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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가 싫어서

기사입력 : 2023년12월27일 13:49

최종수정 : 2023년12월27일 13:49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총선을 앞두고 속속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자신이 몸담았던 당이 싫어서, 정치가 싫어서. 정당과 정치는 왜 희망이 되지 못하고 있을까.

이상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자신의 유불리를 위해서라면 당적쯤이야 갈아치우는 게 정치인이라지만 20년가량 적을 두었던 곳을 떠나는 건 결코 쉬운 결심이 아니다. 이 의원의 말마따나 친명(친이재명)계가 되는 편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선 쉬운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그는 탈당은 곧 강성지지층인 '개딸'과의 결별이라고 규정했다.

지혜진 정치부 기자

휠체어를 절벽에서 밀어버리겠다고 하더라. 입에 담지도 못할 문자들을 너무 많이 받았다.

이 의원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당원들의 문자는 '정치인 이상민'이 아닌 '인간 이상민'에 대한 혐오였다. 제3자가 듣기에도 마음에 콕 박히는 말인데 당사자에겐 모욕과 모멸감을 주는 말이었으리라.

이 의원은 탈당 후 가장 후련한 게 강성지지층으로부터 더는 '문자 폭탄'이 오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안에서조차 이견이 이적으로 공격받을 때쯤 되면, 시민의 사회는 물론 시민의 마음 역시 상처로 고통받는다. 개인과 집단의 다양한 선호로 움직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대화하고 협력할 수 없는 민주주의,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것을 혐오하는 민주주의가 온다. (박상훈, '혐오하는 민주주의' p.8)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홍성국 의원은 지난 4년을 '제로섬'으로 표현했다. 내가 이기기 위해 남을 제거해야 하는 정치권의 상황이 민간 부문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홍 의원으로서는 심정적으로 어려운 면이 많았다고 했다.

경제특보로서 내놓은 경제브리핑이 정치 기사에 실리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홍 의원의 보좌진들이 원내대책회의 때마다 기자들에게 브리핑 자료를 정성껏 인쇄해 나눠주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정책보다는 힘의 논리, 권력의 향배에 이목이 쏠리는 게 우리 정치권이다. 말의 무덤에서 허우적거리는 게 '여의도 문법'이다. 거기엔 언론의 탓도 크다. 나도 그렇다. 날 선 말끝을 쫓다 보면 하루가 저물어 있다.

홍 의원뿐 아니라 오영환·이탄희 의원 등 '영입인재'가 줄줄이 정치권을 떠나는 것을 개별적 이유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정치라는 직업이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정치를 하는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거나, 정치가로서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졌다. 지금 같은 당내 환경에서 정치를 하는 일이 즐겁고 기쁘다고 말하는 의원들이 있다면 그야말로 독한 멘탈리티의 소유자라고 봐야 할 것이다. (박상훈, 같은책 p.66)

2016년 헬조선 담론을 담은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책이 출간됐다. 대통령이라는 '원대한 꿈' 대신 9급 공무원에 매달리는 시대의 자화상을 진단한 책이다. 2023년의 모습은 어떤가. 대통령은커녕 누구도 정치를 희망하지 않는 시대가 다가왔다.

떠난 이들의 자리를 숙고해야 한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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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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