으로 주목받았던 박성현-윤이나 조는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로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윤이나의 제안으로 결성된 이 조는 3라운드까지 공동 4위로 상위권을 넘봤지만, 마지막 날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아쉽게 톱10 진입에는 실패했다.
교포 선수 오스턴 김(미국)과 한 조를 이룬 김세영이 16언더파 264타 공동 6위에 올랐다. 전지원과 이미향은 15언더파 265타로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