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1억 명 비공식 거주지 주민 위한 글로벌 캠페인 'Home Equals'
주거 개선이 여성 질병·성폭력·사망 예방 효과
[서울=뉴스핌] 오경진 기자 = 전 세계 비공식 거주지 주민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해비타트의 글로벌 캠페인 'Home Equals'가 여성 건강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더하며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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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제해비타트 제공] |
국제 주거복지 비영리단체 해비타트는 최근 'Home Equals 2025 보고서'를 발표하며, 전 세계 11억 명 이상이 거주하는 비공식 거주지에서 특히 여성들이 겪는 건강 문제를 집중 분석했다.
'Home Equals'는 해비타트가 2023년부터 진행 중인 글로벌 옹호 캠페인으로, 슬럼과 비공식 거주지에 사는 주민들이 더 안전한 주거 환경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시의 급격한 팽창, 기후 변화, 전쟁과 팬데믹 등 복합적인 위기가 주거 취약계층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해비타트는 주민 참여, 기본 서비스 확대, 기후 회복력, 거주권 보장이라는 네 가지 정책 축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특히 비공식 거주지에 사는 여성들의 건강 문제를 조명했다. 열악한 위생 시설, 의료 서비스 부족, 재난과 기후 위협, 그리고 일상에서의 성폭력 노출 등 다양한 위험이 여성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주거 환경을 개선할 경우 여성과 지역 사회의 건강이 실질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점을 수치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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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제해비타트 제공] |
보고서에 따르면 단 1년간의 개선 조치만으로도 다음과 같은 성과가 가능하다.
△2,030만 건의 질병 예방(호흡기 질환, 장염, 생식기·비뇨기 감염, 만성 폐질환, 열사병 등 포함) △4,290만 건의 성폭력 예방(연인 사이 폭력, 낯선 사람에 의한 폭력 등 성폭력 사건 17건 중 최소 1건 예방 가능) △8만 200건의 사망 예방(산모 사망 4건 중 1건, 열사병 사망 6건 중 1건 포함)이 가능하다.
조나단 렉포드 국제 해비타트 총재는 "비공식 거주지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면 그 지역 전체가 더 좋아진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다"며 "이제는 이런 지원이 여성들의 생명과 안전에도 직접적인 효과를 준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국 정부에 여성을 고려한 주거 정책을 공중보건 전략에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또 G7 회원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부자들에게 주거 환경 개선을 공중보건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여성의 리더십 확대, 안정적인 거주 권리 보장, 비공식 거주지 여성 건강에 따른 데이터 수집 강화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단체와 협력 파트너들에게는 여성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인프라 지원을 확대할 것을 권장했다. 예를 들어, 안전한 주방 환경, 위생 시설 정비, 녹지 공간 확보, 야간 조명 설치, 재난에 강한 주택 구조 등이 있다.
해비타트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비공식 거주지는 복지 사각지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람들의 생존 본능이 만들어낸 또 다른 공간이며 이제는 주민들의 참여를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인 도시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주거 개선을 넘어, 공중보건과 여성 평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비타트는 앞으로도 국제 사회와 협력해 지속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 해비타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ohz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